[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쇼트트랙 김길리가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2관왕에 등극했다.
김길리는 21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2분32초076을 기록,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여자 3000m 계주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했던 김길리는 대회 2관왕에 등극했다. 한국 쇼트트랙 선수가 올림픽 무대에서 2관왕에 오른 것은 지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최민정(1500m, 계주) 이후 8년 만이다.
또한 앞서 여자 1000m에서도 동메달을 땄던 김길리는 이번 대회에서 3개의 메달(금2 동1)을 획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대회 대한민국 선수단 유일의 2관왕이자, 3개의 메달리스트다.
김길리는 최민정의 뒤를 이을 한국 여자 쇼트트랙 에이스로 주목을 받은 선수다. 2023-2024시즌에는 월드컵 시리즈 여자부 종합우승을 차지하며 크리스탈 글로브를 수상하기도 했다. 올 시즌에도 월드투어 3, 4차 대회에서 1500m 정상에 오르며 걸며 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기대를 모았다.
밀라노로 떠나기 전, 김길리는 "전 종목에서 포디움에 오르고 싶다"며 생애 첫 올림픽 무대를 맞이하는 각오를 밝혔다.
다만 김길리의 올림픽 데뷔전은 험난했다. 첫 종목인 혼성계주 준결승전에서 미국의 코린 스토다드와 충돌하며 넘어졌다. 김길리는 통증을 참고 다음 선수와 터치를 하고 레이스를 이어갔지만, 한국은 구제를 받지 못하고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후 김길리는 개인전 첫 종목인 여자 500m에서도 준준결승에서 탈락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김길리는 무너지지 않았다. 여자 1000m에서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결승에 진출했고, 잔드라 벨제부르(네덜란드), 코트니 사로(캐나다)에 이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다만 김길리는 메달이 확정된 순간 눈물을 흘렸다. 레이스 한때 선두를 달리다가 3위까지 내려와서 인지 만족하기 보다는 아쉬움이 더 큰 듯한 모습이었다.
김길리는 여자 3000m 계주에서 다시 힘을 냈다. 한국의 마지막 주자로 나섰고, 짜릿한 역전극을 연출하며 8년 만의 여자 계주 올림픽 금메달을 이끌었다. 그동안의 아쉬움을 깨끗이 씻은 금메달이자, 김길리의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이었다.
한 번 탄력을 받은 김길리는 누구도 박을 수 없었다. 김길리는 여자 1500m에서 준준결승, 준결승을 모두 1위로 통과하며 결승에 안착했다. 이어 결승에서는 이 종목 3연패를 노렸던 최민정과 선의의 경쟁을 펼친 끝에 승리하며 또 하나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쉬움으로 시작했던 김길리의 첫 올림픽은 환희와 함께 막을 내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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