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MBC가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전원과 계약을 종료했다.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다 세상을 떠난 고(故) 오요안나 사건이 공론화된 지 1년여 만이다.
MBC는 지난해 9월 故 오요안나 1주기에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제도 폐지를 공식화했다. 대신 '기상기후 전문가' 제도를 도입해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신설되는 '기상기후 전문가'는 기존 기상캐스터의 역할은 물론 취재, 출연, 콘텐츠 제작을 담당해 시청자들에게 전문적인 기상 기후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당시 MBC는 "'기상기후 전문가'는 올해 연말 또는 내년 초 일반 공개채용을 통해 선발될 예정"이라며 "지원 자격은 기상 기후 환경 관련 전공자나 자격증 소지자 또는 관련 업계 5년 이상의 경력자이며, 기존 프리랜서 기상캐스터들도 지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현승, 김가영, 최아리, 금채림 등 기존 기상캐스터들의 방송은 지난 8일을 끝으로 종료됐다. MBC 날씨 채널 '오늘비와?'에 게재된 영상을 통해 이들이 마지막으로 일기예보를 전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중 금채림을 제외한 이현승, 김가영, 최아리가 핑크색 옷차림을 했다는 공통점이 눈길을 끌었다.
故 오요안나 동기인 금채림은 지난 6일 MBC를 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8일 자신의 SNS에 사진 여러 장을 올리며 "MBC에서 보낸 약 5년의 시간 동안, 카메라 앞에선 늘 즐겁고 설레는 마음으로 날씨를 전해드렸다"며 "재난 상황에서의 특보와 중계, 새벽 방송까지 저에게 주어졌던 매 방송에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사랑하던 일과 직업이 사라진다는 사실 앞에서 아쉬움과 먹먹함이 남는 것도 솔직한 마음"이라면서 "그럼에도 이번 마무리가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는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인사드리겠다"며 "마지막 방송까지 곁을 지켜주신 선배님들, 감독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모두 새해에는 건강하고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시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금채림은 동료들에게 받은 감사패도 공개했다. 감사패에는 "귀하께서는 방송에 맡은 바를 차분히 수행하며 어려운 순간에도 흔들림 없이 시청자에게 정확하고 친절한 날씨를 전해 주셨습니다. 봄의 새벽부터 겨울의 저녁까지, 사계절의 변화를 함께하며 조용하지만 단단한 자세로 방송의 중심을 지켜 주셨습니다. 앞으로의 앞날에도 맑고 포근한 날들이 함께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故 오요안나는 지난 2024년 9월 향년 28세로 세상을 떠났다. 휴대전화에서는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는데, 유서에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 충격을 안겼다. 금채림을 제외한 세 사람과 지난해 퇴사한 A씨는 故 오요안나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됐던 인물들이다. 유족은 "진짜 악마는 이현승, 김가영"이라며 "A씨와 최아리는 대놓고 괴롭혔지만 이현승과 김가영은 뒤에서 몰래 괴롭혔다. 두 사람은 장례식장에 오지도 않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MBC는 지난해 5월 특별관리감독 조사 결과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4명 중 A씨만을 문제 인물로 판단해 계약을 해지했다. 故 오요안나 유족 측은 A씨를 상대로 5억1000만 원 규모의 민사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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