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오대진 기자]최근 3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KIA 타이거즈가 재도약을 꿈꾼다. KIA 재도약의 필수조건은 안정적인 1~3선발, '에이스' 양현종(27)과 함께 두 외국인투수 필립 험버(33)와 조쉬 스틴슨(27)의 활약이 필요하다.
KIA에 전화위복의 기회가 왔다. '에이스' 양현종이 지난 시즌 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했으나 메이저리그 구단의 응찰액이 낮아 협상을 포기했다. 이에 KIA는 지난 달 11일 지난해(1억2000만 원)보다 233.3% 인상된 4억 원을 양현종에게 안겼다. 팀의 에이스와 한 시즌을 더 같이 하게 됐다.
지난 시즌 KIA의 외인투수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D.J. 홀튼은 17경기에 나서 5승8패 평균자책점 4.80으로 부진하다 방출됐고, 대체선수로 영입한 저스틴 토마스 역시 10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4.44로 압도적이지 않았다.
마무리 하이로 어센시오(46경기 4승1패20세이브 평균자책점 4.05) 역시 시즌 내내 불안한 모습을 보이다 결국 KIA 유니폼을 벗었다.
지난 시즌을 함께한 두 외국인 투수와 이별을 택한 KIA는 올 시즌 새로운 외인들과 함께 한다. KIA는 지난 해 12월7일 험버와 총액 60만 달러에, 12월30일에는 조쉬 스틴슨과 총액 50만 달러에 계약했다.
그 중에서도 메이저리그에서 퍼펙트게임을 달성한 바 있는 험버의 역할이 크다.
미국 출신인 험버는 우완 정통파 투수로 신장 190㎝ 체중 95㎏의 건장한 체격을 자랑한다. 140㎞ 중반대 직구와 함께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을 구사하는 험버는 안정된 제구력과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이 장점이며, 탈삼진을 능력 또한 탁월하다는 평가다.
메이저리그 8시즌 통산 97경기에 출장해 16승23패 평균자책점 5.31을 기록한 험버는 마이너리그에서는 10시즌 동안 49승51패 평균자책점 4.43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는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산하 새크라멘토 리버캐츠(트리플A) 소속으로 44경기에서 6승4패 평균자책점 3.65로 활약했다.
지난 2004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뉴욕 메츠에 지명되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험버는 팔꿈치 수술을 받으며 2009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험버에게 반전이 찾아왔다. 연관검색어에 '퍼펙트게임'이 올랐다. 험버는 시카고 화이트삭스 소속이던 지난 2012년 4월22일 시애틀 매리너스를 상대로 9이닝 동안 단 한 명의 출루도 내주지 않으며 메이저리그 통산 21번째 퍼펙트게임을 달성했다. 험버는 96개(스트라이크 67개)의 경제적인 투구로 시애틀 타선을 요리했고, 팀도 4-0 완승을 거뒀다.
험버는 퍼펙트게임에 앞서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도 5.1이닝 1실점 호투를 뽐내 한 주 동안 1승 평균자책점 0.63을 기록, 아메리칸리그(AL) '이 주일의 선수(Player of the Week)'로 뽑히기도 했다.
지난 달 16일부터 KIA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에 합류한 험버는 지난 11일 오키나와 캠프에서 첫 라이브 피칭을 소화했다. 험버는 직구와 체인지업, 커브 등을 섞어 던지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투구를 지켜본 KIA 김기태 감독은 험버의 투구에 만족감을 나타냈고, 이대진 코치도 한국식 야구와 훈련에 빠르게 녹아들고 있어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고 평했다.
첫 실전 투구를 마친 험버는 "타석에서 타자들의 스타일과 나의 어떤 공을 공략하는 지를 살펴봤다"며 "여러가지 상황들을 고려해 연습하고 있다"고 훈련에 대한 열정을 나타냈다.
한국 프로야구는 올 시즌부터 경기 수가 144경기로 늘어난다. 그만큼 선발투수들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선발투수들이 6~7이닝 이상은 소화해줘야 불펜이 부담을 덜 수 있다.
'에이스' 양현종과 함께 KIA의 선발진을 구성할 험버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 KIA의 재도약은 퍼펙트게임 투수 험버의 어깨에 달려 있다.
오대진 기자 saramadj@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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