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배우 이재인이 단단하게 성장 중이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차분히 닦아내고 있는 이재인이 '콘크리트 마켓'으로 새 얼굴을 보여줬다.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완전판 '콘크리트 마켓'은 대지진 이후 유일하게 남은 아파트에서 생긴 황궁마켓에서 새로운 질서를 만들려는 사람들이 목숨을 건 생존에 맞서기 시작하는 재난 드라마 영화다. 지난 2025년 12월 3일 개봉된 극장판보다 한층 확장된 세계관을 담았다.
이재인은 극 중 어느 날 갑자기 황궁마켓에 들어와 질서를 뒤흔드는 의문의 인물 최희로 역을 맡았다. 빠른 실행력과 영리함으로 계획을 세워 황궁마켓 박상용 회장(정만식)을 위협하는 강인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제 나이대에 쉽게 하지 못할 캐릭터였는데,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재인은 세상에 홀로 남은 최희로를 표현하기 위해 피부 톤을 낮추고 주근깨를 그렸다. 여기에 최희로의 빠른 계산력, 강한 생존력을 눈빛 하나로 오롯이 표현해 냈다. 또한 서사의 공백을 몰입으로 채워내며 디스토피아 세계관에 빠져들었다.
그는 최희로 첫인상에 대해 "처음 봤을 때는 제 나이 또래가 좋아하는 웹툰 주인공이라고 생각했다. 척척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을 보면 재미를 느끼지 않나. 똑똑한 캐릭터를 연기하려면 내가 똑똑해야겠는데라고 생각해 세계관에 대해서 공부 좀 했다. 감독님의 도움을 많이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캐릭터의 전사에 대해 많이 얘기하지 않는 작품이 이번이 처음이었다. 희로가 비현실적이고 캐릭터에 가까운 역할이다 보니까 어떤 깊은 전사를 깔고 가는 것보다는 캐릭터적인 면모를 깔고 가는 것을 목적에 뒀다"며 "미스터리한 부분을 남겨뒀다. 학교 다닐 때는 공부를 잘했지만 집 안은 어려웠고, 그러다가 지진이 났다 정도로 이해하고 몰입했다"고 설명했다.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성을 통해 여러 모습을 보여준 이재인이다. 친구 세정, 그의 동생을 지킬 때는 한없이 책임감 넘치는 인물로, 적대 관계에서 신뢰 관계로 발전하는 태진에게는 전략가로 보이는 등 다양한 모습을 연기했다.
그는 "내 절친이 위기에 처했다면, 절친의 동생을 지킬 수 있다면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또다시는 못 볼 줄 알았던 친구를 만났는데 지켜주지 못하지 않았냐. 죄책감을 느끼고 친구의 동생을 위해 희생하겠다는 생각으로 연기했다. 희로가 자기가 아끼는 사람을 집착하고, 보호하려는 성격이 있다는 설정을 뒀다"며 "희로가 호감을 가지고 신뢰를 하는 인물은 세정과 태진이다. 달라 보이지만 이 세계관에서 인간적인 모습을 유일하게 갖추고 있는 두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희로가 계산적이고 타선적인 인물로 보이지만, 이런 사람들 앞에선 솔직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보호하려고 하는 모습이 있다고 이해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최희로로 보여준 강렬한 눈빛 연기에 만족스러움을 드러냈다. 이재인은 "개인적으로 잘 나왔다고 생각하는 장면이 있다. 초반에 나오는 고문 시퀀스다. 이런 멋진 스릴러 시리즈에 이런 장면이 빠져선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어떻게 나에게 이런 기회가? 제 나이대에서 해볼 수 있는 귀중한 경험이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희로로서 나올 수 있는 최대치의 강렬한 눈빛을 했죠. 최선을 다해 찍었던 장면이었습니다. 희로가 어떻게 삶을 보냈는지 설명되는 장면이라고 생각해 하이라이트로 꼽고 싶어요"(웃음).
이재인은 7살에 MBC '뽀뽀뽀'로 데뷔 후 '노란복수초' '사바하' '라켓소년단' '하이파이브' '미지의 서울' '자백의 대가' '콘크리트 마켓' '스프링 피버' 등 끊임없이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운이 좋다고 생각해요.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았고 운이 좋게 좋은 감독님을 만났고, 제 나이대에 할 수 없는 특이한 캐릭터, 다양한 캐릭터를 했어요. 보여줄 수 있는 무언인가가 있다면 사람들의 기대치만큼 안정적으로 보여주고 싶단 생각이에요".
연기 욕심은 그를 움직이는 원동력이었다. 이재인은 "이제 쉬어볼 까, 다른 생각을 해볼까라는 찰나에 너무 재밌는 캐릭터가 들어오면 안 할 수가 없겠는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기회가 생기면 놓치는 것을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성격이라 운 좋게 작품을 많이 하게 된 것 같다"며 "연기라는 것은 저한테는 필수요소인 것 같다고 느꼈다. 예민한 성향이 있고, 답답한 것을 풀어내지 못하면 꽉 찬 느낌이 들 때가 많은데, 연기를 하면 다양한 감정들로 살아볼 수 있지 않냐. 저는 감정의 폭이 큰 사람이라 연기로 풀어주지 않으면 답답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고 솔직히 말했다.
아직 보여주지 못한 모습도 배우 이재인으로서 표현해 내고 싶다는 그다. "제가 엄청 밝다. 물론 어두운 연기를 기피하고 싶다는 것은 아니고, 저는 저만의 밝음이 있는데 다양한 방법으로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아역 배우로 오래 활동했다 보니까 감정의 폭이 넓어진 게 있다고 생각했다. 더 깊은 관계를 연기해내고 싶다"고 밝혔다.
연출도 공부 중이라며 "배우들의 마음을 더 알 수 있어 연출에도 공부를 많이 하는 중이다. 코미디 영화, B급 영화 오컬트 영화를 정말 좋아한다. '지구를 지켜라'를 너무 좋아하는데, 그런 감성을 제 나이 또래 MZ 친구들의 이야기로 풀어보면 재밌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너무 하고 싶은 캐릭터가 있으면 자급자족의 노력으로 쓰고 출연도 하지 않을까란 상상을 하기도 한다"고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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