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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악단', 호불호 나뉠 '홀리'함 [무비뷰]
작성 : 2025년 12월 31일(수) 13:22

신의 악단 / 사진=스튜디오타겟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홀리'(holy)'한 '신의 악단'이다. 신선한 설정과 휴머니즘, 감동을 챙겼지만 모든 관객을 설득시킬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31일 개봉된 '신의악단'(감독 김형협·제작 스튜디오타겟)은 북한 보위부 장교가 국제사회의 2억 달러를 지원받기 위해 가짜 찬양단을 조직한다는 설정에서 출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12명이 가짜에서 진짜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려낸 작품이다.

영화는 북한 보위부 소속 장교 박교순(박시후)이 가짜 찬양단을 만들라는 당의 명을 받는 것으로 시작된다. 장교는 가짜 찬양단으로 감시단을 성공적으로 속여야 한다.

이를 위해 박교순은 악단을 뽑고, 보위부 대위 김태성(정진운)과 함께 단원으로서 명을 수행한다. 단원들과 함께 성경을 읽고, 찬송가를 부르던 박교순은 점차 이들에게 동화되고, 내면적인 갈등을 느낀다.

가짜 찬양단 '신의 악단'은 위기에 봉착한다. 결전에 날이 밝자 박교순은 무언가 결심한 듯 단원들을 데리고 비장한 얼굴로 차에 올라탄다. 이들은 무사히 감시단을 속일 수 있을까.


'신의 악단'은 북한 장교가 가짜 찬양단을 꾸린다는 신선한 설정으로 전개된다. 자신의 신념은 오로지 '당'인 장교가 신앙심을 연기하고 찬송가를 부른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영화 속 키포인트다. 반대로 차별받던 진짜 찬양단은 '가짜 찬양단으로 감시단을 속여야 한다'는 판이 깔리자 신앙심과 찬송가를 장교에게 가르친다. 발각되면 어쩌나라는 묘한 긴장감과 역설적인 재미가 비롯되는 구조다.

단원들의 앙상블도 평타 이상이다. 10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박시후는 박교순 역을 맡아 복합적인 기내면을 연기한다. 찬양단에게 점차 동화돼 최종 선택까지 묵직한 호흡으로 이끌고 간다. 라이벌 김태성 역을 맡은 배우 정진운도 긴장감을 안기며 '신의 악단'의 또다른 줄기를 맡는다. 태항호, 장지건, 한정완, 고혜진, 문경민, 최선자, 남태훈, 신한결 등의 찬양단 멤버를 연기한 배우들의 호흡도 '신앙심'으로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연출과 배경에도 많은 공을 들인 티가 난다. 몽골과 헝가리의 설원에서 촬영된 '신의 악단'이다. 스크린에서 펼쳐진 설원으로 아름다움과 이에 대비되는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다만, 기독교 색채가 짙다.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찬양가, 주기도문, 기독교 신학자 바울을 언급하는 부분 등이 그예다. 북한과 기독교라는 아이러니한 설정이 주는 재미와 신선함은 분명하다. 하지만 진급이 목표였던 냉혈한의 장교가 신앙심에 동화되고 목숨을 희생하면서 악단을 살려준다는 전개가 다소 비약적이다. 후반부에 어린 시절 서사가 나오지만, 엔딩의 설득력을 뒷받침하기엔 약하다. 이 모든 건 신앙심으로 결부된다.

엔딩부터 쿠키 영상도 굉장히 홀리하게 다가온다. 특히 쿠키 영상은 정장 차림의 박교순이 교회에서 노래를 부르고, 이를 따스하게 바라보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다. 못다 이룬 꿈을 꾸는 것인지, 내세의 신이 됐다는 의미인 것인지, 무교 관객에겐 끝까지 의문을 안긴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보이는 '신의 악단'이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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