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구교환과 문가영의 멜로는 정답이었다. 너무나 사랑스럽고, 또 가슴 미어지는 '만약에 우리'다.
31일 개봉된 영화 '만약에 우리'(감독 김도영·제작 커버넌트픽처스)는 뜨겁게 사랑했던 은호(구교환)와 정원(문가영)이 10년 만에 우연히 재회하며 기억의 흔적을 펼쳐보는 현실공감연애 영화다. 중국 영화 '먼 훗날 우리'를 원작으로 두고 있다.
영화는 은호와 정원이 우연히 비행기 안에서 마주치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어딘가 미련이 남는 듯한 두 사람. 10년 만에 재회한 두 사람은 마주앉아 뜨겁게 연애하던 시절을 떠올린다.
시점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8년 대학생이던 은호는 고향으로 내려가는 버스 안에서 정원을 처음 만난다. 이후 은호는 정원에게 호기심을 갖게 되고, 호기심은 첫사랑으로 커진다.
'집'에 대한 갈망이 있는 정원은 건축사를 꿈꾸고, 은호는 '게임으로 100억 벌기'를 목표로 개발자의 꿈을 이어나간다. 서로를 위로하며 우정을 키워가던 두 사람. 정원은 그렇게 은호에게 스며들고, 서로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사랑만으로 이겨내기엔, 현실의 벽은 높았다. 은호와 정원 사이에 균열이 생기고 후회와 미련만 남는다.
'만약에 우리'는 리얼한 연애 이야기, 구교환과 문가영의 섬세한 표현, 청춘의 감정으로 몰입도를 최대로 끌어올린다. 작위적이지 않아 현실적이고, 꾸밈없이 솔직해 저마다의 경험담을 떠올리게 한다.
두 주인공의 서사는 자극적이지도, 강렬하지도 않다. 20대 청춘 남녀가 서로의 결핍을 끌어안고, 함께 위로하며 성장하고 사랑하는 이야기다. 빌런도 드라마틱한 위기도 없다. 그럼에도 그 어떤 도파민보다 짙은 여운을 남긴다. 장면마다 자연스럽게 '나'의 '누군가'의 연애와 삶을 상기시켜 "진짜 공감된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섬세함은 곳곳에서 느껴진다. 원작의 흑백 장치를 그대로 차용해 두 주인공의 온도차가 세밀하게 표현된다. 반짝이는 20대의 정원과 은호, 어딘가 애처로운 30대의 정원과 은호. 10년 전이 더 아름답게 느껴져 가슴이 아려온다.
이를 견인하는 구교환과 문가영의 멜로 호흡은 두말할 것 없다. 첫 멜로임에도 각각 은호와 정원의 감정선을 내공있게 쌓아간다. 가장 현실적인 얼굴을 보여준 구교환, 리얼한 버스 오열신을 보여준 문가영이다. 실제 14살 차이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현실 연애 호흡으로 영화의 결을 오롯이 그려나간다.
"만약에 우리"라는 제목은 두 사람의 서사를 단번에 설명시킨다. 열렬히 사랑했기에 후회가 남고, 미련이 남는다. 연말에 가장 짙은 여운을 남길 '만약에 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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