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스포츠 이벤트가 쏟아지는 2026년, 한국 야구 대표팀도 시험대에 오른다. 3회 연속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은 한국 야구가 이번에는 명예 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오는 3월 5일부터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2026 WBC에 참가한다. 대표팀은 1월 사이판 1차 캠프, 2월 오키나와 2차 캠프를 통해 본격적인 담금질에 돌입한다.
2006년 창설된 WBC는 지난 2023년 대회부터 본선 참가국 수를 기존 16개에서 20개로 늘렸다. 5개국씩 4개 조로 나뉘어 본선 1라운드를 치르고, 각 조 상위 2개국이 8강행 티켓을 거머쥔다.
한국은 일본, 호주, 대만, 체코와 함께 C조에 편성됐다. 한국은 일본 도쿄돔에서 본선 1라운드를 치르며, 조 2위 안에 들어야 8강이 열리는 미국 마이애미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다.
2023 WBC 당시 야구 대표팀 / 사진=GettyImages 제공
한국의 현실적인 목표는 8강 진출이다. KBO리그는 올해 1200만 관중을 돌파하며 역대급 흥행 궤도에 올랐지만, 대표팀의 국제 대회 성적은 그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특히 WBC에선 최근 3개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의 쓴맛을 봤다. 앞서 한국은 2006년 1회 대회에서 3위, 2009년 2회 대회에서 준우승의 성적을 냈으나 2013년, 2017년, 2023년 대회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WBC 최다 우승국은 한국과 같은 조에서 경쟁을 치르는 일본으로, 이전 5번의 WBC에서 3차례(2006년·2009년·2023년) 우승을 차지했다.
객관적인 전력상 한국이 8강 토너먼트에 오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호주와 대만을 이겨야 한다. 그러나 호주·대만에게도 위협받는 게 현실이다. 한국은 직전 대회인 2023년 본선 1라운드 첫 경기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하던 호주에 패한 뒤(7-8) 일본에 내리 지며(4-13) 탈락했다.
대만도 더 이상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역대 WBC 전적은 4승 무패로 우위에 있지만 마지막 맞대결은 2017년 대회로 약 9년 전이다. 당시 한국은 연장 접전 끝에 11-8로 어렵게 승리했다. 가장 최근 맞붙은 2024 프리미어12에선 3-6으로 패하며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이후 대만은 결승에서 일본을 꺾고 우승까지 차지했다.
WBC는 이른 바 '야구 월드컵'으로 통한다. 올림픽과는 달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주최하는 대회로, 전 세계 메이저리거가 총출동한다. 규정 역시 메이저리그를 따르는데, 이번 대회에는 피치 클락이 도입된다. 다만 KBO리그와는 차이가 있다. KBO리그에선 주자가 없을 땐 20초, 주자가 있을 땐 25초 내에 투구해야 하지만 WBC에선 MLB 규정에 따라 주자가 없을 때 15초, 있을 땐 18초다.
이미 일본과 미국 대표팀은 핵심 전력의 합류를 예고했다. 이바타 히로카즈 일본 대표팀 감독은 지난 26일 WBC 출전이 확정된 1차 명단 8명을 공개했다. 디펜딩 챔피언인 일본은 1차 명단에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기쿠치 유세이(LA 에인절스), 마쓰이 유키(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메이저리그 투수 3명과 일본프로야구(NPB) 투수 5명을 올렸다. 월드시리즈에서 활약한 야마모토 요시노부(다저스)는 제외됐지만 향후 대표팀에 포함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
직전 대회 결승에서 일본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던 미국 대표팀도 최강 전력을 구축했다. 양대 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타릭 스쿠발(디트로이트 타이거스)과 폴 스킨스(피츠버그 파이리츠)가 선발진을 이끌고, 타선에는 주장으로 선임된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를 비롯해 양대 리그 홈런왕 칼 롤리(시애틀 매리너스), 카일 슈와버(필라델피아 필리스)가 가세한다.
한국 역시 메이저리거 4인방을 포함한 최정예 멤버 구성을 꾀하고 있다. 내·외야 중심에서 야수진을 이끌어야 할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김혜성(다저스)의 합류가 핵심이다. 최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하며 미국 무대에 진출한 송성문의 합류 여부도 관심사다. 다만 A.J.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이 송성문의 WBC 출전을 지지한 만큼, '코리안 메이저리거' 4인방의 동반 출격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 세대 교체도 관건이다. 문동주, 노시환(이상 한화 이글스), 조병현(SSG 랜더스), 안현민(KT 위즈), 김도영(KIA 타이거즈) 등 젊은 국내파 선수들이 메이저리거가 즐비한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을 증명해야 한다. 사이판 캠프 명단에 포함된 류현진(한화)과 노경은(SSG)의 활용 여부도 마운드 운영의 핵심 변수다.
올해 1200만 관중을 돌파한 KBO리그는 흥행 면에서 역대급 전성기를 맞이했다. 이제 한국 야구에 남은 과제는 국제 경쟁력 회복이다. 이번 WBC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다면, 3월 말 개막하는 2026시즌 KBO리그 역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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