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주토피아2' '귀멸의 칼날' '아바타3' 등 외화 기세가 두드러졌던 2025년이었다. 올해 한국 영화 최고 성적은 '좀비딸'의 563만명. 창고 영화도 소진되고 한국 영화 위기론이 이어지는 상황 속 천만 주인공도 아직이다. 하지만 희망은 꺼지지 않았다. 심사숙고 끝에 2026년 개봉을 바라보는 한국 영화 라인업은 류승완, 나홍진 감독의 블록버스터급 작품부터 연기파 배우들의 장르물까지 다양하다.
스포츠투데이는 최근 현직 취재기자 16명을 대상으로 내년 가장 기대되는 개봉작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5대 배급사(CJ ENM,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NEW) 2026년 라인업에서 개봉 일자를 확정하거나 심사숙고 중인 한국 영화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와 함께 각 배급사의 기대 상황과 목표를 들어봤다.
먼저 CJ ENM은 올해 294만명을 돌파한 '어쩔수가없다'로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를 휩쓸었다. 내년에는 최국희 감독, 변요한, 노재원 주연의 '타짜: 벨제붑의 노래'(가제), 윤제균 감독, 이성민, 강하늘 '국제시장2', 연상호 감독, 김현주, 배현성 '실낙원' 등 다양한 장르의 한국 작품의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CJ ENM 관계자는 스포츠투데이에 "관객의 관람 패턴과 취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환경을 고려해, 2026년 라인업은 다양한 장르와 포맷의 작품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전작의 신뢰를 바탕으로 서사를 확장하는 시리즈 작품들과 동시에 포맷의 실험성과 접근성을 강화한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통해, 극장 관람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고 보다 유연한 관람 경험을 제시하고자 한다. 아울러 미국, 베트남 등 글로벌 시장에서 진행 중인 사업 역시 한 단계 고도화하여, 중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보다 안정적으로 구축해 나갈 예정"이라고 내년 기대 상황과 목표를 밝혔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1월 14일 권상우, 문채원 코미디물 '하트맨'으로 새해 첫 포문을 연다. 연상호 웹툰 원작인 구교환 '부활남'과 임상수 감독, 최민식, 박해일 '행복의 나라로'도 상반기 개봉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정은, 공효진, 박소담 '경주기행', 강동원, 엄태구 '와일드씽', 류승룡, 박해준 '정가네 목장'도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다양한 장르와 메시지를 담은 개성 있는 작품들, 규모의 다양화 및 신진 감독의 새로운 시도까지 폭넓은 작품 구성을 갖춘 라인업으로 국내 작품과 외화들을 선보이고 극장에 지속적인 영화가 이어져 영화 산업의 활력이 되살아나길 바란다"며 기대를 밝혔다. 이어 "더 많은 관객들의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영화를 제공해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만족감을 제공하며, 작품별 효율적인 배급 전략을 통해 내실을 기할 것"이라는 목표도 전했다.
쇼박스는 2026년 첫 번째 라인업인 2월 4일 개봉 예정작 '왕과 사는 남자'를 통해 설 연휴를 노린다. 김혜윤, 이종원이 주연을 맡은 공포 영화 '살목지', 연상호 감독, 전지현 '군체', 김윤석, 구교환 '폭설'도 선보일 계획이다. 다만, '왕과 사는 남자'들 외엔 개봉 일자는 미정이다.
쇼박스 관계자는 "로맨스, 사극, 공포, 재난 장르까지 다양한 외연의 작품들이 2026년 라인업에 두루 포함되어 있고 각 작품의 장르, 규모, 개성이 모두 다채로워 여러 관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 스크린을 통해 만났을 때 감정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더욱 강렬한 경험을 제공할 작품들이라고 자부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2026년에도 쇼박스는 관객들이 응답할 수 있는 영화적 매력이 있는 작품들을 성실히 발굴하고, 변화한 시장에 발맞춘 배급 전략을 통해 완성도 높은 작품들을 적극적으로 선보이고자 한다. 국내 극장 배급뿐 아니라, 최근 MOU를 체결한 태국 최대의 영화 투자제작사 M STUDIO와의 글로벌 합작을 비롯해 해외 시장에서도 새로운 활로를 성공적으로 개척하고 있다"고 전체적인 목표도 밝혔다.
2025년 국내 최고 흥행 한국 영화 '좀비딸'로 웃음 지었던 NEW다. 2026년에는 류승완 감독, 조인성, 박정민 '휴민트'로 설 연휴를 정조준한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배경으로 국제범죄의 정황을 추적하는 국정원 블랙 요원 조 과장(조인성), 북한 보위성 조장 박건(박정민), 박건의 존재를 경계하는 북한 총영사 황치성(박해준), 조 과장과 접선하게 된 북한 식당 종업원 채선화(신세경)가 얽히고설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NEW 관계자는 "2025년 한국영화 관객수 1위를 기록한 '좀비딸'과 2026년 2월 11일 개봉을 확정한 '휴민트'로 바탕으로 확보한 재원을 활용해 내년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2026년에는 '휴민트' '군체' '호프' 등 각 배급사의 주요 작품들이 포진한 만큼, 작품의 흥행 성과가 투자 지렛대가 되어 산업 전반의 안정성과 한국영화 투자 선순환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는 1월 21일 전종서, 한소희 '프로젝트 Y'로 내년 스타트를 끊는다. 나홍진 감독, 조인성, 황정민, 정호연, 알리시아 비칸데르 '호프'도 여름 개봉을 확정했다. 해당 영화는 고립된 항구마을 호포항에서 시작된 의문의 공격에 맞서는 주민들의 이야기다. 마을 외곽에서 미지의 존재가 목격된 후, 그 실체를 수색하다 마을이 파괴될 위기에 놓인 주민들의 사투를 그려낼 예정으로, 나홍진 감독이 치밀하게 기획한 신작 프로젝트로 알려졌다.
▲ "웰메이드 사극"…현직 취재기자들이 뽑은 기대작 1위, '왕과 사는 남자'
각 배급사의 신작 라인업이 탄탄한 가운데, 중복투표가 가능한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기대작 1위는 '왕과 사는 남자', 2위는 '호프', 3위는 '휴민트'였다.
'왕과 사는 남자'는 9표로 기대작 1위를 차지했다. 해당 작품은 1457년 청령포,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의 사연을 그린 작품이다. 한국 영화 최초로 단종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아낸다. 장항준 감독, 유해진, 박지훈, 유지태, 전미도가 출연한다.
'왕과 사는 남자'를 뽑은 기자들은 웰메이드 사극을 기대한다는 평이 대다수였다. "장항준의 위트 있으면서도 묵직한 이야기로 예상된다", "내부 평가가 좋다고 들었다. 높은 퀄리티의 사극을 기대할 수 있을 듯", "박지훈이 장편 사극에서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또 장한준 감독의 첫 사극인 점도 기대가 된다", "단종 소재 사극, 이를 연기한 박지훈이 어떤 눈빛 연기를 보여줄지 기대된다"고 이유를 전했다.
'호프'(HOPE)는 7표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곡성' 나홍진 감독이 6년 전부터 준비한 작품으로 일찌감치 업계에서 주목받아왔다. 이를 꼽은 기자들은 "나홍진에 대한 믿음, 예상도 안 되는 시놉시스, 미친 제작비" "나홍진 감독의 귀환" "이번에 어떤 스토리로 파장을 일으킬지 기대된다" "또 어떤 식으로 기이한 일들을 꾸며 관객으로 하여금 질문을 던지게 할까" "나홍진의 또 다른 스릴러 말이 필요 없다" "한국영화 역대 최다 제작비 투입 및 글로벌한 캐스팅 라인업과 나홍진 감독의 독특한 세계관과 SF장르가 어떻게 완성될지 궁금증을 자극"이라고 기대 포인트를 짚었다.
류승완 감독의 '휴민트'는 5표로 3위를 차지했다. 이유는 "출연자와 감독 라인업만으로도 일단 재미 보장", "류승완 감독의 해외 로케이션 액션 드라마 배경 기대", "류승완 감독의 장르물" 등 감독에 대한 기대감이 지배적이었다.
뒤이어 '군체' '부활남' '국제시장2'이 각각 2표씩 공동 4위를 차지했다. '군체'는 "'전작 반도가 호불호 갈리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번엔 어떨지", '부활남'은 "'D.P'로 주목받은 배우들의 재회", '국제시장2'는 "믿보배들의 조합"이란 이유로 뽑혔다.
'하트맨'도 "믿고 보는 권상우의 코미디", '경주기행'은 "공효진 이정은 박소담의 조합이 기대된다", '와일드씽'도 "강동원과 엄태구의 얼굴, 연기합, 장르물에서 이미지가 강렬한 두 사람의 코미디가 신선함"이란 기대평으로 각각 1표씩 얻었다.
이처럼 2026년 기대작들이 '좀비딸' 성적을 넘고 새로운 흥행작의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