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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1200만 관중 시대 개막…흥행 속에 가려진 '안전 불감증' [ST스포츠결산⑧]
작성 : 2025년 12월 30일(화) 08:00

잠실야구장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올 시즌에도 프로야구는 역대급 흥행을 이어갔다. 2년 연속 1000만 관중 돌파에 이어 사상 처음으로 1200만 관중 시대를 열며 명실상부한 '국민 스포츠'의 위상을 보여줬다. 하지만 빛나는 흥행 성적 뒤에는 사망 사고라는 뼈아픈 그림자도 있었다.

지난 3월 막을 올린 KBO리그는 12월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끝으로 9개월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올해 KBO리그 정규시즌 총 관중 수는 1231만 2519명으로,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첫 1000만 관중(1088만 7705명)을 돌파한 지난해를 넘어 단일 시즌 최다 관중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경기당 평균 관중은 1만 7101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전체 좌석 점유율은 무려 82.9%에 달했다. 특히 올 시즌 KBO리그는 100만 명 단위 관중을 모두 역대 최소 경기로 달성했다.

정규시즌 전체 720경기의 약 46%인 331경기가 매진되며 각 구장의 매진 사례 또한 늘었다. KIA 타이거즈를 제외한 9개 구단이 한 시즌 최다 홈 관중 기록을 경신했고, LG 트윈스, 한화 이글스, SSG 랜더스,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KIA, 두산 베어스 등 7개 구단이 100만 이상의 관중을 동원했다.

특히 삼성은 홈 관중 164만 174명을 기록하며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단일 시즌 홈 관중 160만 명을 돌파한 구단이 됐다. 이는 지난해 LG가 세운 한 시즌 홈 최다 관중 기록(139만 7499명)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2006년 이후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한화도 흥행 돌풍의 주역이었다. 한화는 포스트시즌 진출과 신구장 효과에 힘입어 정규시즌 홈 73경기 중 62경기를 매진시키는 등 팬들의 뜨거운 성원을 받았다.

프로야구 열기는 가을야구에서 정점을 찍었다. 와일드카드부터 한국시리즈까지 포스트시즌 16경기 모두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NC 선수단 / 사진=DB

이처럼 2025시즌 KBO리그는 흥행 측면에서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마냥 긍정적인 면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올해 야구계에는 비극적인 사건도 있었다. 지난 3월 29일 창원NC파크의 구조물이 낙하해 관중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NC와 LG의 경기 중 3루 측 매점 부근 벽면에서 구조물이 떨어져 근처에 있던 관중 3명이 크게 다쳤고, 그중 머리를 다친 20대 여성 팬은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지만 이틀 뒤 오전 끝내 세상을 떠났다.

사고 이후 경기장 시설물 안전 점검 및 보완 조치가 이어졌고, 이 여파로 NC는 약 두 달간 창원을 떠나 울산 문수야구장을 임시로 사용하는 등 떠돌이 생활을 해야 했다.

이번 사고는 야구장을 찾은 팬들의 안전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NC 구단, 창원시, 창원시설공단은 책임 소재를 두고 갈등을 빚었고, 이진만 NC 구단 대표는 창원NC파크 재개장 당일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 연고지 이전 가능성까지 시사하기도 했다.

여전히 야구장 사망 사고 관련 책임 소재는 명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야구장 안전 문제 및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보완 필요성도 과제로 남아있다. 관중 수가 늘어난 만큼, 경기장 시설에 대한 안전과 관리 수준 역시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25시즌 KBO리그는 말 그대로 '열풍'이었다. 하지만 1200만을 넘어 1500만 관중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여전히 성장해야 한다. 팬들의 사랑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안전한 야구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뜨거웠던 2025시즌을 지나, 프로야구가 어떤 모습으로 2026시즌을 맞이할지 관심이 쏠린다.

[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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