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2년간의 K리그 생활을 끝내고 잉글랜드로 돌아간 제시 린가드가 한국에서 보낸 시간을 돌아봤다.
영국 가디언은 22일(한국시각) 린가드와의 단독 인터뷰를 공개했다.
린가드는 K리그 역사상 가장 유명한 선수다.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스 출신인 그는 맨유 소속으로 공식전 232경기에 출전해 35골을 넣었다.
이후 린가드는 웨스트햄, 노팅엄 포레스트 등에서 임대 생활을 거친 뒤 지난해 2월 FC서울과 계약하며 K리그 무대를 밟았다.
린가드는 지난 두 시즌 동안 리그 60경기에 출전해 16골 7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2025시즌에는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의 리더 역할까지 수행했다.
그러나 린가드는 올 시즌을 끝으로 K리그를 떠나기로 결정했고, 지난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6차전 멜버른 시티(호주)와 홈 경기에서 고별전을 가졌다.
린가드는 서울과 계약 상황에 대해 "처음에는 서울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어서 놀랐다. 하지만 맨체스터의 소음에서 벗어나 재충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맨체스터에는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 나는 모든 걸 잊고 축구에만 집중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한국 문화에 대해서는 "음식은 당연히 달랐다. 나는 살아있는 낙지도 먹어봤다. 움직였다. 처음엔 무서웠지만 괜찮았다"고 말했다.
이어 "팬들과 거리에서 마주치면 깜짝 놀란다. 항상 '어머!'하는 반응이다. 내 이름을 부르면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린가드는 K리그의 버스 막기 문화도 언급했다. 그는 "(홈 5연패 당시) 팬들은 경기장 밖에서 한 시간 동안 버스를 막아섰다. 정말 미친 짓이었다. 서울은 한국에서 가장 큰 클럽이고, 승리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현재 고향 워링턴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있는 린가드는 새로운 도전에 나설 예정이다. 그는 차기 행선지에 대해 "열려 있다"면서 "유럽,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라고 했다.
린가드는 서울에서의 경험이 자신을 변화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주장 완장을 찬 뒤) 더 성숙해지고 책임감도 생겼다"고 이야기했다.
가디언은 "서울의 훈련장에는 구내식당이 없어 선수들은 점심을 직접 사 먹어야 했다. 탈의실에는 의자가 없었고, 훈련장과 경기장에는 난방 시설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열악한 훈련 시설에도 불구하고 린가드는 불평하지 않았다. 그는 "눈이 오거나 길이 얼어붙으면 훈련을 할 수 없었다. 그냥 헬스장에서 운동하거나 인조잔디에서 뒤어야 했다"며 "시즌 마지막 몇 주 동안은 추위 때문에 그렇게 했다. 작년 경기 중에도 날씨가 너무 추워서 왼쪽 그라운드 전체가 얼음판 같았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기를 오른쪽 측면에서만 해야 했다"고 떠올렸다.
린가드는 한국의 식사 문화도 전했다. 그는 "처음 팀에 합류했을 때 어린 선수 몇 명과 함께 식사를 하러 갔다. 한국에선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이 먼저 먹어야 한다. 먼저 음식이 나왔는데도 그 선수들은 안 먹고 있었다. 내 음식이 안 나왔기 때문"이라며 "내가 음식을 손도 대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그 선수들은 음식을 먹을 수 없었다. 정말 충격적인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린가드는 아파트 이웃 손흥민(LAFC)과의 일화도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린가드는 서울 입단 후 한강이 보이는 펜트하우스 아파트에서 생활했는데, 같은 건물에 손흥민의 집도 있었다.
그는 "손흥민은 당시 토트넘 홋스퍼와 LAFC에서 뛰느라 자주 자리를 비워서 자주 볼 수는 없었다. 다만 훈련장에 몇 번 오곤 해서 거기서 만났다. 첫해에는 거의 매일같이 훈련장을 왔다 갔다 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린가드는 "맨유를 떠날 때 울었다. 서울에서도 지난 2년 동안 선수들, 팬들과 끈끈한 유대감을 쌓았기 때문에 다시 감정이 북받칠 수밖에 없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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