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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구단 헬로 이방인②]삼성 나바로, 더도 말고 2014 같아라
작성 : 2015년 02월 10일(화) 14:06

삼성 라이온즈 야마이코 나바로

[스포츠투데이 김근한 기자]'더도 말고 2014년 같아라'

삼성 라이온즈의 일원으로 2번째 해를 보내는 야마이코 나바로(27)를 향한 팬들의 마음이다.

지난 시즌 프로야구의 화제는 바로 외국인 타자 제도 도입이었다. 보다 화끈한 공격 야구를 위해 도입한 이 제도로 각 구단들은 외국인 타자 고르기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지난해 뽑은 외국인 타자들 중 올해도 같은 팀에 남은 선수는 단 3명이다. 나바로·에릭 테임즈(NC 다이노스)·브렛 필(KIA 타이거즈)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 중에서도 나바로는 최고의 '히트 상품'이었다. 2011년 라이언 가코, 2013년 에스마일린 카리대의 아픔을 기억하는 삼성팬들은 나바로는 굴러들어온 복덩이였다.

애초 이름값은 그리 크지 않았지만, 나바로는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둘 다 맹활약하며 2014년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인정받았다. 2014시즌 초반 팀의 1번 타자로 이동하면서 불방망이를 휘두른 나바로는 정규시즌 타율 0.308 154안타 31홈런 98타점 118득점 25도루를 기록했다. 수비에서도 유격수 김상수와 함께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주며 공·수·주에서 모두 빛났다.

큰 경기에서도 완벽했다. 한국시리즈에서 나바로는 타율 0.333 8안타 4홈런 10타점 8득점의 맹활약으로 한국시리즈 MVP까지 차지하는 겹경사를 맞았다. 특히 우승을 결정지은 6차전 6회에서 팀의 7-1 리드로 이끄는 쐐기 3점포를 쏘아 올렸다.

나바로의 이와 같은 대성공은 기다려야 할 때와 쳐야 할 때를 완벽히 알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또한 이를 위한 선구안과 컨택 능력이 따라왔기 때문이다. 나바로는 볼넷 96개를 얻으면서 리그 공동 1위에 올랐다. 이런 인내심과 함께 득점권 타율 0.407(1위)와 득점권 출루율 0.554(1위)로 리그 최고의 해결사 기질까지 보여줬다.

이런 다재다능함을 제일 잘 보여준 경기가 지난해 10월 15일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은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였다. 이날 경기서 2개의 볼넷을 골라낸 뒤 8회말 나바로는 4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나바로는 3-3으로 맞선 가운데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LG 필승조 불펜 유원상를 상대로 결승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가운데로 몰린 실투를 놓치지 않고 팀을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끄는 해결사 역할을 했다.

샴페인 세례를 받는 야마이코 나바로


삼성팬들의 시즌 후 최대 관심사도 2015년 '에이스' 릭 밴덴헐크와 나바로가 팀에 남는가 였다. 지난해 나바로는 한국시리즈 MVP에 오른 후 "삼성이 굉장히 맘에 든다. 다음 시즌에서도 한국에서 뛰고 싶다"는 재계약에 대한 바람을 전했다. 결국 밴덴헐크는 일본 무대로 떠났지만, 나바로는 총액 85만 달러에 2년 연속 푸른 유니폼을 입게 됐다.

누구에게나 '2년 차 징크스'는 언급된다. 그만큼 다음 시즌 타 팀에서 세세한 전력 분석과 함께 견제가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바로에게는 '2년 차 징크스'가 안 통할 가능성이 높다. 위에서 언급했듯 컨택·파워·선구안·수비·주루 등 모든 방면에서 최고의 기록을 보였기 때문이다.

유일하게 걸리는 점이 있다면 언더핸드 계열 투수에게 약했다는 면이다. 지난해 나바로는 사이드암 계열 투수들을 상대로 타율 0.183 11안타 2홈런 9타점을 기록하며 다른 계열 투수들에 비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타 리그에서는 생소한 언더핸드 투수들과 상대한 것이기에 지난 한 해 동안 적응된 나바로는 또 다를 수도 있다.

나바로의 맹활약을 또 한 번 예언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류중일 감독이다. 머나먼 이국땅에서 마음을 다잡고 활약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류중일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이 새로 오면 그들의 가족들과 함께 꼭 식사를 한다. 식사를 하면서 친분을 쌓고, 한국 무대에 대한 조언을 해주며 적응을 돕는다. 나바로 역시 이에 큰 감동을 받았다. 그는 선수 생활 중 감독에게 밥을 얻어먹은 적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류중일 감독 역시 지난해 대성공한 나바로-박한이 테이블세터 조합을 올 시즌에서도 이어갈 생각이다. 더도 말고 2014년과 같은 활약을 나바로가 보여준다면 삼성 타선은 걱정이 없다. 나바로가 다시 한 번 삼성의 '통합 6연패'라는 대업의 중심에 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근한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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