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오대진 기자]재취업에 성공한 넥센 히어로즈 브래드 스나이더(32)에게 특명이 떨어졌다. '강정호 공백 메우기'가 스나이더의 올 시즌 과제다.
넥센은 지난 해 11월25일 새 외국인 외야수로 스나이더를 영입했다. 계약금 3만 달러(약 3300만원)와 연봉 27만 달러(약 2억9000만원), 옵션 8만 달러(약 8800만원) 등 총액 38만 달러(약 4억2000만원)에 계약했다.
스나이더는 지난 시즌 조쉬 벨의 대체 용병으로 LG 트윈스에서 활약했다. 정규 시즌 3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10(100타수 21안타) 4홈런으로 부진했으나, 포스트시즌 총 8경기에 나서 타율 0.433(30타수 13안타) 2홈런 6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넥센은 지난 시즌 중 이미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허락했다. 자연스럽게 넥센의 올 시즌 최대 과제 중 하나로 '강정호의 빈자리'가 꼽혔다. 강타자를 눈여겨보기 시작한 넥센은 스나이더가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거포 본능에 주목했고, LG가 3루 수비강화를 이유로 스나이더와 재계약을 하지 않자 재빠르게 그를 데려왔다.
스나이더는 입단 소감으로 "내년시즌에도 KBO리그에서 뛸 수 있어 기쁘다. 넥센은 오른쪽 파워히터가 많은 팀이다. 내가 좋은 활약을 한다면 좌·우 균형이 잘 이뤄져 활발한 공격이 될 것이다. 팀에서 기대하는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오하이오 출신인 스나이더는 192㎝ 96㎏의 거구다. 외야수 1루수 수비가 가능한 스나이더의 최대 장점은 단연 파워히팅이다.
지난 2003년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데뷔한 스나이더는 이후 시카고 컵스와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30경기에 나서 타율 0.167 2홈런 8타점을 기록했고, 마이너리그 통산 124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5 185홈런 743타점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에서 보인 홈런과 타점에서 보듯, 이미 장타능력은 검증됐다.
넥센 히어로즈의 브래드 스나이더 / 넥센 제공
지난 시즌 넥센의 외인타자였던 비니 로티노는 7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6 2홈런 22타점을 기록했다. 정확성에서는 평균 이상을 해줬지만, 장타력은 수준 이하였다.
지난 시즌 넥센은 박병호(52홈런)-강정호(40홈런)-이택근(21홈런)-유한준(20홈런) 등 4명의 타자가 2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거포 타선으로 평가받았던 넥센은 유틸리티 플레이어에 가까웠던 로티노를 영입, 외야수-포수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게 하며 팀의 약점을 메웠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팀의 클리업트리오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며 타선을 이끌었던 강정호가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떠났다. 윤석민이 유격수로 변신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지만, '유격수 윤석민'은 아직 검증 전이다.
스나이더에게 기대를 거는 이유다. 스나이더는 "홈런 30개 중반 정도를 치는 것이 지금의 목표"라며 잠실구장과 목동구장의 크기 차이를 언급했다. 그는 "목동은 타자들에게 천국"이라며 홈구장인 목동구장에 만족감과 함께 자신감을 나타냈다.
염경엽 감독도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앞서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경우 스나이더를 5번 타순에 배치하겠다"며 "유한준-박병호-스나이더로 중심타선을 꾸린다"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강정호의 지난 시즌 성적은 타율 0.356 40홈런 117타점이다. 스나이더가 목표한 바만 이룬다면, 적어도 타선에서의 '강정호 공백'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넥센이 여전히 리그 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할 지, 그저 그런 타순으로 전락할 지는 스나이더의 올 시즌 활약에 달려 있다.
한편, 염경엽 감독을 포함해 총 68명으로 구성된 넥센 선수단 및 프런트는 오는 18일까지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한 후, 21일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한다.
넥센은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를 거쳐 일본 오키나와로 이어지는 2015 전지훈련에서 일본 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를 비롯해 SK 와이번스, 삼성 라이온즈, KIA 타이거즈, LG 트윈스와 연습경기를 가진 후 오는 다음달 4일 귀국한다.
오대진 기자 saramadj@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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