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원로 영화배우 김지미(본명 김명자)가 찬란했던 생을 마무리했다.
10일 영화계에 따르면 김지미는 지난 7일 미국에서 저혈압 쇼크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5세.
미국에서 화장 절차를 마쳤으며, 한국에선 별도의 장례를 치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은 1940년 충남 대덕군((現 대전광역시 대덕구)에서 태어나 1957년 김기영 감독의 '황혼열차'로 데뷔했다. 이후 '육체의 길' '햇빛 쏟아지는 벌판' '에밀레종' '장희빈' '춘향전' '백설공주' '빙점' '대원군' '무영탑' '토지'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해 1960~70년대 한국 영화계를 이끌었다. 배우 본인조차 자신이 몇 편의 작품에 함께했는지 정확히 모를 만큼 수가 엄청났다.
연기력과 화제성을 인정받아 백상예술대상, 아시아-태평양 영화제, 청룡영화상, 부일영화상, 대종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등에서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2016년 제7회 대중문화예술상에서는 은관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
김지미는 뛰어난 외모로 '한국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본인은 "테일러는 테일러고, 나는 나다"라며 달갑지 않아 한 바 있다.
생전 총 네 번의 결혼을 한 인물이기도 하다. 세 번째 결혼이었던 가수 나훈아와는 혼인신고를 진행하지 않아 사실혼 관계로 지냈다.
1980년대엔 자신의 이름을 딴 영화사 '지미필름'을 설립, 임권택 감독과 함께 '길소뜸' '티켓' 등을 제작했다. 이후 영화인협회 회장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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