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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별전 앞둔 린가드 "한국에서의 2년, 너무나 즐겁고 행복했다"
작성 : 2025년 12월 09일(화) 17:52

제시 린가드

[상암=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한국에서의 삶이 너무나 즐겁고 행복했다"

제시 린가드가 한국에서의 지난 2년을 되돌아봤다.

린가드는 9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멜버른 시티(호주)와의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6차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한국에서의 마지막 경기를 앞둔 소감을 전했다.

린가드는 K리그 역사상 가장 유명한 선수다. 2010년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등에서 활약했으며,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잉글랜드의 4강 진출에 기여한 스타플레이어다.

그런데 린가드는 지난해 2월 돌연 서울에 입단해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전성기는 지났지만 세계적인 유명세를 지닌 선수가 K리그에 온다는 소식에 많은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일각에서는 기량 하락, 워크에식에 대한 우려도 나왔지만 린가드는 서울에 잘 녹아들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리그 60경기에 출전해 16골 7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올 시즌에는 34경기에서 10골 4도움을 마크하며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고,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의 리더 역할도 수행했다.

그러나 린가드는 2025시즌 종료와 함께 서울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서울 구단은 지난 5일 “2025시즌을 끝으로 린가드와의 계약을 종료한다”며 “린가드는 지난 2년 간 서울에서의 시간에 깊이 만족하며 구단을 존중하지만, 지금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적절한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자신의 축구 여정 다음 스테이지를 펼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10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서울-멜버른전이 린가드가 서울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경기가 됐다.

고별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에 참석한 린가드는 한국에서의 지난 2년을 추억하며 특별한 감회를 전했다.

린가드는 "지난 2년을 돌아보면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며 "2년 간 한국에 있으면서 인간으로서 성숙하고,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린가드는 또 "지구 반대편에 있는 한국이라는 나라에 와서, 생소한 문화에서 지내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빨리 적응해야 한다'고 되뇌이면서 한국에 왔다"고 회상하며 "지난 2년을 돌아보면 너무나 잘 지냈고, 원하는 바를 모두 이룬 것 같다"고 전했다.

무엇보다도 린가드는 한국에서의 2년이 너무나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는 "행복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면 언제든 (한국을) 떠났을 것이다. 그런데 한국에서의 삶이 즐겁고 행복했기에 계약기간을 모두 채웠다. 너무나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해서 뿌듯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서 "한국이라는 나라가 (나에게)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유대 관계도 생긴 것 같다. 맨유와 웨스트햄을 떠날 때는 유대감이 있었기에 눈물이 났었는데, 서울에서도 그랬기 때문에 눈물이 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동료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도 잊지 않았다. 린가드는 "항상 (서울) 선수들에게 '우리는 가족이고 평생 친구'라는 말을 한다. 팀을 떠나게 됐지만 언제 어디서나 연락할 수 있고, 런던이나 맨체스터에 오면 연락하라고 이야기한다"며 "평생 같이 연락하며 지낼 가족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팬들과의 만남 역시 린가드에게는 소중한 기억으로 남았다. 그는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고, 행복했다. 광고, TV 촬영 등 개인적인 활동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 축구장 바깥에서도 너무나 즐거운 생활을 했다"고 전했다.

반대로 힘들었던 순간으로는 무면허 전동 스쿠터 운전 사건을 꼽았다. 린가드는 "지우고 싶은 순간이다. 한국에서 문제가 되는지 전혀 인지를 하지 못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린가드가 한국을 떠나게 되면서,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들이 기량을 회복한 린가드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린가드는 향후 계획에 대해 "모른다. 신만이 알고 있다"며 말을 아낀 뒤 "내일 경기가 끝나면 잉글랜드로 돌아가 딸, 어머니와 행복하게 크리스마스를 보낼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에 2년 간 있으면서 몸 상태도, 체력도 좋아졌다. 어느 스텝을 하든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며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1월에 한 번 보자"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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