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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장 이야기' 하서윤 "''눈이 참 좋은 배우'란 말 듣고 싶어요" [인터뷰]
작성 : 2025년 12월 09일(화) 10:30

하서윤 / 사진=팽현준 기자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신예 하서윤은 작은 아이템부터 캐릭터 분석까지 디테일한 연기로 작품에 현실감을 불어넣었다. 그런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눈'으로 연기하는 배우가 되는 것이다. 하서윤이 말하는 눈으로 말하는 연기는 어떤 것일지, 벌써부터 그의 성장에 기대가 커진다.

하서윤이 출연한 JTBC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이하 '김 부장 이야기')는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한 모든 것을 한순간에 잃어버린 한 중년 남성이 긴 여정 끝에 마침내 대기업 부장이 아닌 진정한 본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작품은 2.9% 시청률로 출발해 최종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인 7.6%를 기록하며 호평 속 막을 내렸다. 극 중 ACT 영업1팀의 막내이자 'MZ사원' 권송희 역으로 분한 하서윤은 주변에서도 연락을 많이 받았다며 "직장을 다니는 친구나 지인들이 자기 얘기 같아서 보기 힘들다고 말씀해 주시더라. 제가 생각할 때 그 정도로 현실적이었고, 보시는 분들이 많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인 거 같다. 마지막까지 보셨을 때 많이 위로받는 그런 작품의 힘인 거 같았다"라고 말했다.

사실 대학교를 다니다 곧바로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된 하서윤에게 직장을 다닌 경험은 없었다. 배우가 해봤던 직업만 연기하는 것은 아니라지만, 현실에 닿은 캐릭터를 연기하기가 어렵진 않았을까. 지인과 부모님만 아니라 가장 가까이에 있는 회사, 소속사 직원의 모습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기도 했다고. "한번 사무실에 방문해 직원 분들의 책상을 둘러봤다. 각자 개성이 강하시더라. 그런 부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송희'만의 책상과 컬러나 슬리퍼 등 이미지를 감독님께 드렸더니 너무 좋다고 해주셨다"라고 말했다.

JTBC 김 부장 이야기 스틸


소품팀 덕분에 '송희'의 책상을 완성할 수 있었다는 하서윤. 여러 아이템이 그에게 'MZ사원'이란 특색을 터했다. 그중에서도 제일 주요 아이템은 헤드셋, 텀블러, 슬리퍼였다. "감독님이 처음 말씀하실 때 송희만의 출근 루틴을 말씀하셨는데 그때 딱 세 가지 아이템이있었다. 헤드셋, 텀블러, 슬리퍼다. 이 세 가지는 무조건 송희만의 아이템이었으면 좋겠다란 말씀해 주셔서 그런 부분을 잘 살리려 했다"라고 설명했다.

아이템만 아니라 외적인 스타일링에도 '권송희'가 처한 환경에 따라 달리하는 디테일이 숨어있었다. "처음에 헤어를 어떻게 할까 생각할 때 김 부장님 밑에 있을 때랑 도 부장님 밑에 있을 때 스타일이 달랐으면 좋겠다란 생각을 했다. 그래서 김 부장님 밑에 있을 때는 좀 더 단정하고 옷도 단정하면서 무채색을 많이 사용했다. 도 부장님 밑에 있을 때는 조금 더 자유분방한 느낌에 헤어스타일도 많이 풀고 컬러도 다양하게 써서 좀 더 캐주얼한 느낌의 자료를 찾아서 감독님께 '이렇게 비교하면 어떨까요?' 말씀드렸는데 의상팀에서 잘 반영해 주셨다"라고 했다.

'권송희'로서 외적 변신은 완벽했지만 사실 하서윤은 'MZ사원' 수식어에 고민이 많았다. "'MZ라는 틀 안에서 너무 MZ 표현만 하는 건 아닐까 싶어 조심했다. 그 안에서 어떻게 하면 MZ세대로 보일 수 있을까란 생각을 하며 (캐릭터 성격과) MZ와 공통점을 찾으려 했다. 송희 자체는 솔직하고 작은 부당함도 무던해지지 않는 스타일이다. 그런 부분이 솔직한 MZ세대와 공통점이라 생각했다"라고 고민 지점을 털어놓았다.

하서윤 / 사진=팽현준 기자


그랬던 'MZ사원'이 마지막 회에서 김수겸(차강윤)에게 '꼰대'(?) 사수로 변모해 있어 소소한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김낙수(류승룡)에게 들었던 잔소리를 그대로 김수겸에게 하는 권 사원의 모습이 포착됐는데, 하서윤은 "아무래도 첫 회사 생활의 첫 상사다 보니 그리고 오랜 시간 함께 했다 보니 자기도 모르게 습득한 게 있다 생각했다. 결국엔 자기가 닮고 싶지 않아 하던 상사를 자기도 모르게 닮아간 거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저도 그냥 마지막 대본 보기 전까지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실제 대본에 쓰여있는 걸 보고 '내가 생각하고 구축한 송희가 맞았구나'란 생각을 했다"라며 뿌듯해했다.

해당 장면의 작은 비하인드로, 하서윤은 "원래 대본에는 '폰트가 뭐예요?'가 끝이었는데, 부장님을 좀 더 따라해보면 재미있을 거 같아서 현장에서 애드리브로 뒤의 대사를 더 이어가 봤는데 감독님이 좋아해 주셨다"라고 전했다.

하서윤은 대학교 방송연예과에 재학 중 영화 '스트리밍'에 캐스팅되며 본격적인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됐다. "2학년까지 마치고 다시 학교를 다니려 했는데 학업이랑 일을 병행하기 어려운 스케줄이라.. 학교는 휴학이 1년까지라 일단 일에 집중하는 게 좋겠다란 생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많은 걸 배우고 싶은 욕구가 강했어요. 학교는 좀 더 배우고 싶은 게 있을 때 가도 괜찮겠다란 생각이었어요. 지금은 일에 집중하는 게 맞겠다란 확신이 있었고요. 여러 생각은 많았지만 그래도 그런 결정을 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JTBC 김 부장 이야기 스틸


하서윤은 고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도 해동검도를 해왔다. 처음엔 자세 교정에 좋다는 말에 시작했다고. "스코어를 내고 경쟁하는 것보단 혼자 할 수 있고 다 같이 할 수 있는 운동을 좋아한다. 해동검도가 적합했고 배우다 보니 연기를 하면서 이것도 특기로 살릴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어 좀 더 오래 하게 됐다. 3단을 준비하다가 스케줄 문제로 자주는 도장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운동으로도 적합했지만 멘털 관리 측면에서도 많은 도움을 많이 받았다. "검도를 할 때 보면 수련에 가까운 느낌이라 하나에 집중하다 보면 잡생각도 많이 없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되게 좋은 운동이라 생각한다"면서 "제가 그림 그리기, 액세서리 만들기, 자전거 라이딩 등의 취미도 즐기는 편인데 공통점이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 드는 것들이다. 리프레쉬가 되는 느낌이 들어서 꾸준히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서윤은 "이 장르는 꼭 해보고 싶었던 장르가 있다"면서 액션 장르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해동검도를 했다 보니 액션에 대한 욕심이 컸다. 그리고 제가 오디션을 봤을 때 액션이 필요했던 게 있어서 액션스쿨을 다녔는데 그때도 즐겁게 배웠다. 몸을 쓰는 걸 좋아해서 꼭 한번 액션 장르를 해보고 싶다"라고 밝혔다.

아직은 신인인 하서윤에게 매 현장은 배움의 연속이었다. "선배님들이 현장에서 대본을 놓지 않으시고 연습하는 걸 보니 반성하게 되는 것도 있더라. 나중에 이 길을 오래 걷다 보면 현장에서 후배들이 날 봤을 때 이러한 모습이었으면 좋겠다란 생각을 했다. 배워나가고 싶고 그런 선배가 되도록 생각이 많이 든다"라고 했다.

하서윤 / 사진=팽현준 기자


"배우로서 눈으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 부분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눈으로 감정으로 전달하는 선배님들의 모습을 봤을 때 대중에게도 그렇고 후배들에게도 그렇고 '이 배우는 눈이 참 좋다'란 말을 나중엔 듣고 싶다. 그런 배우가 되려고 노력 중이다"

하서윤은 이번 '김 부장 이야기'에서 '눈'으로 감정표현 하는 류승룡의 연기를 경험했다. "호흡을 같이 맞춰봤을 때 정말 느껴지는 게 다르더라. 내가 혼자 준비할 땐 이런 감정이었는데 현장에서 촬영을 하다 보니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구나'란 경험을 했다. 특히 이번 '김 부장 이야기'에서 느꼈다. (류승룡과) 인사고과 얘기하는 장면이 '송희'에게 중요한 신이었고 그걸 발판 삼아서 김 부장과의 서사와 관계성이 형성되는데, 그렇게 중요한 장면을 준비할 때 걱정을 많이 했다. 어떻게 하면 이걸 잘 만들어서 얼마나 풍성해질 수 있을까란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데 걱정한 게 무색해질 정도로 현장에서 (류승룡) 선배님의 눈을 바라보면 공기가 달라지는 걸 느껴졌다. 자동으로 몰입되고 감정이 올라왔던 거 같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서윤은 좀 더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와 만나고 싶다는 목표를 갖게 됐다. "아직까지 해보지 못한 역할, 장르가 많아서 그런 걸 하면서, 보시는 분들에게 이미지가 한정되지 않은 배우가 되고 싶다. 최대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그리고 결국엔 마지막엔 '눈으로 감정을 표현 잘하는 배우'란 말을 언젠가 듣고 싶은 목표인 거 같다"라고 덧붙였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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