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투자자 접촉 등의 의혹에 대해 대부분 "기억이 안 난다" "이 부대표가 한 것"이라는 취지로 답하며 전 어도어 부대표 이모씨 탓으로 돌리는 증언을 이어갔다.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남인수)는 민희진 전 대표 등 3명이 하이브를 상대로 낸 풋옵션 행사 관련 주식매매대금 청구 소송의 3차 변론기일과 하이브가 민 전 대표 등 2명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간 계약해지 확인 소송 5차 변론기일이 열렸다.
이날은 지난 공판에 이어 민희진 전 대표의 당사자 신문이 진행됐다. 그러나 민 전 대표는 하이브 측 법률대리인의 질문 중 약 절반 가량을 "모른다" "기억이 안 난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특히 투자자 관련해서도 민 전 대표는 '모르쇠'로 방어했다. 공개된 카카오톡 대화에 따르면 민 전 대표는 측근으로 알려진 어도어 전 부대표 이모씨(이하 이 부대표)와 투자 관련한 수많은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민 전 대표는 이 부대표가 자신의 지시 없이 스스로 알아서 한 것이라는 전략을 펼쳤다.
다만 이 부대표는 하이브 감사 과정에서 뉴진스 빼가기 계획에 동참한 동기를 금전적 대가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부대표는 "어도어 입사하기도 전, 민 전 대표가 2024년 1월 어도어 지분 0.3%를 약속했다"고 증언했다. 이는 30억 원 상당에 해당한다. 물론 민 전 대표는 "협박당해서 한 말이다. 이 부대표가 변심해서 죄송하다고 말했다"고 반박했다.
민희진 "이 부대표는 공상가, 투자처 정리 기억 없다"
이날 하이브 측 대리인은 이 부대표가 자산운용사 관계자와의 미팅을 보고한 상황과 관련해 질문했다.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 따르면 이 부대표는 2024년 4월, 미국 자산운용사 미팅 내용을 보고했다.
이에 대한 하이브 측 질의에 민 전 대표는 "기억이 안 난다. (카톡에) '휴'라고 되어 있다. 이게 한심함의 표현인지 뭔지는 모르겠다. 이상우는 공상가다. 뭔가를 대단하게 이야기한다. 내가 일일이 대꾸할 필요도 없고, 완전히 무시할 필요도 없고. 그때 내가 하는 게 'ㅇㅇ', 아니면 '휴'다. '또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 정도의 의미"라고 답했다.
또 하이브 측은 "이 부대표가 '하이브를 흔들 연결고리'라면서 투자액과 투자처를 정리해 줬는데?"라고 물었고, 민 전 대표는 "솔직히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
하이브 측은 2024년 3월 카카오톡 대화를 제시하며 민 전 대표가 직접 "투자처 정리해줘봐, 1~10위 정도"라고 지시한 정황을 언급했고, 민 전 대표는 "기억이 전혀 없다"고 회피했다.
하이브 측이 "하이브와 협상하기 위해 압박 수단을 찾은 것이냐"고 묻자 민 전 대표는 장황한 설명과 함께 "사과를 받기 위한 협상의 방법이었다" "감정, 고민, 사담이 섞인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해당 표현을 실제로 사용한 사실을 묻는 간단한 질문에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싱가포르 투자청? 사우디 국부펀드? 이 부대표의 이야기 흘려들은 것"
이날 변론기일에서는 지난해 4월 민 전 대표 기자회견에서 해외 투자 유치 관련해 등장했던 싱가포르 투자청, 사우디 국부펀드도 재차 등장했다.
하이브 측은 2024년 3월 19일 민 전 대표와 이 부대표 간 카카오톡 대화내용을 제시했다. 이 부대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사우디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와 싱가포르투자청(GIC)으로부터 조 단위 투자금을 유치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면서 민 전 대표에게 'GIC(싱가포르 투자청)가 조 단위 투자를 할 만한 곳이고, 회사를 나와서 새로 차리거나 탈퇴 이런 방안은 너무 아깝다고 한다. 실질적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소액주주가 대주주, 모회사 견제를 뚫고 회사의 실질적 주인으로 자리매김하는 경우들은 자본시장에서 절대 없는 일이 아니라고 덧붙였다'고 보고했다.
이에 대해 민 전 대표는 "아니다. 보고 아니고 (이 부대표가) 본인 이야기했을 뿐이며 그 이후에 제가 나아가서 뭘 하라고 한 적이 없다. 흘려들은 거다"라고 답했다.
하이브 측은 재차 "당시 피고는 이 부대표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며, GIC 즉, 싱가포르 투자청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어도어에 투자한다면 투자를 하려는 이유가 무엇일지 물어봤고, 이 부대표의 답변을 듣고서는 '뭔가 예상대로 느낌이긴 함 땡큐'라고 대답했죠?"라고 물었고, 민 전 대표는 "아니다. 해석을 아주 잘못하셨다. 궁금해서 물어본 것처럼 질문을 잘못하셨다. 이 부대표가 쭉 얘기해서 제가 무심하게 '뭐하는 데야' 제가 모른다는 내용이 정확하게 나와 있다"고 답했다.
하이브 측은 "이 부대표가 GIC(싱가포르 투자청) 측 사람을 만나 원고의 어도어 지분을 매수하라고 제안한 사실을 알고 있나요?"라고도 질의했으나 민 전 대표는 "전혀 아니다. 제가 투자자 만났다는 증거가 어디 있냐"며 재차 부인했다.
"밴처캐피탈 관계자 '뉴진스 데리고 나와라가 중론', 기억 안 난다"
민 전 대표는 2024년 3월, 벤처캐피탈 관계자들과 모임을 가졌다.
하이브 측 대리인은 "이 부대표가 '오늘 (벤처캐피탈) 모임 어떠셨냐'는 질문에 '뉴진스를 데리고 나와라가 중론'이라고 대답했다"고 물었고, 민 전 대표는 "아니다. 하이브와 화해할 방법을 찾아봐달라고 했다"고 답했다.
하이브 측은 "데리고 나오라는 말은 들었냐"고 재차 물었고, 민 전 대표는 "그건 기억이 안 난다. (미팅의) 주요 내용은 하이브 표절 대응 방안이었다"고 답했다.
하이브 측은 계속해서 "그런데 그날, 이 부대표와 전속계약 파기 시 뉴진스 손해 배상금 및 위약벌 규모를 계산하지 않았냐"고 질의했고, 민 전 대표는 "이 부대표가 했겠죠"라고 했다.
민 전 대표는 "피고가 계산하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이 부대표가 (혼자) 계산했다는 거냐"는 말에도 "모르겠다. 기억이 안 난다"고 회피했다.
"유불리를 따져본 것 아니냐?"는 말에도 민 전 대표는 "솔직히 기억이 잘 안 난다. 만약에 저렇게 따져봤다면 따져볼 수도 있지 않나 생각한다. 제가 사장인데 이게 왜 문제인 건지 모르겠다. 제가 이런저런 생각을 해볼 수도 있는 건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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