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류승룡표 블랙코미디와 섬세한 스토리가 만나 '김 부장 이야기' 시청률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 10월 25일 첫 방송된 JTBC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는 전국 유료가입가구 기준 시청률 2.9%로 시작해 3~4%대를 유지했다. 그러다 가장 최신 회차인 10회에서 5.4%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를 경신했다. 서울 자가·대기업·부장이라는 트로피를 하나, 둘 벗고 이제야 드러난 김낙수(류승룡)라는 사람의 이야기가 시청자에게 깊은 울림을 준 회차였다.
종영까지 단 2회만 남기고 있는 '김 부장 이야기'는 김낙수가 자신의 트로피를 내려놓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대기업에서 꼰대부장으로 불리던 김낙수는 임원 진급을 앞두고 경쟁자와 회사에 치여 좌천당했다. 아산공장에서 본사로 다시 돌아갈 기회도 생겼지만, 결국 스스로 명예퇴직을 선택하며 '대기업 부장'이라는 타이틀을 내려놓았다.
그런데 자신의 큰 자랑이자 인생 트로피 중 하나를 내려놓자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이미 몸에 박힌 권위주의와 가장이라는 무게가 동시에 김낙수를 압박했고, 혼자만의 압박에 못 이겨 급하게 일을 진행하다 사기까지 당하고 말았다. 가족들 몰래 부업도 해봤지만 도리어 공황증세가 심해져 교통사고까지 일으키는 등 인생이 꼬일 대로 꼬이기만 했다. 사실 '대기업' '부장'이란 타이틀이 주는 안정감과 사회적 시선에 미련을 놓지 못한 상태였다.
정신의학과 상담도 거부하며 자신의 상태를 인정하지 않던 김낙수는 아내 박하진(명세빈), 아들 김수겸(차강윤)과도 관계가 틀어지고 말았다. 그러다 우연히 다시 만난 정신의학과 의사(허남준)와 나눈 대화를 통해 시청자도 '김 부장 이야기'가 아닌 '김낙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됐다. 잘난 친형(고창석)과 비교당하며 집에서까지 경쟁이 당연했던 김낙수는 어릴 때부터 숨 쉬듯 경쟁하며 살아왔던 인물이었던 것. 의식하지 못했던 친형과의 응어리도 풀어내자, 엉켜버렸던 실타래가 풀리기 시작했다.
김낙수는 김수겸에게 자신의 어린 시절을 투영해 더 좋은 스펙, 더 좋은 직장 등을 강요하고 항상 자신이 이끌어줘야 할 미숙한 인간으로 봐왔다. 그런데 이제는 자신의 뒤를 맡길 존재로서 아들을 성장을 인정하면서 'LOVE LIVES HERE'를 증명했다.
류승룡은 오르고 내리는 김낙수의 인생사를 특유의 블랙코미디로 시청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익살스러운 연기 끝에 묻혀놓은 찝찝함에 웃음과 씁쓸함이 공존한다. 류승룡을 통하니 얄밉고 답답하기만한 김낙수의 모습이 서툰 어른의 짠함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10회 말미에는 '서울 자가' 마저도 내려놓는 모습이 그려졌다. 김낙수는 청춘을 다 바쳐 끌어안았던 '트로피'를 내려놓고 새로운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류승룡이 그려낼 '김낙수 이야기'의 마지막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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