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베테랑 외야수 김현수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KT 위즈는 25일 "김현수와 3년 50억 원(계약금 30억 원, 연봉 총액 20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2006년 육성 선수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김현수는 2016년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해 두 시즌을 보냈고, 2018년 KBO리그로 복귀해 올해까지 LG 트윈스에서 뛰었다.
2021시즌을 마친 뒤 LG와 4+2년 최대 115억 원에 계약한 김현수는 연장 계약 조건을 채우지 못해 올 시즌 종료 후 다시 FA가 됐다.
LG는 박해민과 함께 김현수도 잔류시키고자 했지만 KT의 3년 50억 원 전액 보장 조건이 더 좋았다.
센터라인 보강을 위해 박찬호, 박해민 영입전에 참전했던 KT는 내부 FA 강백호까지 지키지 못했다.
최대어 강백호를 놓친 KT는 안정적인 타선을 구축하기 위해 힘을 냈고, 검증된 베테랑 타자인 김현수에게 손을 내밀었다.
김현수는 KBO리그 통산 222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2 261홈런 1522타점 1256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967을 기록했다.
통산 타율은 8000타석 이상 기준 리그 역대 4위이며, 통산 2532안타로 최다 안타 3위에 올라있다. 통산 경기 출장 6위, 타석 3위(9384타석) 등 각종 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올 시즌에도 김현수는 140경기에 나와 타율 0.298 12홈런 90타점 66득점 OPS 0.806을 기록, 변함 없는 실력을 보여줬다.
나도현 KT 단장 역시 "김현수는 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으로, 타선 강화를 위해 영입했다. 잠실구장이 아닌 수원구장에서는 더 좋은 성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KT는 김현수에게 '베테랑의 힘'을 바라고 있다. KT는 김현수가 선수단의 중심을 잡아줄 것을 기대했다. 나도현 단장은 "그라운드에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베테랑으로, 팀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6년 신고 선수로 두산에 입단한 김현수는 2015년까지 10년간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했다. 꾸준히 성적을 내며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자리매김한 그는 2015년 두산에서 첫 번째 우승 반지를 획득했고, 신고 선수 신화를 썼다.
이후 빅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그는 볼티모어 오리올스,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거친 뒤 FA를 통해 LG와 계약하며 KBO 무대로 복귀했다.
LG에 이적한 뒤 그는 팀을 강팀으로 올려두는 데 큰 기여를 했다. 베테랑다운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며 선수단에 강팀의 컬러를 주입시켰고, 이후 LG는 꾸준히 가을 야구를 가는 팀이 됐다.
김현수의 노력은 2023년 결실을 맺었다. LG는 29년 만에 정상에 올랐고, 그 역시 2번째 우승 반지를 끼게 됐다.
올 시즌에도 김현수는 '에이징 커브' 논란을 딛고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 한국시리즈 5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529(17타수 9안타) 1홈런 8타점 3득점을 활약하며 기자단 투표 89표 중 61표(득표율 68.5%)를 받아 MVP로 선정됐다.
특히 4차전에선 3안타를 폭발하며 극적인 역전승의 주역이 됐고, 동시에 KBO 포스트시즌(PS) 통산 최다 안타 신기록(102개)을 작성했다.
5차전에서도 3안타를 추가하며 PS 최다 안타 기록을 105개로 늘렸다. PS 통산 최다 루타도 149개로, 홍성흔(두산 베어스)과 타이를 이뤘다. PS 통산 최다 볼넷(51개), 타점(63개) 기록도 새로 썼다.
그는 한국시리즈 5차전 종료 후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반지가 3개인데 5개까지 끼는 것"이라며 "그건 혼자 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동료들과 함께하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T는 우승 경험이 풍부한 김현수를 영입함으로써 타선 강화와 함께 베테랑 리더를 얻게 됐다.
과연 김현수가 KBO리그 세 번째 팀에서도 베테랑의 마법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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