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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마지막까지 열정 불태운 故 이순재, 오늘(25일) 별세…귀감이 될 70년 [종합]
작성 : 2025년 11월 25일(화) 09:18

故 이순재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현역 최고령 배우이자 국민 원로 배우 이순재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91세.

유족에 따르면 이순재는 25일 새벽 별세했다. 고인은 지난해 말 건강 악화로 활동을 잠정 중단하고 치료에 매진해왔으나 숨을 거뒀다.

1934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난 이순재는 어린 시절 조부모를 따라 서울로 내려와 자랐다. 초등학교 시절 해방을 맞았고, 고등학교 1학년 때 6.25 한국전쟁을 겪었다.

이순재가 연기에 흥미를 가진 건 대학 시절이다. 서울대 철학과에 진학해 영화 보기 취미에 빠졌고, 영화 '햄릿'을 보고 배우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1956년 연극 '지평선 넘어'로 데뷔한 이순재는 대학 졸업 후 동료 들과 함께 최초 동인제 극단 '실험극장'을 창단해 공연을 올렸다.

1961년 KBS 개국 드라마 '나도 인간이 되련다'에 출연한 이순재는 1965년 TBC 1기 전속 배우가 되면서 한국 방송 역사를 함께 했다. '나도 인간이 되련다' '동의보감' '보고 또 보고' '야인시대' 등 그가 출연한 필모그래피만 140편이 넘는다. 한 달에 30편 넘는 작품에 출연하며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대표작 '사랑이 뭐길래'는 시청률 65%를 기록했고,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표상이었던 캐릭터 '대발이 아버지'로 큰 사랑을 받았다


사극에서도 두각을 드러낸 이순재다. '사모곡' '인목대비' '상노' '풍운' '독립문' '허준' '상도' '이산' 등에서 카리스마 넘치고 묵직한 연기로 호평받았다. 근엄한 이미지에 머물지 않았다. 70대에 출연한 '거침없이 하이킥'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야동 순재 캐릭터로 활약했다. 이를 통해 대중에게 친숙한 이미지, 옆집 할아버지같은 따뜻하고 유쾌한 모습으로 젊은 층까지 사로잡았다. 예능 '꽃보다 할배'에서도 새로운 곳, 지식을 탐구하는 열정을 보여줬다.

나이를 잊은 연기 열정은 귀감이 됐다. 구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연극 무대로 돌아온 이순재는 '장수상회' '앙리할아버지와 나' '리어왕'에서 열연을 펼쳤다. 특히 '리어왕'에서는 200분 공연의 방대한 대사량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찬사를 받았다. 2023년에는 러시아 문호 안톤 체호프의 희곡 '갈매기'를 후배 배우들과 함께 대극장 무대에 올렸다. 지난 10월 건강 문제로 활동을 잠정 중단하기 전까지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에도 출연했다. 또한 KBS2 드라마 '개소리'에 출연, 지난해 KBS 연기대상에서 역대 최고령 대상 수상자가 됐다.


이순재는 제14대 국회의원(민주자유당)을 지내는 등 잠시 정치권에 몸을 담기도 했다. 1992년 14대 총선에서 당시 여당인 민주자유당 후보로 서울 중랑갑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됐고, 이후 국회의원으로서 민자당 부대변인과 한일의원연맹 간사 등을 역임했다. 인재 양성에도 힘썼다. 그는 최근까지 가천대 연기예술학과 석좌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이순재는 건강 악화로 활동을 잠정 중단하기까지 작품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연기 열정을 놓지 않았던 고인을 향한 추모와 애도가 이어진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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