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저는 어디서든 새롭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새 소속사 '오케이'(ooak)를 세우며 새 출발을 알린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그룹 뉴진스의 어도어 복귀 선언 이후 한 말이다. 어디서든 새롭게 시작한 건 맞으나 그 시작이 순탄치만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소속사 건물 임대부터 의문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오케이는 자본금 3000만 원으로 설립됐다. 주소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으로,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현재 신축 중이다. 통임대를 전제로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신사동 일대 유사 신축 건물의 통임대 조건은 보증금 약 3억 원, 월세 1500만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단순 계산으로도 자본금만으로는 두 달도 유지되기 어려운 구조인 셈이다.
여기에 아티스트 라인업도 전무한 상태다. 만약 뉴진스가 어도어와의 전속계약 분쟁에서 승소했다면 뉴진스가 민 전 대표와 함께 할 가능성이 있었지만, 뉴진스가 1심에서 완패하면서 어도어로 복귀하겠다고 밝힌 상황, 민 전 대표와 뉴진스는 당분간 함께 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민 전 대표의 오케이는 아티스트, 연습생조차 없이 소속사 사무실만 있는 상태다.
이 가운데 뉴진스의 어도어 복귀도 두 갈래로 나뉘며 상황이 복잡해졌다. 해린과 혜인은 어도어와 협의 끝에 복귀했으나 민지, 하니, 다니엘은 일방적으로 복귀를 선언해 여론의 비난을 받았다.
심지어 문화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 세 사람은 복귀 조건으로 민희진 전 대표의 프로듀서 복귀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도어는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이나 대중의 비판은 거세다. 실질적으로 민 전 대표가 이미 어도어의 프로듀싱 제안을 거절하고 스스로 나간 데다, 뉴진스의 패소 뒷 배경에 민 전 대표의 발언과 메시지 내용 등이 결정적으로 작용하면서 세 명의 복귀가 '트로이 목마'가 아니냐는 설까지 나돌고 있다. 이 와중에 민 전 대표가 "5명의 뉴진스"를 강조하며 대중 여론은 더욱 얼어붙은 모양새다.
더군다나 전망도 밝지 않다. 민 전 대표의 앞길은 사실상 가시밭길과 다름 없을 지경이다.
민 전 대표는 여러 법적 분쟁으로 이미 많은 비용을 써버렸다. 지난해 9월, 민 전 대표는 "지금까지 소송 비용이 23억 원에 달한다. 내가 생각하는 것 만큼 부자가 아니다. 소송비를 마련하기 위해 집을 팔 거다"라고 하기도 했다.
그리고 여전히 민 전 대표 앞에는 법적 분쟁이 산처럼 쌓여 있다. 특히나 민 전 대표는 이미 뉴진스의 1심 판결에서 여론전, 투자자 모색 등 다방면에서 법원의 질타를 받은 바, 그의 주장은 힘을 잃은 상태다. 260억 원에 달하는 풋옵션 재판에도 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는 업계의 추측이 이어진다. 이밖에도 쏘스뮤직, 빌리프랩과의 소송이 진행 중이다.
더 큰 문제는 민 전 대표의 이미지가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부정적으로 기울었다는 점이다. 민 전 대표는 그간 다양한 아티스트와 함께 하며 감각을 인정받았으나 이번 논란이 터지며 민 전 대표의 평판은 판판이 깨져 버렸다. "누가 그에게 투자하겠냐"는 비관론이 우세하다.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민 전 대표는 '오케이'를 내세웠다. 하지만 과연 '오케이'한 시작이 될 지는 의문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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