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이기진 못했지만 연패의 흐름은 한 번 끊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6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K-베이스볼 시리즈 일본과의 2차전에서 7-7로 비겼다.
한국은 8회초까지 일본에 5-7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었지만 8회말 안현민, 9회말 김주원의 솔로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며 패배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비록 승리를 가져오지 못했지만, 일단은 지지 않았다는 것 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한국은 지난 2015년 프리미어12 준결승전에서 일본에 4-3 역전승을 거두고, 기세를 몰아 프리미어12 초대 우승까지 차지했다.
하지만 이후에는 한일전에서 좋은 기억이 없었다.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예선(7-8 패)과 결승전(0-7 패)에서 모두 패했고, 2019년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8-10 패), 결승전(3-5 패)에서도 패배의 쓴맛을 봤다. 2021년 도쿄 올림픽 준결승전(2-5 패)에서도 져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이후에도 한국 야구의 한일전 연패 행진은 계쏙 됐다.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4-13 패)에서 대패를 당했고, 2023년 APBC 예선(1-2 패)과 결승전(3-4 패)에서도 모두 졌다. 2024년 프리미어12 조별리그(3-6 패)에서도 무릎을 꿇으면서 어느새 9연패가 됐다.
더 이상의 연패는 용납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국 야구의 자존심을 걸고 임한 K-베이스볼 시리즈 한일전. 한국은 1차전에서 4-11로 대패하며 10연패의 수모를 맛봤다. 설상가상으로 2차전에서도 9회말 2사까지 6-7로 끌려가며 패배 직전에 몰렸다.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준 것은 김주원이었다. 김주원은 9회말 2사 이후 극적인 동점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고, 결국 한국은 7-7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10년 만에 한일전에서 패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무승부에 만족할 수만은 없다. 한일전 승리 기록은 이번에도 갱신하지 못했다. 한국과 일본은 내년 WBC에서 다시 한 번 맞붙는다.
한일전 연패의 흐름을 잠시 끊은 한국 야구가 내년 WBC에서는 11년 만의 승리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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