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승부 조작 혐의로 기소된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의 마무리 투수 엠마누엘 클라세가 무죄를 주장했다.
ESPN은 14일(한국시각) "클라세가 승부 조작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그는 뉴욕 브루클린 연방 법원의 출두한 뒤 60만 달러(약 8억 7000만 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또한 여권 반납, 뉴욕 및 오하이오로의 이동 제한, 도박 금지, GPS 추적 준수의 명령을 받았다.
클라세는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출발한 비행기를 타고 이날 오전 존 F. 케네디 공항에 도착했고, 곧바로 체포됐다.
어두운 색의 자켓과 청바지 차림으로 법정에 선 클라세는 스페인어 통역을 통해 판사의 질문에 '예', '아니오'로 답하는 것 외에는 발언하지 않았다. 재판 후 기자들의 질문엔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클라세의 변호인 마이클 페라라는 "클라세는 검찰의 요청이 아닌 자발적으로 미국에 돌아왔다"면서 "그의 행동이 말보다 더 강력하다. 그는 도주할 위험이 없으며 재판 상황을 끝까지 견뎌낼 것"이라 힘줘 말했다.
페라라는 이전에 낸 성명에서도 "클라세는 무죄를 주장한다. 그는 야구에 자신의 삶을 바쳤고, 팀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힌 바 있다.
클라세의 클리블랜드 팀 동료이자 함께 사건에 연루된 루이스 오티즈 역시 무죄를 주장했다.
오티즈는 클라세보다 하루 앞서 법원에 출두했고, 그의 변호인은 "혐의를 부인한다. 오티즈와 도미니카공화국 사람들 사이의 거래는 합법적인 활동을 위한 것"이라 주장했다.
클라세와 오티즈는 지난 7월부터 무기한 유급 휴가를 받아 왔다. MLB 사무국이 이들이 투구할 때 경기 중 베팅 활동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난다는 이유로 불법도박 혐의 조사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검찰에 따르면 두 투수는 도미니카공화국의 두 도박꾼에게 투구 정보를 넘겨, 이들이 투구 속도와 결과에 베팅해 최소 46만 달러(약 6억 7000만 원)를 따도록 도왔으며 그 대가로 수천 달러를 받았다.
클라세는 2023년부터 도박꾼들에게 자신의 투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올해 초까지는 대가를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주로 첫 번째 타석에서 조작된 투구를 했으며, 심판이 볼로 판정하도록 하기 위해 일부러 공을 스트라이크 존 바깥으로 던지기도 했다.
특히 4월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선 마운드에 오르기 직전 도박꾼 중 한 명과 통화까지 했다. 몇 분 뒤 해당 도박꾼과 그의 동료들은 클라세가 시속 97.5마일(약 156.9km)보다 느린 공을 던질 거라는 데 베팅해 1만 1000달러(약 1600만 원)를 챙겼다.
검찰은 클라세가 올해 초 오티즈를 포섭해 승부 조작에 참여하게 했으며, 때로는 도박꾼들에게 베팅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클라세와 오티즈는 전신 사기 공모, 정직한 서비스 제공 의무 위반 사기 공모, 자금 세탁 공모, 뇌물을 통한 경기 결과 조작 공모 혐의로 기소됐다. 주요 혐의는 최대 20년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으며 이들은 모두 12월 2일 법정에 다시 출두할 예정이다.
ESPN은 "이번 사건은 2018년 미국 대법원이 대부분 주에서 스포츠 베팅을 합법화했다는 판결을 내린 이후 미국 프로 스포츠를 뒤흔든 가장 최근의 도박 스캔들"이라고 짚었다.
메이저리그는 두 투수가 기소된 이후 개별 투구에 대한 베팅을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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