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다채로운 이야기로 깊은 여운을 선사했다.
12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 퀴즈')에는 국악인 송창현,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과 김현수 선수, 방송인 박미선이 함께했다.
먼저 '상모팝'으로 유명세를 얻은 송창현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송창현은 "제가 해외에서 더 인기가 많다. 여행을 갈 때도 상모를 꼭 들고 간다"고 밝혔다. 촬영장에 동행한 아내는 "신혼여행 가서도 상모를 쓰고 릴스를 찍더라. 안 찍어주면 삐진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K-팝과 상모돌리기를 접목, 블랙핑크의 '뛰어(JUMP)', 지드래곤의 '홈 스윗 홈'(HOME SWEET HOME) 등에 맞춰 멋진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MC 조세호도 상모를 쓰고 송창현을 따라 했으나, 고장난 몸짓으로 폭소를 안겼다.
이날 송창현은 MC 유재석의 센스있는 도움으로 정답을 맞혀 상금 100만 원을 획득했다.
이어 2025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거머쥔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 MVP 김현수 선수가 등장했다.
김현수는 우승의 분수령이 됐던 등판 당시를 회상, "솔직히 정말 들어가기 싫었다. 경기 전에 그렇게 생각이 많이 들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심장이 관자놀이에서 뛰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유재석이 "좋은 일은 한꺼번에 온다. 우승을 한 게 재계약을 앞둔 시점이었다"고 얘기를 꺼내자, 염 감독은 "현수에게 '우리 둘에게 정말 중요한 때다'라고 말을 했었다. 구단에서 잘 챙겨줄 거라고 생각한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염 감독은 우승을 향한 노력을 언급하며 "망설임, 두려움이 팀 전체에 잠식돼 있었다. 그래서 첫 번째로 팀의 문화와 컬러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이어 "죽어도 뛰다 죽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상대에게 까다로운 팀, 상대하기 힘든 팀이 돼야 했다.
염 감독은 징크스에 대해 입을 열기도 했다. "옷을 잘 안 갈아입는다. 속옷까지 직접 빨아서 입는다"며 "그만큼 절실하면 그렇게 된다"고 밝혔다.
또한 "감독으로서 실패를 겪은 때,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을 앓았다. 하지만 그 시간이 엄청난 자양분이 됐다. 스스로를 많이 돌아봤다"고 털어놨다.
끝으로 암 투병 소식을 알린 박미선이 오랜만에 얼굴을 비췄다. 박미선은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시고, 가짜 뉴스도 많아 생존신고하려고 나왔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건 처음 얘기하는 건데, 암 진단을 받고 열어보니 임파선에 전이가 됐더라. 전이가 되면 무조건 항암을 해야 해서 치료가 길어졌다. 4회 차 치료가 끝나고 폐렴이 왔다"며 "4번 할 걸 12번으로 쪼개서 무사히 마쳤다. 방사선 치료 16번도 완료했고, 지금은 약물 치료를 하고 있다. 긴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살려고 하는 치료인데 죽을 것 같더라. 지금은 목소리가 나오지만 그땐 안 나왔다. 두드러기도 올라오고 몸이 너덜너덜해졌다. 전 '완쾌'가 없는 암이다. 그냥 받아들이고, 또 생기면 다시 치료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처음에 '나 암이래'라고 메시지를 보냈더니 한동안 답장을 못 하더라. '초기니까 괜찮다'고 다시 보냈다. 남편이 '일 못 하면 어때. 내가 있는데'라고 하더라. 그런 말을 처음 들었다"며 "항암 시작 전엔 미리 머리를 다 깎았다. 정장을 입고 멋있게 사진도 찍었다"고 언급했다.
박미선은 암 진단을 받기 전 증상도 떠올렸다. "몸이 너무 피곤했다. 촬영을 하는 도중에 졸았다.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라며 "데뷔 후 첫째 아이 낳고 한 달, 둘째 낳고 한 달 이렇게 딱 두 달만 쉬었다. 사실 쉴 때도 쉬는 게 아니었더라"라고 털어놨다.
박미선의 딸 이유리 씨의 솔직한 심경도 전해졌다. 이유리 씨는 "암이라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땐 많이 놀랐다. 그래도 당사자인 엄마가 제일 힘들 텐데, 저까지 힘든 티를 내면 안 될 것 같았다"고 울먹이며 내용이 빼곡히 적힌 항암 일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끝으로 박미선은 "언제 재발할지도, 어디로 전이될지도 모른다. 너무 열심히 살아서 억울하거나 그런 건 없었다"며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즐겁게 치료한 것 같다. 오늘 출연한 것도 많은 분들께서 힘을 얻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나왔다. 올해 딱 하나 하는 스케줄이 이거다. 향후 활동은 아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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