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김태형 기자] 방송사 SBS가 국내 OTT 웨이브(Wavve)를 떠난 지 한 달이 넘었다. SBS는 새로운 파트너가 된 글로벌 OTT 넷플릭스의 손을 잡았고, 웨이브는 tvN, JTBC 등의 콘텐츠 수급을 확대하는 등 각자도생을 펼치고 있다.
이에 스포츠투데이는 'SBS의 탈(脫)웨이브' 이후 업계 현황을 살펴보고 이용자 환경 및 업계에 미칠 영향 등을 살펴봤다.
◆ SBS, 넷플릭스와 손잡다…'초대형' 협력 배경
SBS는 지난해 12월 넷플릭스와 6년간 콘텐츠 공급 관련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당시 SBS와 넷플릭스가 체결한 파트너십은 ▲SBS 신작 및 기존 드라마, 예능, 교양 프로그램을 국내 넷플릭스 회원들에게 제공, ▲SBS 신작 드라마 중 일부를 전 세계에 동시 공개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1월부터 넷플릭스에서 '런닝맨' '골 때리는 그녀들' '그것이 알고 싶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등 SBS의 인기 예능 및 교양 프로그램은 물론, '모래시계' '스토브리그' 같은 옛날 인기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이러한 협력 배경에는 SBS의 '다양한 플랫폼 사업자와의 협업과 전 세계 콘텐츠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수익화 방침'과 관련 있다. 그 파트너 중 하나가 바로 넷플릭스였다. 지난해 11월 창사 34주년 기념식에서 방문신 SBS 사장은 "이번 협약은 '지상파 TV를 넘어 글로벌로 가자'는 SBS의 미래전략에 기반한 것"이라며 "이번 협약이 시청자 접점을 늘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SBS는 "이번 파트너십은 양사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시너지를 위한 전략적 포석"이라며 "SBS는 콘텐츠의 글로벌 확장을 도모하고, 넷플릭스는 구독의 가치 실현과 회원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 SBS '런닝맨'·'미우새'→'그알' 등, 웨이브에서 더 이상 못 본다
SBS와 넷플릭스의 파트너십 체결에 따라 그동안 SBS 콘텐츠를 공급해왔던 웨이브는 지난 9월 30일 오전 9시를 기준으로 SBS의 실시간 방송 및 VOD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로써 '런닝맨' '미운 우리 새끼' '동상이몽2 - 너는 내 운명'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그것이 알고 싶다' 등 SBS 인기 예능, 교양 프로그램을 더 이상 웨이브에서 볼 수 없게 됐다.
다만 SBS 계열 채널 프로그램인 '나는 솔로' '나는 솔로, 그 후 사랑은 계속된다' 등은 계속 시청 가능하다. VOD 서비스는 SBS Biz(구 SBS CNBC), SBS funE, SBS Life, SBS Plus에서 방송되는 프로그램만 가능하며 실시간 방송도 SBS Biz(구 SBS CNBC), THE K-POP, SBS Plus 채널 프로그램만 시청할 수 있다.
◆ SBS-넷플릭스 협력 이후 성과…"계약 자체는 호재"
넷플릭스와 손잡은 지 1년이 지난 시점, 현재 상황과 SBS가 얻은 성과는 무엇일까.
먼저 SBS는 현재 상황에 대해 "넷플릭스브스 캠페인 관련, 양사가 협력해 동시 마케팅을 진행했다. 최근 'SBS 넷플에서 보자'라는 캠페인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전반적으로 편성이 줄고 있다고 하지만 11월에 수목드라마 '키스는 괜히 해서!'도 새로 론칭할 예정이다. 더 많은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성과에 대해서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나의 완벽한 비서', '귀궁', '트라이', '사마귀' 등 여러 드라마들이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귀궁'은 방영 당시 첫 주 넷플릭스 대한민국 포함 아시아 5개국 TV 시리즈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은 넷플릭스 투둠 기준 첫주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시리즈(비영어) 7위를 기록한 바 있다.
런닝맨, 미운 우리 새끼, 그것이 알고 싶다 / 사진=SBS
SBS와 넷플릭스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증권가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TV광고 업황은 계속 어렵지만 SBS와 넷플릭스 계약은 호재라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지난 8월 하나증권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SBS 광고 업황은 대내외 이슈로 10%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넷플릭스와 파트너십 체결에 더해 인력 및 제작비 절감 효과로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실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매출액 및 영업이익은 각각 2682억 원, 70억 원이며, 별도 영업이익은 87억 원(+59%)을 기록했다. 광고가 539억 원(-19%)으로 1분기(-13%) 대비 어려운 업황이 지속되고 있으나, 협찬 수익 191억 원(+14%)으로 견고하게 성장하고 있고, 넷플릭스/웨이브향 온라인수익이 311억 원(+83%)을 기록하면서 하방을 지속 높여준 영향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여전히 어려운 TV광고 업황이 발목을 잡고 있다. 10월 하나증권 리서치는 SBS의 3분기 예상 매출액 및 영업이익을 각각 2308억 원, 98억 원으로 예측했다. 별도 예상 광고는 -16% 내외로 부진한 업황이 지속될 것으로, 넷플릭스향 해외 판매가 시작됐지만 분기 별도 광고 매출이 500억 원 내외에서는 가파른 이익 개선이 쉽지 않다고 봤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SBS와 넷플릭스 간 계약 자체는 호재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광고가 1년에 몇 백억씩 빠지니까 쉽지 않다. 2024년에 광고 업황이 그대로 유지된 상태에서 넷플릭스가 붙었으면 수익이 좋았을 테지만, 받쳐주는 게 없다 보니 쭉 빠진 것"이라며 "TV광고 업황 자체가 올해 약 -20%다. 작년에 했을 때는 예측을 못했던 부분이다. 계엄, 항공 참사, 선거 등 여러 이슈들이 많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ST취재기획②]에서 계속
[스포츠투데이 송오정·김태형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