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여자 프로농구가 6개월여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10일 서울 강서구의 메이필드 호텔에서 BNK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이번 미디어데이에는 WKBL 6개 구단 감독 및 대표 선수 2명씩 총 18명이 참석했다.
삼성생명은 하상윤 감독-강유림-이해란, 신한은행은 최윤아 감독-최이샘-신지현, 우리은행은 위성우 감독-김단비-이명관, 하나은행은 이상범 감독-김정은-양인영, BNK 썸은 박정은 감독-박혜진-안혜지, KB스타즈는 김완수 감독-허예은-박지수가 나섰다.
먼저 6개 구단 감독들은 각자 출사표를 발표했다. 이번 출사표는 '꽃 이름'을 활용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고민을 많이 했다. 제가 생각한 꽃은 해바라기다. 해바라기 뜻이 여러가지가 있는데 우리은행 로고 자체가 해를 상징한다. 해바라기는 항상 태양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우승 하나만 바라보기 위해 해바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완수 KB 감독은 "뭔가 잘못된 것 같다. 동일한 꽃을 정했다"고 웃은 뒤 "해바라기 꽃의 꽃말을 검색해보니 자부심이라고 하더라. 자부심 있는 구단이 되려고 많이 노력해보겠다. 선수단, 코칭 스태프, 팬들 모두가 해바라기 꽃처럼 한 곳만 바라보면서 어떤 순간에도 고개 숙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가겠다"고 했다.
박정은 BNK 감독은 '동백꽃'을 꼽았다. 그는 "동백꽃은 부산을 상징하는 유명한 꽃이기도 하고, 11월부터 4월까지 피는 겨울 꽃이라 (시즌과) 시기도 비슷하다"며 "꽃말은 열정이다. BNK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랑 너무 비슷한 것 같았다. 이번 시즌은 부산의 동백꽃처럼 추운 겨울에도 꽃을 피우는 열정을 코트 위에서 피워보겠다. BNK만의 에너지로 화끈하게 붉은 기운을 물들여 보겠다"고 덧붙였다.
최윤아 신한은행 감독은 '푸른 장미'를 내세웠다. 최 감독은 "팀 색깔과 비슷하기도 하고, 꽃말이 불가능의 가능성, 기적 같은 성공이다. 저희가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했던 것을 끝내 현실로 만들어가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개인적으로는 장미 가시가 굉장히 날카롭다. 매서운 꽃 같은 팀이 됐으면 좋겠다 싶어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상범 하나은행 감독은 "잡초도 꽃이라고 하더라. 선수들하고 열심히 해서 잡초를 꽃으로 피워보고 싶다. 제가 보기엔 올 시즌 선수들이 자신감도 있고, 남다른 투지와 열정으로 임할 것 같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다. 멋지게 잡초를 꽃으로 만들어 보겠다"고 강조했다.
하상윤 삼성생명 감독은 무궁화를 택했다. 그는 "무궁화의 꽃말 피고 또 피고 지지 않는다는 거다. 저희도 인내, 끈기, 열정 모든 걸 바쳐서 지지 않고 계속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 저희가 작년에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그 아쉬움을 채울 수 있도록 무궁화처럼 끈끈하게 가겠다"고 밝혔다.
2025-2026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는 KB였다.
앞서 WKBL은 지난 달 6개 구단 선수 전원(103명), 팬(542명), 미디어 관계자(49명)를 대상으로 올 시즌 예측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KB가 선정됐다. KB는 선수단(60.2%), 팬(45.8%), 미디어(75.5%) 모두에게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김완수 KB 감독은 "팀에 좋은 선수들이 많아서 1위로 뽑혔다고 생각한다. 1위에 선정돼 부담스러우면서도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건 부상 선수 관리다. 예상 순위대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미디어로부터 단 한 표도 받지 못했다.
이에 최윤아 신한은행 감독은 "저희 팀의 현실인 것 같아서 서운하진 않다. MBTI는 T가 맞다. 별로 영향을 받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상범 하나은행 감독은 "당연한 것 같다. 작년에 꼴찌 했으면 그 정도 받는 게 맞다. 내년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올해는 당연히 받아들이고 열심히 해서 올라가야 한다. 그러면 내년엔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감독으로서는 이렇게 꼴찌에 지명되는 게 마음이 편하다. 여기서 한두 단계만 올라가면 되니까 굳이 저 꼭대기까지 안 봐도 된다"고 농담했다.
올 시즌 4강에 포함될 팀으로는 공통적으로 우리은행, KB, BNK, 삼성생명이 이름을 올렸다. 4개 팀 모두 선수단, 팬, 미디어의 선택을 받았다. 다만 팬과 선수단은 우리은행을 1위, 미디어는 KB를 1위로 택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시즌 전에 이런 예측이 나오긴 하는데 현장에 있는 감독들이 평소 하는 말을 보면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거다. 장담할 수 없다. 어느 팀이 더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PO를 위해 피 터지게 싸우는 팀이 결국 올라갈 것"이라 힘줘 말했다.
정규리그 MVP 부문에선 KB 박지수가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김단비(우리은행)가 2위로 뒤를 이었다.
박지수는 "뽑아주셔서 감사하지만 부담스럽다. 저도 투표했는데, 같이 나온 허예은 선수를 뽑았다. 돌아와서 함께 훈련했을 때 감탄했다. 일본 전지훈련이나 연습 게임을 하는 걸 보면서 많이 늘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번 미디어데이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선수도 단연 박지수였다.
2016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KB스타즈의 지명을 받은 박지수는 2023-2024시즌까지 8시즌 동안 한 팀에서만 뛰며 '국보급' 활약을 펼쳤다.
데뷔 첫 해 신인상을 거머쥔 그는 이후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4회, 챔피언결정전 MVP 2회 등 굵직한 기록을 남겼고, 특히 2023-2024시즌엔 WKBL 사상 최초 8관왕에 오르는 등 펄펄 날았다.
지난 시즌 튀르키예 슈퍼리그 갈라타사라이 SK에서 뛰었던 박지수는 올해 4월 KB로의 복귀가 확정됐고, KB는 단숨에 우승 후보로 부상했다.
먼저 박지수는 "이번 시즌이 늦게 시작하다 보니 좀 더 오랜만에 돌아온 기분이 있는데, 사실 1년밖에 자리를 비우지 않았다"고 웃은 뒤 "특별한 감정은 없고 다시 청주의 열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게 설레게 다가온다"고 복귀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친구인 나윤정이 가장 반겨줬다. 제가 주장을 맡게 되면서 부주장을 맡게 됐는데, 부주장으로서 주장보다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선수들도 잘 따른다. 그래서 너무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WKBL에서 가장 경계되는 선수가 있는지 묻자 박지수는 "여기 나온 모든 선수가 경계된다. 사실 가장 경계되는 건 부상이다. 20대 후반이 돼서 그런지 부상이 잦아졌다. 복귀해서 운동할 만하면 부상이더라. 부상과의 싸움이 중요할 것 같다"고 답했다.
최윤아 신한은행 감독도 큰 관심을 받았다. 최 감독은 2015-2016시즌 개막 미디어데이 이후 10년 만에 감독 신분으로 미디어데이에 참석했다. 올해 3월 신한은행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부임한 그는 WKBL 역대 4번째 감독이 됐다.
그는 "(선수 때와) 달라진 건 아직 잘 모르겠다. 다만 너무 저만 바라보는 것 같다. 그런 부분들이 조금 부담이 된다. 오자마자 자리가 중앙이라 부담이 됐다. 너무 정면이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6개 팀 대표 선수들은 5글자로 각오를 전했다.
먼저 삼성생명의 강유림은 '정면 돌파다'를 발표했다. 강유림은 "강하게 몸싸움하는 것, 투지력을 올리는 것이 저희 팀의 가장 필요한 부분이다. 감독님도 항상 강한 몸싸움을 통해 에너지를 높이는 걸 강조하신다. 그래서 이번 시즌엔 피하지 않고 부딪히겠다는 마음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의 김정은은 '불타오르네'를 말한 뒤 "지난 시즌이 아쉬움이 많았다. 올 시즌엔 선수들이 정말 많이 준비했다. 훈련한 게 아까워서라도 코트 안에서 하얗게 불태웠으면 좋겠다"며 "개인적으로 올 시즌이 마지막이기도 하고, 제 나이에도 불구하고 뜨겁게 뛴다고 팬들이 느낄 수 있게끔 그런 의미로 해봤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신지현의 각오는 '넘어설 때다'다. 그는 "지난 시즌 마무리가 아쉽기도 했고, 저 포함 저희 팀 전체가 한 단계 성장해야 될 때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정했다. 감독님도 새로 오셨고, 변화와 함께 발전한 모습을 팬들께 꼭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BNK의 박혜진은 '또 한 번 도전'이라며 "지난 시즌 우승을 했지만 이제는 지난 일이다. 또 새롭게 시즌을 시작하는 만큼 도전자의 입장으로 다시 한 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해서 코트에서 꼭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B 박지수는 '막아봐 어디'를 내세웠다. 박지수는 "감독님이 스피드와 외곽슛을 굉장히 강조하신다. 저희도 그걸 중점으로 연습하고 있다. 그래서 '이 슛을 막을 수 있으면 막아봐라' 이런 느낌으로 적어봤다. 또 저희 청주 팬들의 열기가 굉장히 뜨겁다. '그런 열기를 막아봐라'라는 뜻으로 정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우리은행 김단비는 '기다린 만큼'을 선정했다. 그는 "(이)명관이랑 같이 생각했다. 여자 농구를 시작하고 이렇게 오랜 기간 비시즌을 치른 건 처음이었다. 그래서 기다린 만큼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2025-2026시즌 여자프로농구는 오는 16일 오후 2시 25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BNK 썸-신한은행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