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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블랙리스트' 사건 상고 포기+대국민 사과…김규리 "트라우마 심했다" [ST이슈]
작성 : 2025년 11월 09일(일) 12:36

김규리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국가정보원이 이명박 정부 당시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 사법부의 국가 배상 책임 판단을 존중해 상고를 포기했다. 이와 함께 피해자들과 국민에게 공식 사과했다. 피해자 중 한 명인 배우 김규리는 트라우마를 고백하며 "상처는 남았고 그저 공허하기만 하지만 소식 기쁘게 받아들인다"고 입장을 밝혔다.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은 지난 7일 '문화계 블랙리스트 피해자와 국민께 사과드립니다'라는 입장문을 내고 "서울고등법원은 10월 17일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와 국정원이 정부를 비판하는 문화예술인들을 '블랙리스트'에 등재해 특정 프로그램 배제·퇴출 등 압박을 가한 불법행위를 한 데 대해 국가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법부 판단을 존중해 10월 30일 상고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국가 소송을 총괄하는 법무부에 의견을 전달했으며 상고 마감 기한인 11월 7일 법무부 지휘에 따라 상고를 포기했다"며 "이번 사건으로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입은 당사자분들과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와 함께 국정원은 "국민이 위임한 권한을 오·남용한 과오를 다시 한 번 철저하게 반성하고 국민이 신뢰하는 국정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은 이명박 정부 시절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이 '좌파 연예인 대응 TF'를 만들어 정부에 비판적인 성향을 보인 문화예술 인사들을 배제하는 등 압박 활동에 나선 것을 가리킨다. 이같은 사실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난 2017년 9월 발표된 조사 결과를 통해 알려졌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82명 명단에는 문화계 탁현민, 이외수, 조정래, 진중권, 김명곤, 배우 문성근, 명계남, 김민선, 권해효, 문소리, 이준기, 유준상, 김가연, 방송인 김미화, 김구라, 김제동, 노정렬, 오종록, 박미선, 배칠수, 황현희, 가수 윤도현, 신해철, 김장훈, 안치환, 윤민석, 양희은, 이하늘, 이수, 영화감독 이창동, 박찬욱, 봉준호, 여균동, 김동원, 박광현, 장준환, 양윤모, 김경형, 정윤철, 오지혜, 변영주, 윤인호 등이 포함됐다.

이중 문성근, 김미화를 비롯한 36명은 2017년 11월 블랙리스트에 올라 정신적·물질적 손해를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원세훈 전 국장이 공동해 원고들에게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하면서도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청구는 소멸시효가 지났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서울고등법원 민사27-2부(재판장 서승렬)는 지난달 17일 "국가는 이 전 대통령, 원 전 국장과 공동해 원고들에게 각 5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김규리는 8일 자신의 SNS에 국정원이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사과하고 상고를 포기했다는 내용을 담은 기사와 함께 "드디어 판결이 확정됐다. 그동안 몇 년을 고생했던 건지. 이젠 그만 힘들고 싶다. 사실 트라우마가 심해서 '블랙리스트'의 '블…'자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키게 된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와 함께 그동안 말 못했던 경험담을 털어놨다. 김규리는 '집 골목에 국정원 사무실이 차려졌으니 몸조심 하라'는 경고를 받았고, 며칠 내내 이상한 사람들이 집앞에서 서성거렸다고 주장했다. 영화 '미인도'로 시상식에 참석했을 당시에는 어딘가에서 전화가 왔으며, 작품 출연 계약 당일날 갑자기 취소 연락이 오기도 했었다고.

또한 블랙리스트 사실이 뉴스를 통해 나온 걸 접했을 때 SNS를 통해 심정을 짧게 표현한 걸 두고 그 다음날 '가만 안 있으면 죽여버린다'는 협박도 받았으며, 휴대폰 도청을 당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김규리는 "사죄를 하긴 했다는데 도대체 누구한테 사죄를 했다는 건지"라며 "상처는 남았고 그저 공허하기만 하다. 어쨌든 상고를 포기했다 하니 소식 기쁘게 받아들인다"라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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