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병, 치매와 예능이 결합했다. 파일럿 당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언포게터블 듀엣'이 정규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을 다시 찾아왔다.
5일 MBN '언포게터블 듀엣'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김진 PD와 MC 장윤정, 조혜련, 손태진, 오마이걸 효정이 참석했다.
'언포게터블 듀엣'은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출연자와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감동적인 듀엣 무대가 그려지는 리얼리티 뮤직쇼다. 지난해 9월 추석 특집으로 방송돼 '콘텐츠 아시아 어워즈 2025'에서 리얼리티쇼 부문 실버 프라이즈를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으며, 마침내 정규 편성을 확정 지었다.
언포게터블 듀엣 제작발표회 김진 PD 효정 / 사진=MBN 제공
◆ 기적, 음악으로 되살아나다
연출을 맡은 김진 PD는 정규 편성 성공에 대해 "많은 분들이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게 평가해 주셨다. 단순한 음악 예능이 아닌, 가족의 사랑을 전하는 방송이다. 어디서도 볼 수 없던 감동과 진정성이 전해진 것 같다"는 소회를 밝혔다.
치매와 예능이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두 이야기가 결합한 만큼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사실 섭외가 쉽진 않은데, 다들 기획안만 보고 흔쾌히 출연을 결정해 주셨다.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는 이야기를 빠짐없이 해주시더라. 이 자리를 빌려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김 PD는 "치매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하며 "특별한 시선이나 과장된 감정을 더하지 않고, 내 가족을 바라보는 일로 다가가게 하고 싶었다. '음악이 주는 힘'이 관전 포인트다. 기적이 음악으로 되살아나는 순간을 느끼실 수 있다"고 짚었다.
지난 방송에 이어 또 한 번 MC를 맡은 장윤정. 그는 "사실 그때 정말 힘들었다. PD님께 '만약 정규 편성되면 전 못 할 것 같다'고 말씀드리기도 했다. 그래도 이보다 더 보람 있는 방송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이와 함께 "처음 기획안을 받았을 땐 치매라는 단어에 굉장히 놀랐다. 예능에 어떻게 녹일지 걱정과 부담이 컸다. 방송을 해보니 해답이 보이더라. 두려운 질병이 아니라 함께해야 하는 병이라는 걸 알게 되실 거다. 치매 가족의 기억을 어떤 노력으로 이끌어내는지에 주안점을 두시고 보시면 좋을 것이다. 많은 분들이 희망을 가져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언포게터블 듀엣 제작발표회 장윤정 / 사진=MBN 제공
◆ 눈물·공감·진정성…'언포게터블 듀엣'엔 다 있다
장윤정은 프로그램을 두고 "정말 '리얼'이다. 대본이 있을 수도 없다. 이끄는 대로 끌려올 수도 없다. 방송을 보시면 이렇게 '찐'으로 완성될 수도 있구나 싶으실 것"이라며 "녹화가 끝나면 바로 귀가하시는 분들은 한 분도 안 계셨다. 다들 어르신분들 손을 잡고 다시 이야기를 나누셨다. 노래만 부르는 게 아니라 마음을 나눈다는 걸 느꼈다"고 회상했다.
손태진 역시 "추석 특집 때 계속 울기만 했던 기억이 난다. 장윤정 선배님 말씀처럼 정말 보람 있는 시간이었다. '이게 음악이지' 생각했다. 음악의 온기가 전달되는 감동이 있다. 많은 분들께 힘이 될 것"이라며 "전 연령이 무언가 하나씩을 얻어갈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기억 버스' '기억 정류장'이라는 디테일도 모두 치매와 연관이 있다. 밴드 연주자 분들도 변수에 늘 오픈이 돼있으시다"고 설명했다.
'막내' 효정 또한 "이렇게 드라마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구나 싶었다. 섭외를 받고 정말 감사했다. 제 또래 친구들이 이 방송을 통해 가족을 더 챙겼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기적이 가까이에 있다고 느꼈다. 보통 기적은 인생에 한 번 일어날까 말까 한, 멀리 있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나. 이 방송을 보면 기적이 우리의 옆에 있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라고 진심을 전했다.
언포게터블 듀엣 제작발표회 손태진 조혜련 / 사진=MBN 제공
◆출연진의 환상 케미…파도 파도 미담만
조혜련은 출연진이 하나가 되던 현장을 언급했다. "저희들의 케미는 많이 좋았다"던 그는 "녹화 중 어떤 분께서 갑자기 노래가 불가능하다고 하셨다. 그야말로 돌발상황이었다. 그래서 저희가 몸짓, 발짓을 하며 응원했다. 그게 너무 감동이었다. 사람이 착해지는 프로그램이다"라고 떠올렸다.
함께한 동료들의 미담을 꺼내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들기도 했다. "출연자 중 방송 이후 결혼을 하신 분이 있다. 그때 장윤정 씨가 엄청난 부조금과 화환을 전달했다. 그분이 얘기는 안 하셨지만 소문이 났다. 박서진 씨 어머님이 암 투병하실 때도 금전을 지원하신 걸로 알고 있다"며 장윤정의 미담을 대방출했다.
이에 장윤정은 "어떻게 아셨냐"고 놀라며 "어머니께서 절 정말 좋아해주셨다. 기억을 잃어가시는 분이 '장윤정이다' 하고 알아보시는 게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조혜련은 "프로그램에 들어가기 전부터 손태진 씨가 관련 제품 광고모델을 하셨다. 그래서 방송에 PPL이 붙었다. 이렇게 먹고살게 해주신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아울러 "임영웅 씨가 한번 나오셨으면 좋겠다. 태진 씨도 계시니, 함께 따뜻하게 응원해 주시면 정말 좋아하실 것 같다. 우리가 파이팅 할 수 있지 않겠나"라며 임영웅을 향한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한편 '언포게터블 듀엣'은 5일 밤 10시 20분에 첫 방송된다.
[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