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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장 프로젝트' 스무 살 이레의 시작 [인터뷰]
작성 : 2025년 11월 03일(월) 09:00

이레 / 사진=눈컴퍼니 제공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성인이 된 시점, 내가 가장 어리숙한 시절을 생각하면 너무나 생각날 거 같은 작품이에요. 촬영장에서 연기를 하고 호흡을 맞추면서 내가 아역배우로서 이만큼 쌓아놓은 것 그 이상이 있었구나란 걸 많이 깨달아서, 그 시작이 되는 작품이 아닐까란 생각이에요."

2006년생. 올해 스무 살이 됐고 곧 스무 살을 넘기게 되는 배우 이레가 '신사장 프로젝트'와 성인 연기자로서 시작을 알렸다.

지난 28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신사장 프로젝트'(극본 반기리·연출 신경수)는 미스터리한 비밀을 가진 신사장이 편법과 준법을 넘나들며 사건을 해결하고 정의를 구현해 내는 분쟁 해결을 다룬 드라마. 이레는 극 중 신사장의 조력자이자 딸 같은 존재 '이시온' 역으로 분했다.

사실 이번 역할을 하면서 걱정이 많았던 이레는 "성인캐릭터로서는 처음 인사를 드려서 어떻게 받아들여주실지에 대해 기대가 되면서 걱정도 많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저란 배우를 맞아주시고 반겨주신 기분이 들어 감사하다란 생각이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시작할 땐 얼떨떨했는데 벌써 끝난다 생각하니 아쉬운 마음이 크기도 하고 아직 믿기진 않는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신사장 프로젝트 스틸 / 사진=tvN 제공


대본을 받고 오디션을 볼 때까지만 해도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컸다. 이레는 "성인 캐릭터이기도 했고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에게 충분할 만큼 인사를 못 드린 것 같아서 대선밴인 한석규 선배님과 트리오를 해야 하는 작품 아니냐. 에피소드별 주인공도 많아서 그 사이에서 중심을 단단히 해줘야 한단 생각이 들었다. '나를 믿고 계시나?' 이런 생각도 들었다. 이어 "어떤 가능성을 보고 맡겨주셨을까란 생각에 최선을 다해야겠다란 생각이 들었다"면서 "감독님이 아직까진 때 묻지 않은 느낌이 시온이 잘 어울린다고 말씀해 주셨다"고 전했다.

캐릭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스쿠터를 몰게 된다는 걸 알게 된 이레는 '장롱 면허'였던 탓에 운전 실력을 재점검하고 오토바이 운전을 연습하는 시간을 가져야 했다. "'재미있겠다'고 단순하게 생각하다가 프로페셔널한 배달러의 모습을 보여줘야 해 서툰 모습은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감독님이 무술팀 연결해 주셔서 처음으로 스쿠터 연습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촬영이 진행될수록 점점 실력이 늘고 시동 거는 시간도 빨라졌다.(웃음)"고 덧붙였다.

'신사장 프로젝트' 3인방은 신경수 감독과 촬영 3달 전부터 주2회 대본 리딩을 하며 준비하는 시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레는 "사전에 리딩을 처음에 많이 한 건 처음이라 낯설기도 하면서 좋았다. 원래 친해지는데 시간이 걸리지 않나. 극 중 저는 후진상가에 익숙한 사람이라 신사장과 친숙함과 편안함이 키포인트라 생각했다. 촬영 전 같이 시간을 보내주신 덕분에 캐릭터 몰입에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첫 촬영 들어갔을 때 '리딩한 게 다행이다'란 생각이 들었다고. "아니었으면 긴장했을 거 같은데, 친숙한 신경수 감독님, 한석규 선배님, 배현성 오빠 있으니 안정감이 들었다. 긴장되고 잘하고 싶다란 생각이 들 때 오히려 풀어지고 릴랙스 되는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신사장 프로젝트 스틸 / 사진=tvN 제공


신사장, 조필립이라는 캐릭터 사이에서 '시온'이란 캐릭터 자리에 대한 고민도 필요했다. 이레는 "신사장이랑 필립, 시온이 트리오로 한 팀으로 해결하지 않나. 셋 중 나의 포지션이 무엇일까를 초반에 중점을 두고 연구했다. (다른 캐릭터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고, 또 신사장에는 어떤 관계를 주고받았는지 연구를 중점적으로 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신사장, 조필립이란 캐릭터와 시온의 관계성을 각각 어떻게 분석했을까. 이레는 "신사장님과는 촬영 전부터 '아빠와 딸'같은 느낌 아니냐. 사적인 영역을 넘어서지 않으면서도 서로의 마음을 존중해 주고 그런 편안한 관계란 생각이 들었다. 누구보다 신뢰가 바탕이란 생각이 들었다. 제 주위의 가족이나 편안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떠올리며 대본을 읽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필립은 시온이가 초반부터 마음을 열진 않았던 인물이라 어떤 시점부터 마음을 열 수 있었을까. 이런 관점을 찾아보려 했다"고 말했다. 신사장과 조필립을 대하는 태도가 다른 이유에 대해서는 "필립한테 대하는 포지션이 원래 성격이라 생각하고 신사장이 시온에게 예외라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알바를 해왔다보니 신사장과 시간을 쌓아온 게 다르지 않나"고 분석했다.

극 중 신사장과 조필립은 여러 사건을 통해 점차 생각이나 태도가 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럼 이레가 생각하는 시온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일까. "필립과의 관계성에서 (시온의 변화가) 좀 더 보인다 생각했다. 사람을 대하거나 마음을 여는 것에 투박했던 시온이가 필립과 함께 하면서 사랑을 배워가고 따뜻한 마음을 배워가는 게 있었다. 그래서 대사 톤 입는 옷 캐릭터가 점점 밝아지지 않았을까"라고 생각을 전했다.

이레 / 사진=눈컴퍼니 제공


앞서 이레는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지옥' 시즌 1·2와 '무인도의 디바'를 비롯해 영화 '소원' '반도' 등으로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 덕에 여자 청소년 연기상·여주조연상을 수상하며 아역·청소년 배우 때부터 연기를 인정받았다.

당시의 이미지가 드라마 팬들에게 아직 남아있는 상황에서 '신사장 프로젝트'로 시청자를 만나게 된 이레였다. 아역 배우의 경우 성인이 된 이후에도 과거의 이미지에 영향을 받기도 하는데, '신사장 프로젝트'를 하면서 이레는 "시온이가 성장하는 캐릭터 아닌가. 학교 일이나 어릴 때부터 일을 시작하면서 겪는 내면적 성장의 궤도라고 해야 할까, 시청자들께서 자연스럽게 저라는 배우를 함께 받아들여주실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럼 성인 연기로 시청자에게 얻고 싶은 반응은 무엇이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레는 "시청자께서 절 어떻게 인지하실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시온이를 연기하는 과정에서 어색하거나 '안 어울리는데?' '시온이 같지 않은데?'란 생각이 들지 않았으면 했다. 그저 '배달하는 시온이'로 봐주시면 좋겠다란 욕심도 갖고 생각했다. 그런데 작품 공개되고 '많이 컸다' '벌써 이렇게 컸어?'란 의견도 있고. (성인이 된 이레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주시는 거 같다.

극 중 시온이처럼 검정고시를 본 이레. 학창 시절의 추억이 없다는 것에 아쉬움이 크지 않았을까. "학창시절이라는 시기를 꽉 차게 보내서. 사람들을 만나고 일을 하면서도 그렇고, 빈 공간을 느끼지 못할 만큼 되게 꽉 찬 시간을 보내 딱히 아쉽다란 생각은 못했다"면서 "배운 것과 얻은 것이 많다. 오히려 럭키? 이런 생각"이라며 웃었다.


이제 막 성인 연기자 반열에 올라선 이레의 향후 활동 목표나 행보가 궁금해졌다. 이레는 "무겁게 생각하고 싶지 않다. '난 이런 길을 갈 거야'라기보다, 시청자 그리고 관객들께서 절 어떻게 봐주시냐에 따라 흐름에 따라 연기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교복 입고 싶어 하시면 언제든 교복을 입고 싶다. 이레의 색다른 모습을 보고 싶어 하시면 기분 좋게 그런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다. 열어두고 생각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재미있는 배우였으면 좋겠어요. 어떤 얘길 할지, 어떤 표정을 지을지. 계속 궁금증이 남는 배우였으면 좋겠어요. 그게 사실 연기자로서는 가장 큰 목적이라 생각되니까요. 그 과정을 함께 지켜봐 주시면 좋겠어요."

이레는 '신사장 프로젝트'와 스무 살을 함께 했다. "2월쯤 됐나? 바로 '신사장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돼 이 작품과 함께 스무 살을 시작하게 됐다. 별로 다른 게 없는 거 같다란 생각을 했는데 드라마를 끝내니 나름 꽉 차게 했다란 생각이 든다. 아직까지 뚜렷하게 느끼진 못하지만 그래도 좀 결이 다른 성장을 겪고 있는 거 같다"고 했다.

"저에게 스무 살은 허들 같은 느낌이라, 그걸 넘은 시점이 딱 오늘인데 그다음이 있을 거라 생각하니 저는 아직 '이게 뭐지?' '내가 스무 살이라고?' 이런 느낌이고. 벌써 스무 살이 끝나간다는 거에 아쉬움이 조금 남긴 하는데, 그래도 너무 오버하지 않고 지금의 페이스대로 현재에 집중하면서 나아가야겠다는 게 지금의 가장 큰 목표예요."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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