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2년 만의 통합 우승, 그 중심엔 베테랑이 있었다.
LG 트윈스는 31일 오후 6시 30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한화 이글스와 원정 경기에서 4-1로 승리했다.
이로써 LG는 시리즈 전적 4승 1패를 기록, 2023년 이후 2년 만이자 통산 4번째(1990·1994·2023·2025)로 가을 무대의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아울러 LG는 정규 우승을 차지한 모든 시즌에 한국시리즈에서도 정상에 오르는 완벽한 시즌을 완성했다.
또 LG는 올 시즌 개장한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린 첫 번째 KBO 팀이 됐다. 2020년대 들어 두 차례 통합 우승을 이룬 팀 역시 LG가 처음이다.
LG의 선발로 나선 톨허스트는 7이닝 4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1실점을 기록, 우승 경기의 승리 투수가 됐다. 이날 톨허스트는 97개의 공을 던졌고, 직구 46구, 커터 21구, 커브 15구, 슬라이더 1구, 포크 14구를 구사했다. 최고 구속은 154km/h까지 나왔다.
타선에선 김현수의 활약이 빛났다. 이날 김현수는 4타수 3안타 1볼넷 2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김현수는 이번 한국시리즈 5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529(17타수 9안타) 1홈런 8타점 3득점을 기록했다. 시리즈 내내 뜨거운 타격감을 이어간 그는 기자단 투표 89표 중 61표(득표율 68.5%)를 받아 MVP로 선정됐다.
특히 4차전에선 3안타를 폭발하며 극적인 역전승의 주역이 됐고, 동시에 KBO 포스트시즌(PS) 통산 최다 안타 신기록(102개)을 작성했다.
김현수는 이날 5차전에서도 3안타를 추가하며 PS 최다 안타 기록을 105개로 늘렸다. PS 통산 최다 루타도 149개로, 홍성흔(두산 베어스)과 타이를 이뤘다. PS 통산 최다 볼넷(51개), 타점(63개) 기록도 새로 썼다.
2006년 신고 선수로 두산에 입단한 김현수는 2015년까지 10년간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했다. 꾸준히 성적을 내며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자리매김한 그는 2015년 두산에서 첫 번째 우승 반지를 획득했고, 신고 선수 신화를 썼다.
이후 빅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그는 볼티모어 오리올스,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거친 뒤 FA를 통해 LG와 계약하며 KBO 무대로 복귀했다.
LG에 이적한 뒤 그는 팀을 강팀으로 올려두는 데 큰 기여를 했다. 베테랑다운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며 선수단에 강팀의 컬러를 주입시켰고, 이후 LG는 꾸준히 가을 야구를 가는 팀이 됐다.
김현수의 노력은 2023년 결실을 맺었다. LG 트윈스는 29년 만에 정상에 올랐고, 그 역시 2번째 우승 반지를 끼게 됐다.
최근 부진한 성적으로 '에이징 커브'라는 소리도 나왔지만, 김현수는 2년 전처럼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내며 베테랑의 힘을 보여줬다.
이날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현수는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5번째 우승 반지"라고 전했다.
이하 김현수와 일문일답이다.
승리 소감은
- 너무 기분이 좋다. 20년 찬데 한국시리즈 MVP는 처음이다. 생각도 못했는데 올 시즌 인정받게 돼서 기분이 너무 좋다.
올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 광주에서 (박)해민이가 동점 3점포를 쳤다. 그날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동안 버스를 잘 탔다고 했다. 이번엔 운전을 했는데
- 운전 힘들다. 버스를 잘 탔다고도 했고, 좋은 선후배와 좋은 팀을 만났다고 많이 얘기해왔다. 우리 팀 선수들이 하나같이 다 버스 얘기를 하다 보니까 그래서 (저도) 그쪽으로 갔다. 좋은 팀과 좋은 선후배를 만났다는 것에 대해, 함께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2025년 김현수가 2008년 김현수에게 한마디 한다면
- 그냥 그때처럼 못하라고 말하고 싶다. 그때 배움이 컸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베테랑 소리를 듣는 선수로 됐다고 생각한다. 그때 정말 어렸는데 좋은 선배들이 옆에서 많이 다독여줬다. 그것 덕분에 제가 성장할 수 있게 됐다.
이전 우승과 비교해 본다면
- 올 시즌 시작하기 전에 두 시즌 동안 저답지 않은 성적이 나와서 많이 걱정했다. 몸이나 이런 데가 안 좋아서 그랬다면 생각이 달랐을 텐데 몸도 건강하고 체력도 다른 선수들보다 나은 것 같은데 잘 안 됐다. 안 된 이유를 알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시즌을 시작했다. '내가 경기를 게속 나가는 게 힘들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준비했다. 그래서 초반에는 나갈 수 있을 때 최선을 다했고 준비를 많이 했다. 계속 나갈 수 있을 때는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 그래서 사실 올해는 우승하고 많이 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눈물이 안 났다.
LG에 합류한 뒤 팀 문화가 바뀌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은데
- 제가 보기보다 정이 있는 스타일이다. 모든 분들에게 정을 베푸는 성격이다. 후밴들한테 하는 건 선배들한테 배운 거다. 분위기는 제가 아니라 선수들이 바꿨다.
앞으로의 목표는
- 올해까지 반지가 3개인데 5개까지 하는 게 목표다. 그건 혼자 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동료들과 함께하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MVP 확신한 순간은
- MVP는 (박)동원이가 홈런 한 방만 치면 받을 거라 생각했다. 포수로서 좋은 역할 해줬고, 2년 전 우승 때도 아쉽게 떨어진 거로 안다. 크게 생각 안 했는데 선수들이 6회부터 MVP 얘기를 하더라. 저는 동원이가 치면 받을 거라 했는데, 동원이는 저를 주려고 그랬는지 오늘은 수비를 열심히 했다.
올해 FA로 떠날 생각은 없나
- 그건 제가 원한다고 되는 게 아닌 것 같다.
FA로서 어필을 해본다면
- 제가 어필할 게 있겠나. 10개 구단이 저에 대해 다 알지 않을까. 언제 못하고 언제 잘하고 너무 많은 수치가 나와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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