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오대진 기자]KIA 타이거즈의 올 시즌 화두는 양현종(27)의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이다. 양현종은 최근 몇 시즌 동안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시즌 초반 '에이스 모드'로 팀을 이끌었지만, 여름 이후 성적이 곤두박질쳤다.
"올해는 다를 것"이라고 선언했다. 양현종은 지난 달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전지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떠나며 "지난 시즌과는 다르게 천천히 준비하려고 한다. 항상 캠프 때 많은 공을 던져 페이스를 개막전에 맞춰 끌어올렸었다. 그것보다는 스스로 변화를 주려고 한다. 시범경기까지 천천히 페이스를 끌어올릴 생각이다. 개막전에 베스트 컨디션이 아니더라도 7,8월에 많이 처지기 때문에 그 때를 위해 변화를 택했다"고 전했다.
지난 몇 시즌 동안의 후반기 부진이 마음에 걸렸는지 양현종은 많은 고민을 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택한 변화에 대한 언급에서는 결연함마저 느껴졌다.
▲ 양현종의 2014시즌 월별 평균자책점
4월: 33이닝 10실점,
2.73
5월: 35이닝 10실점,
2.57
6월: 27.2이닝 19실점,
6.29
7월: 29이닝 13실점,
4.03
8월: 22.1이닝 13실점,
5.29
9월: 7이닝 8실점,
10.29
10월: 17.1이닝 8실점,
4.21
시즌: 16승8패 평균자책점 4.25
양현종의 지난 시즌 기록을 살펴보면 시즌 시작과 동시에 두 달 동안은 평균자책점 2점대를 기록하며 '에이스' 다운 피칭을 했지만, 6월 이후에는 전혀 그러지 못했다.
팀 성적도 양현종의 컨디션과 비례했다. 지난 시즌 6월말까지 33승37패를 기록하며 6위에 올라 있던 KIA는 4위 롯데 자이언츠(35승30패1무)네 4.5게임차로 뒤지고 있었다. 그러나 8월 말, 46승61패로 8위까지 떨어진 KIA는 9월 말에는 49승66패를 기록, 최하위 한화 이글스(47승67패2무)에 1.5게임차까지 쫓기며 체면을 구겼다.
▲ 양현종의 2013시즌 월별 평균자책점
4월: 30.2이닝 4실점,
1.19
5월: 24.2이닝 7실점,
2.60
6월: 26.2이닝 10실점,
3.44
8월: 5.2이닝 9실점,
15.58
9월: 11이닝 5실점,
4.09
10월: 6이닝 1실점,
1.50
시즌: 9승3패 평균자책점 3.10
2013시즌에도 마찬가지였다. 전반기 14경기에서 9승1패 평균자책점 2.30을 기록하며 KIA의 선발 로테이션을 이끌었던 양현종은 왼쪽 갈비뼈 부근의 근육 부상으로 두 차례나 엔트리에 제외되며 7월을 통째로 날렸다. 부상 이후 후반기 성적 2패 평균자책점 6.08은 양현종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지난 달 1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전지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했다. / 사진 이영훈 기자
부진했던 시기들을 곱씹은 양현종은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우승팀 자부심보다는 새로운 모습 보여줘야 한다"고 변화를 외쳤다. 그는 "여러가지 많이 새로운 것 같다. 감독님과 코칭스태프가 많이 바뀌셨다"며 "메이저리그 진출 타진으로 마무리캠프에 참가하지 못했다. 팀에 스스로 적응하도록 노력하겠다. 지난 시즌에 미흡했던 점인 제구력이나 체력적인 면 등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것이 목표다. 훈련이 많이 힘들더라도 끝까지 따라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올 시즌 목표도 전했다. 그는 "탈삼진왕 타이틀은 놓치고 싶지 않다. 지난 시즌 외국인투수들이 잘 던졌다. 한국야구인의 한 사람과, 함께 활동하는 투수로서 자존심이 상했다. 올 시즌에는 지난 시즌보다 경쟁이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탈삼진 잡으려 더 노력할 것"이라며 탈삼진왕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다. 더불어 "평균자책점도 생각 안했는데 많이 높더라. 평균자책점도 생각해야겠고, 물론 이닝도 많이 던져야 한다. 열심히 보다는 잘 해야겠다는 목표의식이 있다"고 '에이스'로서의 역할을 전했다.
지난 시즌 후반기 부진과 메이저리그 진출 실패로 아쉬움도 엿보이긴 했지만, 다시금 각오를 다진 양현종의 모습에서는 자신감과 함께 여유도 나타났다.
소속팀 KIA의 '에이스 대우'도 양현종의 동기부여를 도왔다. 양현종은 "스스로 돈에 대해서 큰 욕심은 없었다. 미국 진출에 실패하며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구단에서 많이 대우해 주시고 생각해주셨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지난 달 11일 KIA와 지난해(1억2000만 원)보다 233.3% 인상된 4억 원에 계약했다.
최고 대우에 책임감도 느꼈다. "어느덧 제 밑에 후배가 많더라. 벌써 9년차가 됐다"며 "2009년 우승했을 때만 생각했는데 어느덧 6년이 지났다. (나)지완이 형 라커룸에 우승했을 당시의 신문이 있는데 흑백처럼 빛이 바랬다. '추억으로 간직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승팀의 자부심보다는 새롭게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한편, KIA는 다음 달 4일까지 일본 오키나와(킨 구장)에서 스프링캠프를 운영한다. 이번 스프링캠프에는 김기태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11명, 선수 46명 등 57명의 선수단이 참가한다. 선수단은 체력 및 기술, 전술 훈련을 펼치고, 2월 중순부터 한국 및 일본팀들과의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오대진 기자 saramadj@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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