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그룹 뉴진스(NewJeans)가 어도어(ADOR) 간 전속계약 분쟁의 1심 선고에서 뉴진스가 완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부장판사 정회일)는 30일 오전 9시 50분 어도어가 뉴진스 멤버 5인(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을 상대로 제기한 전속계약 유효 확인 소송의 선고기일에서 "어도어와 뉴진스의 전속계약은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이날 재판부는 "전속계약의 해지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민희진이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됐다는 것만으로 매니지먼트 공백이 발생했거나 피고인이 업무를 수행할 능력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가 반드시 민희진으로 하여금 매니지먼트 업무를 맡아야 한다는 내용은 기재되어 있지 않다. 또한 민희진이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됐다 하더라도 사내이사로서 피고인 업무에 참여할 수 있었기 때문에 대표이사 직위에 꼭 있어야 했던 것은 아니다. 원고는 민희진에게 뉴진스 프로듀싱 업무를 위임하겠다는 업무 위임계약서 초안을 보내 프로듀서 업무를 담당하게 했다. 이후에도 뉴진스 프로듀서 위임을 재차 제안했다. 민희진이 스스로 사임했기 때문에 피고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민희진 해임 과정이 정당했는가에 대해서는 "민희진 카톡 대화 내용에 의하면 민희진은 뉴진스를 하이브로부터 독립시키려는 의도로 사전에 여론전, 소송 등을 준비, 전면에 나서지 않고 피고인을 내세워 하이브가 피고인을 부당하게 만들었다는 여론을 만들고 투자자를 알아본 것으로 보인다. 피고들이 주장하는 것과 달리 내용들로 보았을 때 피고인을 보호하기 위함으로 보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신뢰관계 파탄에 관해 "모 언론사 기사에 피고인 연습생 사진이 기재되자 원고는 해당 언론사에 두 건이 삭제되도록 조치하거나 블러 처리되도록 했다. 원고는 피고들이 연습생 사진 및 영상에 대한 게시글 게재 중재 조치를 취한 점, 해당 언론사에도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보아 원고가 필요한 조치를 다하지 않았다고 보기 힘들다"고 했다.
또 "뉴진스와 아일릿의 기획한 일부에서 유사한 점이 확인되긴 하나 아일릿이 뉴진스를 복제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하이브 PR담당자 발언 역시 뉴진스 폄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고, "아일릿 멤버들에게 무시하라고 지시한 내용에 대해 당시 하이브 CCTV 영상에 따르면 아일릿 멤버 세 명이 하이브 사옥에 들어오면서 하니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는 게 확인됐다.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하니를 무시했다고 인정하기 힘들다. 하이브 관련 CCTV 영상 확인을 요청한 결과 사업 보안팀이 하니가 아일릿 멤버 세 명과 조우한 영상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하이브는 뉴진스에게 210억 원을 투자했다. 데뷔 초부터 뉴진스는 큰 성과를 거두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이브가 뉴진스를 포기하고 다른 걸그룹에 집중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뉴진스의 경우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팬덤 형성 등을 한 후 콘텐츠 제작 등에 대해 결정권을 행사했다. 그 결정권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인격권 침해를 주장했다. 연예인에게 자유의사에 반하는 전속활동을 강제하는 것은 연예인의 인격권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으나, 이 사건 전속계약을 유지하는 것이 피고들의 자유의사에 반하는 전속활동을 강제하여 피고들의 인격권을 침해하게 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전속계약 해지 여부에 대해선 "피고들이 주장하는 신뢰관계 파탄 사유. 하이브가 뉴진스 데뷔 직전 홍보를 방해하고 방시혁이 인사를 받지 않는 등 부당한 대우, 명품 앰버서더 제안 등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거나 이를 방해했다는 사유들은 인과관계가 부족하다"고 했고, 민희진에 대해서도 "하이브가 보복감사를 했다고 주장하는데 앞선 바와 같이 2024년 같은 달 10일 이후 시점으로 민희진이 여론전을 먼저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법적 분쟁으로 인한 신뢰관계 파탄 주장은 법적 분쟁이 발생하면 당연히 신뢰관계가 안 좋아지게 된다. 전속계약 통보 사유로 인정하기 힘들다"면서 "원고와 피고 사이 2022년 4월 21일 체결된 전속계약은 유효하다. 소송비용은 피고인들이 부담한다"고 했다.
1심 선고 후, 뉴진스는 즉각 항소하겠다고 입장을 냈다. 뉴진스 측은 "멤버들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나, 이미 어도어와의 신뢰관계가 완전히 파탄된 현 상황에서 어도어로 복귀하여 정상적인 연예활동을 이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라면서 "이에 멤버들은 제1심 판결에 즉각 항소할 예정이며, 항소심 법원에서 그간의 사실관계 및 전속계약 해지에 관한 법리를 다시 한번 종합적으로 살펴 현명한 판결을 내려 주시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뉴진스는 지난해 11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어도어에 전속계약 해지를 선언했다. 이에 어도어는 지난해 12월 "뉴진스와의 전속계약이 유효하게 존속한다는 점을 법적으로 명확히 확인받고자 한다"며 서울중앙지법에 전속계약 유효 확인의 소를 제기했다.
이와 함께 어도어는 기획사 지위 보전과 광고 계약 체결 금지 가처분도 제기했다. 가처분 심문에서 법원이 어도어의 손을 들어주면서 뉴진스는 독자 활동을 할 수 없게 됐고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여기에 법원은 어도어가 뉴진스를 상대로 제기한 간접 강제 신청도 인용했다. 재판부는 "뉴진스가 전속계약유효확인의 소의 제1심 판결 선고 시까지 어도어의 사전 승인 또는 동의 없이 독자적이거나 제삼자를 통한 연예활동을 해선 안 된다"며 이를 위반할 경우 1회당 10억 원의 배상금을 어도어에 지급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공판에서 어도어 측은 뉴진스에 대한 하이브의 210억 원 투자, 멤버 각 50억 원의 정산 등을 언급하며 "이런 식의 일방적인 파기는 전속계약에 명백히 반하는 것이다. 이 사건의 본질은 실패의 리스크는 기획사에 전가시키고 성공의 과실은 독식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K팝 산업의 기초를 붕괴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뉴진스 측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에 대한 하이브의 감사로 분쟁이 시작됐다면서 어도어가 뉴진스를 보호하지 않아 신뢰가 깨졌다고 주장했다.
뉴진스 측은 어도어와의 화해 조건으로 '지난해 4월, 민 전 대표에 대한 감사권이 발동하기 전 어도어로 되돌려주는 것'을 내세우며 사실상 민 전 대표의 복귀를 희망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어도어는 지난해 11월 뉴진스가 일방 계약해지를 선언한 이후부터 줄곧 "다시 돌아와 함께 활동하자"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 전 대표 복귀에 대해선 거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법원은 두 차례 조정기일을 열어 양측의 합의를 시도했으나, 끝내 합의를 보지 못하고 조정불성립으로 종결됐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