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각 방송사들이 저마다 축구, 야구, 배구 등 스포츠 예능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기대만큼 시청자를 끌어모으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중에는 '신인감독 김연경'처럼 시청자의 주목을 받는 프로그램이 있는 반면, '최강야구'처럼 0%대 시청률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지난달 28일 첫 방송된 MBC '신인감독 김연경'은 신인감독으로 돌아온 배구계의 전설 김연경의 구단 창설 프로젝트다. 프로 무대에서 충분한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여전히 기량과 열정을 지닌 선수들이 뭉쳐, 김연경 감독의 지도 아래 다시 한번 코트를 누비는 과정을 담았다.
'필승 원더독스'는 은퇴했거나 드래프트에서 탈락, 혹은 팀에서 방출된 '언더독' 선수들이 모인 창단팀이다. 김연경은 "은퇴 이후 많은 프로그램 제안이 있었지만, 배구 예능은 처음이었다. 이번 기회가 배구를 알리고 언더독 선수들에게 무대를 만들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개인적으로도, 배구 전체적으로도 꼭 필요한 도전이라고 생각해 참여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원더독스는 드라마틱한 경기 내용으로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26일 방송된 MBC '신인감독 김연경' 5회에는 일본 슈지츠 고등학교와의 경기 마지막 이야기가 전파를 탔는데, 원더독스는 앞서 세트 스코어 2:0으로 앞서갔음에도 체력이 점차 떨어져 3, 4, 5세트를 연속으로 내주며 세트 스코어 2:3으로 역전패하는 아픔을 겪었다.
경기 이후 김연경 감독은 몽골 출신 인쿠시와 1:1 면담을 진행, 그에게 "마인드 자체를 바꿔야 한다. 그래야 큰 선수가 된다. 더 큰 데 가려면 큰 생각을 해야 한다"며 따끔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감독이자 선배로서 자신감이 결여된 선수에게 용기를 불어넣는 그의 모습이 울림을 선사했다. 배구선수가 되기 위해 고등학교 1학년 때 한국에 온 인쿠시의 이야기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처럼 '신인감독 김연경'은 경기 내용뿐만 아니라 김연경 감독과 선수들의 이야기에도 집중하면서 배구 종목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에 시청률 또한 응답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신인감독 김연경' 5회는 전국 기준(이하 동일) 4.1%를 기록했다. 1회 2.2%로 출발, 지난 12일 방송된 3회는 4.7%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JTBC는 현재 축구 예능 '뭉쳐야 찬다4'와 야구 예능 '최강야구'를 방영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로 꼽히는 축구와 야구를 소재로 하고 있어 스포츠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뭉쳐야 찬다4'의 경우 초대형 스케일의 리그전 '판타지리그'를 창설해 안정환 감독, 김남일 감독, 박항서 감독, 이동국 감독의 축구 지략 대결로 흥미를 높였다. 지난 26일 방송에서는 박항서 감독을 대신해 구자철 감독이 새롭게 합류하는 과정과 신고식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졌다.
하지만 시청률은 지난 회 3.6%에서 1.5%p 하락한 2.1%를 기록했다. 지난주 방송은 임영웅 효과로 종편·케이블을 포함한 비지상파 채널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새 시즌에 돌입한 '최강야구'는 현재 추락 중이다. 지난 20일 방송된 '최강야구' 122회는 시청률 0.8%를 기록했다. 지난달 22일 시청률 1.5%로 출발, 이후 지속적으로 시청률이 감소해 0%대라는 굴욕을 맛봤다.
스포츠 예능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SBS는 다음달 29일 농구를 소재로 한 '열혈농구단: 라이징이글스' 방영을 앞두고 있다. 선수 시절 '국보급 센터'라 불린 서장훈이 '라이징이글스'의 감독을 맡은 예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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