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호주가 미국을 꺾고 왕관의 주인이 됐다.
호주는 26일 오후 경기도 고양의 뉴코리아 컨트리클럽(파72/6542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국가대항전 한화 라이프플러스 인터내셔널 크라운(총상금 200만 달러, 우승상금 50만 달러) 결승전에서 미국을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인터내셔널 크라운은 LPGA 투어 유일의 국가대항전으로 지난 2014년 처음 열렸다. 초대 대회에서는 스페인, 2016년 대회에서는 미국, 2018년 대회에서는 한국, 2023년 대회에서는 태국이 정상에 올랐으며, 이번 대회에서는 호주가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또한 호주는 지난 2023년 이 대회 결승전에서 태국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던 아쉬움도 깨끗이 씻었다.
호주는 이날 오전에 펼쳐진 준결승전에서 월드팀을 가까스로 제압하고 결승전에 진출했다. 마지막 포섬(2명의 선수가 하나의 공을 번갈아 치는 방식) 매치에서 패색이 짙었지만 마지막 18번 홀에서 그레이스 킴이 극적인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고, 2차 연장까지 가는 승부 끝에 승리하며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호주는 미국과의 결승전에서도 기세를 이어갔다. 싱글 매치플레이 2경기와 포섬 1경기가 펼쳐진 가운데, 이민지가 에인절 인을 2&1(1홀 남기고 2홀 차)로 격파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이어 싱글 매치플레이 두 번째 경기에서도 한나 그린이 노예림을 2&1로 격파하며 우승을 확정 지었다.
포섬 경기에서도 스테파니 키리아쿠-그레이스 킴이 릴리아 부-로런 코플린을 상대로 16번 홀까지 1홀 차로 리드한 상황이었지만, 호주의 우승이 확정되면서 그대로 경기가 종료됐다.
이민지는 이번 대회 기간 동안 5경기에서 4승1무를 기록하며 우승의 주역이 됐다.
세계랭킹 2위 넬리 코다가 불참한 미국은 전날 조별리그에서는 호주에 1승1무로 우위를 점했지만, 결승전에서는 패배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인터내셔널 크라운 최초 2회 우승 달성에도 실패했다.
이민지는 우승 기자회견에서 "동료 선수들과 함께 우승의 기쁨을 나눌 수 있어서 정말 뜻깊다. 이번 우승은 개인적인 기쁨을 넘어, 팀으로서 함께 만들어낸 성과라 더 의미 있다"며 "이번 주 내내 모두가 놀라운 끈기와 저력을 보여줬고, 그 덕분에 결승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결승전 싱글 매치플레이 2경기 승리로 우승을 확정 지은 그린은 "마지막 퍼트의 의미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긴장도 됐지만, 팀에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다"고 전했다.
준결승전에서 극적인 버디로 결승 진출의 발판을 놓은 그레이스 킴은 "키리아쿠와는 코스에서뿐만 아니라 코스 밖에서도 호흡이 아주 잘 맞는다. 서로 친하고 궁합이 좋아서 좋은 흐름을 계속 이어가려고 노력했다"고 동료에게 공을 돌렸다.
키리아쿠도 "호흡이 잘 맞는 선수들과 함께 경기할 수 있어서 즐거웠고, 훨씬 수월하게 플레이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3-4위전에서는 월드팀이 일본을 2승1패로 꺾고 3위를 차지했다.
월드팀은 싱글 매치플레이에서 찰리 헐(잉글랜드)이 후루에 아야카에 4&3으로,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다케다 리오에 3&2로 이기며 승리를 확정 지었다.
일본 사이고 마오-야마시타 미유는 포섬 매치에서 브룩 헨더슨(캐나다)-슈웨이링(대만)을 4&3으로 제압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한편 고진영과 김효주, 유해란, 최혜진이 출전한 한국 조별리그 B조에서 1승3무2패로 조 3위에 그치며 4강 진출에 실패, 대회를 일찍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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