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가 가을 야구의 가장 높은 무대에서 맞붙는다.
KBO는 25일 오후 2시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정규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LG는 2023년 이후 2년 만에 통합 우승을 노린다. LG에선 염경엽 감독을 비롯해 주장 박해민과 임찬규가 참석했다.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를 3승 2패로 마무리한 뒤 KS 무대를 밟은 한화는 1999년 이후 26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한화에선 김경문 감독과 주장 채은성, 정우주가 나섰다.
본격적인 미디어데이에 앞서 양 팀은 출사표를 공개했다.
먼저 LG 염경엽 감독은 "정규 시즌이 끝나고 3주가 넘는 시간 동안 팀이 가장 잘했던 부분을 중심으로 열심히 준비했다. 한국시리즈를 함께할 한화는 투타 짜임새가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 또한 단단한 조직력과 짜임새 있는 야구를 하는 게 장점이다. 2023년 한국시리즈처럼 이번에도 멋진 승부를 펼치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느낌은 2023년과 똑같다. 기회는 항상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 한국시리즈도 절실하게 임하겠다. 좋은 경기로 팬분들께 보답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화 김경문 감독은 "예상했던 것보다 선수들이 PO에서 너무 잘해줬다. LG는 여러모로 짜임새가 강한 팀이지만, 선수들과 함께 좋은 경기하면서 올해는 꼭 우승을 하고 싶다"며 "생각보다 선수들 컨디션이 굉장히 좋다. LG가 강한 팀이지만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2004년 감독 커리어를 시작한 김경문 감독은 두산, NC에 이어 한화까지 커리어 5번째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게 됐다. 아직 한국시리즈 우승이 없는 김 감독은 "준우승을 많이 했다. 우승에 대한 목마름은 항상 있다. 하지만 우승은 하늘에서 정해주는 것"이라며 "욕심보단 선수들과 즐겁게 한 경기 한 경기 풀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선수들도 포부를 밝혔다.
임찬규는 "시리즈를 준비하면서 한화 경기를 많이 분석했다. 한화 선수들의 장점과 단점을 각자 잘 파악했다. 감독님이 디테일에 대한 부분을 많이 강조하셨는데 선수들이 잘 준비했다. 시리즈를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한화의 경기를 보니 굉장히 강해보였다. 저희도 디테일을 잘 신경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플레이오프 1차전 결승타, 5차전 5타점으로 한화 한국시리즈행의 주역이 된 채은성은 "힘들게 여기까지 왔는데 마지막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며 "LG가 친정팀인데 한국시리즈에서 만나면 재밌을 것 같다. 선수들 컨디션도 팀 분위기도 너무 좋다. 재밌게 경기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LG 주장 박해민은 "이천에서부터 잘 준비했다. 선수단, 코칭 스태프 프런트와 많이 소통했다. 한화가 힘들게 올라왔는데, 우리는 상대 팀이 누구든 우리의 야구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야구를 하다 보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한화의 특급 신인 정우주는 "1년 차인데 많은 걸 경험했다. 재밌는 시즌이었다"며 "플레이오프에 이어 한국시리즈도 경험할 수 있어 마음가짐이 남다르다"고 밝혔다.
1차전 선발투수는 앤더스 톨허스트와 문동주다.
지난 8월 대체 외국인 선수로 LG에 합류한 톨허스트는 올 시즌 8경기에 등판해 6승 2패 평균자책점 2.86을 기록했다.
염경엽 감독은 "저희 선발 중에 가장 좋은 구위를 갖고 있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선 3~5차전을 3일 연속으로 치르기 때문에 1차전 선발이 4일 로테이션을 돌아야 한다. 요니 치리노스는 체력적으로 부담을 갖고 있어서 체력 문제가 덜한 톨허스트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화의 선발로 나서는 문동주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24경기 11승 5패 평균자책점 4.02를 작성했다. 플레이오프에선 2경기에 나와 1승 1홀드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리즈 MVP로 선정됐다.
김경문 감독은 "문동주가 포스트시즌에서 자신감 있게 잘 던졌다. 날짜상으로도 문동주가 맞다고 생각해서 결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두 감독은 한국시리즈 출전 엔트리에 대해 언급했다.
염 감독은 "LG는 9명의 주전이 확실한 팀이다. 이에 따라 특별한 대타 요원보다는 경기 후반 번트 등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선수를 마지막 한 명으로 선택했는데, 이영빈이다. 이영빈이 그런 부분을 잘해줬으면 좋겠다. 선수들이 팀에서 자신의 역할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해낼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춰 엔트리를 짰다"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은 "투수 쪽이 한 명 더 늘었다. 아무래도 LG는 공격, 수비, 주루가 모두 탄탄한 팀이기 때문에 투수 부문에 신경써서 한 명 더 넣었다"고 이야기했다.
키 플레이어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김 감독은 "채은성과 정우주"라고 답했다.
염경엽 감독은 "송승기와 박해민이다. 송승기는 선발에서 불펜으로 보직을 바꿨는데, 중간에서 얼마나 핵심적인 역할을 해주는지가 중요하다. 또 KS에서는 주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안타와 홈런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팀 분위기를 끌고 가야 한다. 그 역할을 할 핵심 선수가 박해민이다. 그런 부분과 함께 타석, 수비에서도 좋은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임찬규와 정우주는 상대 팀에서 각자 경계되는 타자를 꼽았다.
정우주는 오스틴 딘을 말한 뒤 "굉장히 까다롭다. 제 직구가 떠오르는 느낌을 저도 알고 있는데, 그걸 오스틴이 잘 공략하더라. 2스트라이트 이후에도 파울은 많이 쳐서 투구수가 늘어난 적도 있다"고 전했다.
임찬규는 "문현빈의 타격감이 절정에 오른 것 같다. 타이밍도 좋고 변화구 대처도 잘 된다. 전력 분석 잘해서 빠른 타구가 나오지 않는 방향으로 던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질의가 끝난 뒤 미디어데이 기념사진 촬영 시간이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각 팀의 감독과 선수들은 이번 시리즈가 몇 차전까지 갈 것인지 손가락으로 나타냈다.
LG 염경엽 감독과 박해민, 임찬규는 나란히 6차전을 표현했다. 한화 김경문 감독은 7차전, 채은성과 정우주는 5차전에서 끝내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두 팀은 26일 오후 2시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한국시리즈 1차전을 치른다.
[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