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우리동네 음악대장', '울고 웃는 모든 순간이 로큰롤! 희로애락도 락이다', '어디서 향기 나지 않아요? 내 노래는 향기를 남기고~ 꽃보다 향수' 등 개성 넘치는 이름의 가면을 쓴 참가자들이 오직 노래 실력으로 승부하는 MBC 간판 프로그램 '복면가왕'이 잠시 재정비 기간을 거친 뒤, 내년 하반기 시즌제로 새롭게 돌아온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MBC '복면가왕'은 2015년 2월 18일 파일럿 방송을 거쳐 같은해 4월 첫 정규 방송을 시작, MBC의 대표적인 주말 장수 예능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전 세계 50여 개국에 포맷이 판매된 최초의 K예능 콘텐츠로, 현재까지도 세계 각국에서 시즌제로 제작·방송되며 글로벌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 '복면가왕'이 올해 12월 녹화분까지의 방송을 마친 뒤 잠시 휴지기에 들어간다. 이후 글로벌 트렌드에 맞춘 업그레이드를 통해 내년 하반기 새로운 모습으로 시청자를 다시 찾아올 예정이다.
그동안 나이, 성별, 직종 불문 수많은 참가자들이 '복면가왕'에 등장한 만큼 뛰어난 실력을 가진 숨은 고수들, 미처 알지 못했던 보석 같은 가수들이 소개됐다. 그중에서도 최초 가왕, 역대 최장 가왕, 최고 득표율 가왕 등 기록의 주인공은 누구인지 살펴봤다.
◆ '복면가왕'을 정규 편성으로 이끌었던 최초의 파일럿 가왕, '자체검열 모자이크'
'황금락카 두통썼네(루나)'가 '복면가왕' 정규 편성 최초 가왕이라면, '자체검열 모자이크'는 '복면가왕' 파일럿 시절 가왕을 거머쥔, 만화 '원피스'로 치면 골 D. 로저 같은 상징적인 인물이다. 그는 프로그램에 대한 호평과 함께 '복면가왕' 시대를 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자체검열 모자이크'의 정체는 바로 그룹 EXID 솔지다.
솔지는 이후 2018년 '나한테 걸리면 마이아파~ 동막골소녀'로 재참가, 82~86대 가왕을 지냈다. 박정현의 '몽중인'으로 가왕에 오른 그는 인순이 '아버지', 이정봉 '어떤가요', 에일리 '보여줄게', 이소라 '제발', 정준일 '고백' 등을 불렀다. EXID 메인보컬다운 뛰어난 가창력과 더욱 발전한 실력으로 5연승을 거두면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솔지는 정체를 밝힌 뒤 "복귀를 해야 하는데 '무엇으로 인사를 드리는 게 좋을까' 고민을 하다가 '복면가왕'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으니까 '복면가왕'으로 돌아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생각지도 못하게 가왕이 될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하고 기분이 좋았다. 매 무대마다 아낌없이 칭찬을 해주셔서 더 열심히 노래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사했다"며 눈물을 보였다.
◆ '복면가왕'의 전설 3인방 '우리동네 음악대장', '희로애락도 락이다', '꽃보다 향수'
'복면가왕' 역대 최장 가왕 기록은 9연승이다. 공동 1위는 '우리동네 음악대장', '울고 웃는 모든 순간이 로큰롤! 희로애락도 락이다', '어디서 향기 나지 않아요? 내 노래는 향기를 남기고~ 꽃보다 향수'가 차지했는데, 이들의 정체는 각각 밴드 국카스텐 하현우, 밴드 터치드 윤민, 가수 정준일이다.
먼저 '우리동네 음악대장' 하현우는 '복면가왕'의 전성기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22~30대 가왕을 지낸 그는 특유의 카랑카랑한 고음, 폭넓은 음역대, 압도적인 성량과 퍼포먼스로 무대를 압도해왔다. 2016년 1월 가왕이 된 이후 무려 19주, 겨울에서 여름으로 계절이 바뀌는 동안 가왕 자리를 지킨 '복면가왕'의 전설이다.
하현우는 넥스트 'Lazenca, Save Us', 들국화 '걱정말아요 그대', 빅뱅 '판타스틱 베이비', 더 크로스 '돈 크라이', 박인수 '봄비', 서태지와 아이들 '하여가', 신해철 '일상으로의 초대', 티삼스 '매일 매일 기다려', 심수봉 '백만송이 장미', 015B '아주 오래된 연인들'까지 수많은 레전드 무대들을 남겼다.
'희로애락도 락이다' 윤민도 마찬가지로 9연승을 거머쥔 '복면가왕'의 전설이다.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 215~223대 가왕을 지낸 윤민은 날카로운 음색, 파워풀한 에너지, 여기에 섬세한 감성 표현까지 가능한 완벽한 보컬로 충격을 선사했다.
윤민은 '복면가왕'을 통해 체리필터 '피아니시모', 김광석 '그날들', 프랭크 와일드혼 'Death Note', 조성모 '아시나요', 네미시스 '베르사이유의 장미', 부활 '생각이나', 심규선 '야래향', 엠씨더맥스 '그대가 분다', 김종서 '거북선', 이승철 '아마추어' 등의 무대들로 시청자를 열광하게 했다.
앞선 두 가왕이 록 보컬의 진수를 보여줬다면, '꽃보다 향수' 정준일은 섬세한 음색과 짙은 감성으로 판정단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계절이 바뀌는 동안 236~244대 가왕을 지냈다. "오늘은 집에 갈 것 같다"며 늘 자신 없는 태도와는 달리, 매 무대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반전 매력을 보여줬다.
정준일은 이소라 '바람이 분다', 패닉 '정류장', 이승환 '천일동안', 넬 '멀어지다', AKMU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토이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 자우림 '팬이야', 아이유 '이름에게', 태연 'I', 이소라 '제발' 등의 무대를 선보였다.
그밖에도 '성대천하 유아독존 동방불패(손승연)', '얌전한 고양이가 가왕석에 먼저 올라간다! 부뚜막 고양이(양요섭)'이 8연승 가왕에 이름을 올렸으며, '신들린 노래 실력 보여드릴게요! 신이 내린 목소리(서문탁)'은 7연승을 기록했다.
◆ '복면가왕' 최고 득표율 가왕은 누구? '인디언 인형'
'복면가왕' 최고 득표율(99인 판정단 기준, 이하 동일)을 기록한 가왕은 '다시 어둠이 내리면~ 가왕석은 내 거야! 인디언 인형'이다. 76.11%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그의 정체는 2021년 JTBC '슈퍼밴드2'에서 3위를 차지한 밴드 카디의 보컬 김예지다. 그는 평균 득표 81.5점으로 최다 평균 득표 가왕 1위 역시 거머쥐었다.
김예지는 2022년 7월부터 10월까지 181~185대 가왕을 지냈다. 5연승을 기록한 그는 자우림 '있지', 임정희 '나 돌아가', 넬 '기억을 걷는 시간', 잔나비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 이적 '다행이다', 엄정화 'Poison', 엑소 '으르렁' 등을 불렀다.
최고 득표율 2위는 '신들린 노래 실력 보여드릴게요! 신이 내린 목소리' 서문탁으로 최고 74.38% 득표율을 기록했다. 3위는 최고 73.375%를 기록한 '복면가왕 트로피에 제 이름 새기러 왔어요! 우승 트로피' 유회승이다.
반대로 최다 평균 득표 가왕 2위는 유회승으로, 평균 득표 77.4점을 기록했으며, 서문탁은 76.2점으로 최다 평균 득표 가왕 3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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