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배우 이정재, 이이경 등이 AI를 이용한 범죄의 희생양이 돼 연예계에 큰 충격을 안기고 있다. AI를 이용한 범죄가 나날이 증가할 것이 예상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1일, 50대 여성이 가짜 이정재에게 5억원을 피해를 입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가짜 이정재'의 정체는 AI를 이용한 사칭범이었다.
JTBC 보도에 따르면 이정재라고 주장한 사칭범이 50대 여성 A씨에게 접근했다. 사칭범은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연락한 것이라며 A씨에게 AI로 만든 공항 셀카나 가짜 신분증을 보내는 등 이정재를 사칭했다. 사칭범은 '여보' '꿀'이라고 부르며 연인 관계인 것처럼 A씨를 속였다.
이후 A씨에게 '경영진'이라는 사람을 소개했다. '경영진'은 A씨에게 이정재를 만나게 해준다며 600만원을 요구했다. A씨는 "돈을 들여 만나고 싶지 않다고 하니까 만나면 '본인이 해결해 주겠다'"고 말했다.
A씨가 AI를 이용한 로맨스 스캠에 걸려들자, 요구하는 금액이 점점 늘어났다. 팬미팅을 위한 VIP 발급 명목으로 1000만원을 요구하고, 이정재가 미국 공항에 억류됐다는 등의 이유로 수천만원을 받아갔다. 그렇게 A씨는 6개월간 5억원이란 거금을 뜯겼다.
이정재가 사칭범죄에 연루된 것처럼 부정적 이슈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한 가운데, 배우 이이경은 AI 이용한 범죄의 피해 당사자가 됐다. 이이경의 사생활을 폭로하겠다며 돈을 요구한 범죄가 등장한 것.
폭로자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한 남성과 나눈 사적인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음담패설 등이 오간 대화의 상대방을 이이경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삽시간에 온라인 커뮤니티 및 SNS를 통해 일파만파 퍼졌다. 이이경의 SNS에도 대화 내용의 진위여부를 묻는 해명 요구 등이 쏟아졌다.
논란이 커지자 소속사 상영이엔티는 "허위 사실 유포 및 악성 루머 등으로 인한 피해에 대하여 법적 조치를 준비 중"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사안의 심각성에 따라 허위 사실 유포에 따른 직·간접적 손해 규모를 산정해 모든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강경한 대응을 예고했다.
또한 모 언론 인터뷰를 통해 5개월 전 폭로자가 소속사에 협박성 메일을 보내 돈을 요구한 사실도 드러났다.
그러나 폭로자는 멈추지 않았다. 조작 의혹이 제기되자, 이이경의 SNS를 스크롤하는 영상을 게재하며 진실이라고 주장하고 "증거를 모으는 중"이라며 추가 폭로를 예고했다.
연예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폭로자는 오늘(22일) 돌연 "처음에는 장난으로 시작했던 글이 그렇게 많이 관심을 받을 줄 몰랐다"면서 증거로 제시했던 사진 등이 AI로 만든 것이었음을 털어놓았다.
이번 사태로 이이경의 이미지가 크게 훼손될 수 있었기에 대중은 경악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반인이나 고령자의 경우 AI 기술로 만들어진 사진이나 동영상을 구분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이전부터 유명인을 사칭하거나 협박하는 범죄가 있었지만, AI를 접목해 수법이 더욱 교묘해지고 있어 관련 법안 제정 및 교육을 진행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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