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너무 즐거운 대회였다"
2년 만에 한국 팬들과 만난 고진영이 소감을 전했다.
고진영은 19일 전라남도 해남 파인비치 골프링크스(파72/6785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30만 달러, 우승상금 34만5000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이글 하나와 버디 7개, 보기 1개를 묶어 8타를 줄였다.
고진영은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의 성적으로 대회를 마쳤다. 아직 최종 라운드가 진행 중인 오후 2시 현재, 공동 18위에 자리하고 있다. 전날까지 공동 43위에 머물렀지만 뒷심을 발휘하며 순위를 크게 끌어 올렸다.
고진영은 한국 여자골프를 대표하는 간판 선수다. 지난 2018년 LPGA 투어에 데뷔해 통산 15승을 수확했다. 오랜 기간 세계랭킹 1위를 지켰으며, 2018년 LPGA 투어 신인상, 2019년과 2021년 올해의 선수상을 거머쥐었다.
다만 고진영은 2023년 2승을 수확한 이후 승전보를 전하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초반 준우승 1회를 포함해 톱10 4회를 달성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듯 했지만, 중반 이후에는 다시 주춤하는 모습이다. 다행히 이번 대회에서는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며 앞으로의 기대감을 높였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고진영은 "아쉬움은 있지만 매 대회 더 많이 배우고 있다. 특히 이번 주는 스타트가 그리 좋지 않았고 어제(3라운드) 전반도 좋지 않았는데, 어제 후반부터 후반부터 흐름을 타면서 '이게 골프였구나'하고 느꼈다"면서 "1위에 있든 60위에 있든 항상 똑같이 최선을 다하고 오늘 또한 그랬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돌아봤다.
고진영은 또 "나이 많은 언니들이 보면 혼낼 수도 있지만 에이징 커브라는 것이 사실 피해 갈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받아들이고 4라운드를 버틸 수 있도록 컨디션 조절을 잘 하는 것도 나이 있는 선수들이 해야 할 점"이라면서 "(지금은) 밸런스를 찾아가는 과정인 것 같다"고 전했다.
고진영은 지난 2021년 이 대회 우승을 차지한 좋은 기억이 있다. 이후 2022년, 2023년 대회에도 출전해 한국 팬들과 만났다. 그러나 2024년 대회에는 컨디션 난조로 인해 불참했다. 그동안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회에 출전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한동안 한국 팬들과 만날 기회가 없었다. 오랜만에 고진영을 만난 팬들은 열띤 응원을 보냈고, 고진영도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로 응원에 보답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한참동안이나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기도 했다.
고진영은 "정말 재밌었다. 지난 2년 동안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는데, (이번 대회장이) 엄마 고향인 강진과 가깝기도 하고 고모 할머니도 가까이 계셔서 뵙고 성묘도 했다"고 말했다.
특히 팬들에게 특별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고진영은 "사실 한국 팬들이 정말 열정적이셔서 가끔은 경기하는데 조금 부담이 될 때도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잘하든 못하든 응원을 해주시는 분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느꼈고, 앞으로 내 골프 인생을 팬분들을 위해 쳐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감사를 표했다.
고진영은 또 "오늘 10번 홀에서 출발했는데도 마지막 조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갤러리가 많았다. 9번 홀에 핑크 뮬리가 있는데, 갤러리들과 함께 가서 사진도 찍었고 너무 즐거운 경험이었다"면서 "그분들에게 좋은 추억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너무 재밌는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고진영은 다음주 경기도 고양의 뉴코리아CC에서 열리는 한화 라이프플러스 인터내셔널 크라운에 출전해 다시 한국 팬들과 만난다. 이 대회는 국가대항전 형식으로 진행되며, 한국에서는 고진영과 김효주, 유해란, 최혜진이 팀을 이룬다. 고진영은 "워낙 잘 치는 친구들이다. 나만 잘하면 된다"고 웃으며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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