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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이루어질지니' 김우빈 "한 장면 한 장면 아끼는 마음으로" [인터뷰]
작성 : 2025년 10월 18일(토) 15:30

다 이루어질지니 김우빈 /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한 장면 한 장면 아끼는 마음으로 했어요". '다 이루어질지니' 김우빈이 김은숙과의 시너지를 보여줬다. 또 다른 지니가 탄생할 수밖에 없던 이유다.

넷플릭스 시리즈 '다 이루어질 지니'는 천여 년 만에 깨어난 경력 단절 램프의 정령 지니(김우빈)가 감정 결여 인간 가영(수지)을 만나 세 가지 소원을 두고 벌이는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김은숙 작가의 신작으로,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800만 시청수(시청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했다. 또한 글로벌 TOP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1위에 오르며 화제를 입증했다.

김우빈은 극 중 인간의 타락을 시험하는 콧대 높은 사탄이자 램프의 정령 지니 역을 맡았다.

"새롭다란 생각을 했어요. 예전에 영화에서 봤던 지니의 모습과는 또다른 지니를 만들 수 있겠다 싶었더라고요. 동양인의 얼굴이지만 설정 자체도 작가님 특유의 유머로 부드럽게 세계관을 만들어주셨어요. 김은숙 작가님을 오랜 시간 봤는데, 저를 너무 잘 아신다. 내가 재밌게 할 수 있겠구나 싶었고 즐겁게 촬영했어요".

김우빈은 '신사의 품격', '상속자들' 이후 약 12년 만에 김은숙 작가와 세 번째 호흡을 맞춰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다. 그는 "직접 제안 주셨고, 대본은 회사 통해서 주셨다"며 "3번째 작품이라는 건, 저와 작업했던 시간이 좋으셨다는 얘기 아니냐. 그 부분이 너무 감사하다. 그만큼 믿어주신다는 것이니까. 언제나 제안 주실 때마다 영광스럽고 감사하다. 같이 하기로 하고 마음을 모았을 때 그만큼 잘하고 싶었다. 한 장면, 한 장면 아끼는 마음으로 했다"고 밝혔다.

"안 좋은 부분이 없었다"는 김우빈이다. 김은숙 작가에 대한 팬심을 드러내면서 "작가님의 유머 코드를 참 좋아한다. 특유의 유쾌한 느낌이 있는 '다 이루어질지니'는 많은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인간의 선함, 기가영은 나쁘게 태어났지만 선한 선택만 하면서 나쁜 행동을 한 번도 안 하는 사이코패스다. 과연 나쁜 사람일까 착한 사람일까 생각하게 한다. 그간 봐왔던 사이코패스와는 다른 거다. 그런 구조도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작품에 대한 애정만큼, 지니를 연구한 김우빈은 내면과 외적인 비주얼까지 차츰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나갔다. 김우빈은 "처음 대본에 있었던 인물 설명이 '감정 과잉 지니와 감정 결여 인간 가영의 만남'이었다. 그 둘의 차이가 극명하다는 것이 써있었다. 초반에 이 부분이 잘 드러나야 세계관을 보여줄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톤 같은 경우에도 많은 것을 준비했다. 작가님과 많이 준비했다"고 얘기했다.

우선 아랍어 준비였다. 극 중 유창하게 아랍어를 소화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김우빈의 노력이 있었다. 그는 "걱정이 많이 되더라. 큰 도전이 있었다. 돌아서면 까먹어서 아예 통으로 외워야 했다. 외운 것만이 아니라 연기까지 해야 하니까 어려웠다. 특히나 황금비 장면에서는 감정도 필요했다"며 "부담과 동시에 이겨내고 싶더라. 그냥 해보자 하면서 부딪혔다. 아랍어 대사가 59마디였다. 5만 2천 번 정도 듣고 연습하니까 되더라. 억울하게 편집된 부분도 있다(웃음). 그래도 해냈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화제가 된 장발, 단발머리 스타일과 화려한 스타일도 많은 회의 끝에 탄생했다고. 김우빈은 "머리가 엄청 길었다는 것이 대본에 써있었다. 회의도 하면서 어느 정도 하면서 CG를 입힐지 회의도 했다. 의상도 천년 전 지니는 편안하고 자연스러웠으면 좋겠다 싶었다. 다양한 면을 보여주는 지니라 다양한 컬러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얘기했다.

또한 "짧은 머리는 익숙하고, 단발머리는 예전에 길러본 적이 있다. 크게 낯설지 않은데 제 머리가 아니다 보니까 가발이라서 간지럽더라. 긴 머리는 초반 반응을 보고 재밌었다. 멋있으려고 하지도 않고 설정이 그러니까. 티저 포스터 반응도 그만큼 재밌었다. 치킨 광고 같던 반응도 재밌더라. 그런 예고를 보여드리고 댓글을 달아주시는 것 자체 이미 소통하고 있다는 것 아니냐"고 여유롭게 말했다.


특히 김우빈은 배우 수지와 '함부로 애틋하게' 이후 약 10여 년 만에 호흡을 맞췄다. '다 이루어질지니'에서 두 사람은 생을 초월하는 사랑을 그려냈다.

김우빈은 극 중 지니와 기가영의 로맨스 서사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사랑에 빠지는 것은 한 순간이라 생각한다. 일상에서도 그렇지 않나. '왜 좋아진 거야'라고 물어보면 자기만 아는 포인트들이 있지 않나. 그런 면에서 지니와 가영이도 이해가 됐다. 그정도면 충분히 사랑에 빠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가영이가 먼저 뽀뽀하고 도발하는 그 순간이 지니의 마음을 동요시킨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수지와의 호흡도 즐거웠다고. 김우빈은 "수지의 연기를 좋아한다. 예전에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다"며 "일상 얘기를 많이 하고 수지와 오랜만에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공백이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2~3년 전에 만났던 느낌이었다. 저와 성격이 크게 다르지 않는데, 수지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겠더라. 그런 부분이 편안했다. '함부로 애틋하게'와 달리 밝은 신을 찍어 더 즐거웠던 것 같다. 밝은 장면을 찍을 때 분위기도 밝아졌다. 정말 즐거웠다. 수지도 워낙 밝았던 분이라 즐거웠다"고 미소 지었다.


김우빈은 이번 작품을 통해 '인간의 선택, 선함'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시리즈를 통해서 작가님이 인간은 어떻게 태어났는지보다 어떤 선택을 하는지, 인간의 선함을 얘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며 "사이코패스는 악하고 나쁘게만 나오지 않냐. 하지만 '다 이루어질지'를 통해 과연 그 사람을 나쁘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싶었다. 작가님도 그런 유튜브를 보고 대본을 쓰셨다고 들었다. 여러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작품 같다"고 말했다.

다만 작품은 애초에 연출을 맡았던 이병헌 감독이 일신상 이유로 하차, 안길호 감독이 투입해 마무리 된바다. 김우빈은 "몇 화부터 바뀐 것이라고는 말하기 애매하다. 현장이라는 것은 너무 많은 변수들이 있는데 그것에 익숙하다 보니 감독이 교체됐을 때 큰 불편함은 없었다. 이병헌 감독과 '스물'을 같이 해 마무리까지 하면 좋았을 텐데 라는 아쉬움은 있었다. 다행히 안길호 감독님이 잘 지휘를 해주셔서 감사했다"고 담담히 말했다.

"호불호 반응은 모든 작품이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다 이루어질지'는 담고 있는 이야기가 너무 많고, 다양한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작품이라 호불호 반응은 자연스러운 것 같아요. 뭐든 보내주시는 반응, 의견을 귀담아듣고 있어요. 우선 드라마를 봐 주신 것인데, 너무 감사한 일이죠".

김우빈은 지난 2017년 비인두암 진단을 받고 2년 뒤 완치 판정을 받았다. 이후 현재까지 다수 작품과 예능에 출연하며 활발히 활동 중이다. '다 이루어질지니' 이후 tvN 예능 '콩 심은 데 콩 나서 웃음팡 행복팡 해외탐방'으로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다방면으로 활약 중인 김우빈. 차기작에 대해 묻자 "장르를 선택하고 해 본 적은 없다. 그때 저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들을 선택하다 보니까, 아직 안 보여드린 모습이 많다"고 하며 기대를 자아냈다.

중장기적인 목표는 무엇일까. "공백기를 가진 이후부터 거창한 목표를 세우지 않아요. 하루하루 주어진 목표를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게 저의 목표입니다. 큰 목표는 건강한 것 말고는 없어요. 아팠을 때는 내일을 위해 오늘을 살았던 느낌이라면, 지금은 오늘을 위해 사는 느낌으로 바뀌었어요"(웃음).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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