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유방암 인식 향상을 취지로 내세운 패션 매거진 W코리아의 자선 행사가 본질을 잃은 행태로 논란이 된 가운데, W코리아가 비판의 대상이 된 영상을 삭제하지 않고, 사과도 하지 않은 채 상황을 뭉개고 있어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15일 매거진 W코리아는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유방암 인식 향상 캠페인 자선 행사인 '러브 유어 더블유(Love Your W)'를 개최했다.
유방암 인식 향상이라는 취지 하에 해당 행사에는 수십 명의 유명 스타들이 참석했다. 그러나 20년째 이어지고 있는 캠페인임에도 불구, 취지에 맞지 않는 퍼포먼스가 이어지며 비판 세례가 이어지고 있다.
우선 행사에 '유방암 인식'이라는 본질은 없었다. 유방암 인식의 상징인 '핑크리본'은 없었고, 대신 샴페인, 붉은 장미 등으로 화려한 파티 분위기를 냈다. 특히나 암에 치명적인 술이 배치되며 비판이 이어졌다.
여기에 이날 무대에서 박재범은 '몸매(MOMMAE)'를 선곡해 논란에 불을 지폈다. '몸매'는 '소개받고 싶어 니 가슴에 달려 있는 자매', '목폴라를 입어도 티 나는 몸매' 등 신체 부위를 노골적으로 묘사하는 가사가 포함돼 부적절한 무대라는 비판이 일었다. 결국 박재범은 "정식 캠페인 끝나고 파티와 공연을 좋은 취지로 하는 것으로 이해했다. 나도 페이도 받지 않고 열심히 했다"고 해명해야 했다.
또한 올데이프로젝트의 공연 영상에서는 여성의 신체를 적나라하게 묘사한 사진이 배경으로 쓰여 논란이 됐다. 유방암 캠페인을 취지로 모인 행사에서 여성의 신체를 성적대상화한 배경을 썼다는 것. 유방암 환자들과 가족들은 "조롱하는 거냐"며 분노를 쏟아냈다.
기부 금액도 문제시됐다. 해외의 대표적 유방암 자선행사나 뉴욕의 멧 갈라(Met Gala)의 기부금 규모는 수백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해당 캠페인은 20년 동안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누적 기부금이 11억 원 정도로 알려졌다.
이와중에 구조가 불투명하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17일 디스패치에 따르면 연예인들은 이번 행사에 '거마비' 없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패치는 "W코리아는 유명 브랜드들을 초청하고, 패션 브랜드의 경우 3000만 원, 주얼리는 500만 원 선에서 기부금(?)을 냈다"며 "W코리아는 10억 원 가까이 기부금을 모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환산해보면 기부금이 1년에 5000만 원에 불과한 셈. 500여 명에게 유방암 검진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나, 정확한 기부금 집행 내역은 공개되지 않았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며 W코리아는 박재범의 '몸매' 무대 영상 등을 삭제했으나 SNS 계정에는 여전히 스타들이 술 파티를 즐기고 챌린지를 하는 모습, 여성의 신체를 선정적으로 묘사한 이미지가 담긴 영상 등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뿐만 아니라 W코리아는 사과 혹은 해명 없이 묵묵부답으로 논란을 키우고 있다. 도리어 선의로 행사에 참여한 연예인들이 욕받이가 되는 기이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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