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여자 프로배구가 6개월여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한국배구연맹(KOVO)는 16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호텔리베라 청담에서 진에어 2025-2026시즌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이번 미디어데이에는 각 7개 구단의 감독과 국내 대표 선수 1명, 외국인 선수 1명씩 총 21명이 대표로 나섰다.
흥국생명은 요시하라 토모코 감독, 이다현, 레베카 라셈, 정관장은 고희진 감독, 정호영, 엘레사 자네테, 현대건설은 강성형 감독, 김다인, 카리 가이스버거, IBK기업은행은 김호철 감독, 육서영, 알리사 킨켈라, 한국도로공사는 김종민 감독, 김세빈, 레티치아 모마, GS칼텍스는 이영택 감독, 유서연, 레이나 토코쿠, 페퍼저축은행은 장소연 고예림, 시마무라 하루요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먼저 7개 구단 감독은 각자 출사표를 발표했다.
지난 시즌 디펜딩챔피언 흥국생명의 새 사령탑 요시하라 감독은 '불요불굴(不撓不屈)'을 출사표로 던졌다. 요시하라 감독은 "어떤 곤란한 상황이라도 꺾이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시즌 준우승팀인 정관장의 고희진 감독은 '공감으로 마음을 모으고, 공감으로 승리를 만든다'며 공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 감독은 "항상 선수들의 기분과 감정을 이해하면서 소통으로 올 시즌을 치러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현대건설의 출사표는 '하면 된다'다. 강성형 감독은 "올 시즌 변화가 많다. 어려움이 있을 텐데 선수들이 똘똘 뭉쳐서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의 김호철 감독은 '초심'을 뽑았다. 그는 "우리에게 중요한 건 초심이다.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선수들도 욕심보다 가장 기본적인 것에 충실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무신불립(無信不立)'을 내세웠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항상 많이 강조했던 부분이다. 올해는 이 부분이 더 중요할 것 같다. 믿음 없이는 큰 뜻을 이루지 못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걸 중요하게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GS칼텍스 이영택 감독은 '도약을 향해 함께 성장하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자'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상대적으로 어린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다. 끝없이 도전하고 성장하고 키워드를 잡았다. 그런 마음가짐을 갖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페퍼저축은행 장소연 감독의 출사표는 'Step Up to Win'이다. 그는 "승리를 위해 도약한다는 뜻이다. '중꺾마'라는 단어에 한 글자를 추가해 '중꺾도마'를 말하고 싶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고 도전하는 마음이라는 뜻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승리를 위해 도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7개 구단 감독들이 뽑은 2025-2026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는 IBK기업은행이었다. 정관장, 현대건설, GS칼텍스, 한국도로공사, 페퍼저축은행 등 5개 팀이 IBK기업은행을 투표했다.
사실상 몰표를 받은 김호철 감독은 "한편으론 기분 좋지만 한편으론 부담스러운 결과라고 생각한다. 저희 팀을 찍어준 건 감사하지만 여기 나온 7개 팀 모두가 우승 후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머지 2개 표는 한국도로공사에게 돌아갔다.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과 흥국생명 요시하라 감독이 한국도로공사를 우승 후보로 선정했다.
김호철 감독은 "가장 좋은 선수가 많고, 조화가 좋다"고 이유를 밝혔다.
가장 이기고 싶은 팀으로는 흥국생명이 2표를 획득했고, 정관장, IBK기업은행, 한국도로공사, GS칼텍스가 각 한 표씩을 받았다. 요시하라 흥국생명 감독은 기권표를 던졌다.
흥국생명을 뽑은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모든 팀을 이겨야 하겠지만 두 시즌 동안 흥국생명한테 많이 졌다. 올해 약해진 틈을 타서 이겨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장소연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GS칼텍스를 선택했다. 장 감독은 "지난 시즌 순위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GS칼텍스한테 이겼으면 더 올라갔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IBK기업은행을 뽑은 뒤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지목됐다. 그래서 이기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덧붙였다.
두 표를 받은 요시하라 감독은 "저희 팀은 죽순처럼 쭉쭉 크고 있다. 성장으로는 안 진다. 기대해달라"고 힘줘 말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많은 선수들이 팀을 옮겼다. 국내 선수는 물론, 외국인 선수들도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자리에 참석한 이다현, 라셈(이상 흥국생명), 레이나(GS칼텍스), 고예림(페퍼저축은행), 모마(한국도로공사)는 이전 소속팀을 상대하는 각오를 밝혔다.
먼저 지난 시즌 베스트 7에 선정된 미들 블로커 이다현은 현대건설과 6시즌 동행을 마친 뒤 FA를 통해 흥국생명으로 이적했다. 그는 "연습경기도 했고 KOVO컵도 있었다. 이기겠다는 감정보단 오히려 재밌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반대 코트에서 상대한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23-2024시즌 흥국생명에서 뛰었던 레이나는 지난해 재계약에 실패했지만, 올 시즌 트라이아웃을 통해 GS칼텍스의 지명을 받고 V리그로 복귀했다. 레이나는 "(흥국생명의) 감독님도, 선수들도 바뀌었다. 이기고 싶은 마음은 당연히 있지만 새로운 팀이라 생각하고 상대하겠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에서 페퍼저축은행으로 이적한 아웃사이드 히터 고예림은 "(이)다현 선수처럼 이기고 싶은 감정보단 오히려 재밌는 느낌이 든다"고 기대했다.
과거 GS칼텍스, 현대건설에서 뛰었던 모마는 한국도로공사 유니폼을 입고 새 시즌에 나선다. 그는 "이기는 걸 가장 하고 싶다. 상대가 어느 팀이든 신경 쓰지 않고 이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021-2022시즌 IBK기업은행에서 뛰었던 레베카는 흥국생명 소속으로 4년 만에 V리그 무대에 복귀했다. 레베카 역시 "모든 경기를 다 이기고 싶다. 어떤 팀이든 상관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2025-2026시즌 V리그 여자부는 오는 18일 오후 4시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리는 흥국생명-정관장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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