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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이 보여준 '캡틴'의 품격과 한국 축구
작성 : 2015년 02월 05일(목) 00:59

기성용이 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인천공항=김진수 기자

[스포츠투데이 김진수 기자]2015 호주 아시안컵은 끝났지만 기성용(26·스완지시티)은 여전히 주장 같았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아시안컵에서 27년 만에 준우승이라는 값진 쾌거를 이뤘다. 이번 대회에서 주장완장을 찬 기성용은 '재발견'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성공적으로 '캡틴'의 역할을 수행했다.

기성용은 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영국 런던으로 출국했다. 기성용은 "(구)자철이의 역할을 제가 잘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주장으로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사이의 연결고리를 역할을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대표팀 감독은 기성용에게 "팀이 어려울 때 주장은 큰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구자철(25·마인츠)이 주장이 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다르게 기성용이 주장완장을 찼다. 슈틸리케 감독의 말대로 대표팀은 이청용(26·크리스탈 팰리스)과 구자철이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어려움에 빠졌다. 정신적으로 힘들었지만 제 역할을 했다.

동료들 덕분에 해냈다고 공을 돌리기도 했다. 대표팀에서 유일하게 한 경기도 나서지 못한 선배 정성룡(30·수원)에게는 "내색하지 않고 열심히 해줬다. 주장으로서 고마우면서도 미안하다"고 말했다.

아시안컵을 통해 기성용은 한국 축구의 길이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주장 자리가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박)지성이형이나 그 전 선배들이 얼마나 노력하고 정신적으로 힘들었을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기성용에게는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기성용은 인터뷰 내내 '한국 축구'를 강조했다. 예전에 K리그 FC서울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이청용이 크리스탈 팰리스로 이적해 프리미어리그에 복귀하자 "친구로서, 한국축구를 위해 좋은 일"이라고 했다. 또 "소속팀으로 돌아간 선수들이 잘해야 한국 축구가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성용은 대표팀에서 '중원의 사령관'으로 불린다. 공수 조율의 핵심이다. 공격과 수비는 기성용의 발끝을 거친다. 90%가 넘는 '월드클래스급' 패스 성공률로 찬사를 받았다. 중원의 사령관은 현재 한국 축구의 중심에 서 있다. 자신이 어떤 위치에 서 있는지 또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한국 축구'를 더욱 강조한 이유다.

아시안컵을 마치면서 주장 완장은 놓았지만 영국으로 돌아가는 기성용의 뒷모습에는 한국 축구라는 짐을 짊어진 '캡틴'의 모습이 느껴졌다. 기성용은 오는 8일 선덜랜드와의 프리미어리그 정규리그 24라운드를 준비한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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