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시청률 10% 넘으면 '삭발'도 가능하다던 차태현의 공약이 실현될까. '우리들의 발라드'가 첫 회 시청률과 평가 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24일 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3일 첫 방송된 SBS 음악 오디션 '우리들의 발라드'는 전국 기준 4.5%를 기록했다. 2부 시청률은 수도권 기준 4.7%를 기록했으며 분당 최고 시청률은 5.2%까지 치솟았다. 2049 시청률은 1.1%로 가구 시청률과 2049 시청률 모두 동시간대 전체 1위에 오르며 화요 예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첫 방송에 앞서 열린 '우리들의 발라드' 제작발표회에서 차태현은 시청률 공약을 내세워 기대를 모았다. 이날 스포가 되지 않는 선에서 기억에 남는 참가자가 있냐는 질문에 차태현이 답변을 하자, 전현무가 "그건 스포 아니냐"고 했다. 이에 차태현은 "어차피 몇 시간 뒤에 나오는 내용인데, 2시간 40분에 있지 않겠냐. 얼마나 본다고. 시청률 10%도 안 나온다"고 농담했다.
그러자 MC를 맡은 유재필은 "만약 10%가 넘으면 어떻게 하냐"며 공약을 걸어달라고 요청했고, 차태현은 쿨하게 삭발 공약까지 받아들였다. 첫 회가 동시간대 시청률 1위로 포문을 열면서 시청률 10% 공약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SBS 우리들의 발라드 제작발표회 / 사진=DB
SBS '우리들의 발라드'는 우리 기억 속 매 순간마다 함께 했던 인생 발라드를 공유하고 그 시절 나의 노래였던 발라드를 새롭게 불러줄 2025년의 새로운 목소리를 찾는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전현무, 정재형, 차태현, 추성훈, 박경림, 대니 구, 정승환, 크러쉬, 그룹 오마이걸 미미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첫 회는 특별 확대 편성으로 2시간 40분이라는 파격적인 러닝타임으로 방송됐다. 이날 '내 인생의 첫 발라드'를 주제로 본선 1라운드 무대가 공개됐다. 탑백귀 150명 중 100명 이상에게 표를 받아야 다음 라운드로 진출할 수 있었다. 10대부터 20대까지 참가자들은 오랫동안 사랑받는 가요를 자신만의 감성으로 해석해 불러 감동을 선사했다.
카이스트 재학생 이준석(20)은 "페퍼톤스가 저희 동아리 선배님"이라며 인연을 공개했다. 과학고를 조기 졸업한 그는 자신이 과 막내라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원래 프로그래머를 꿈꿨으나, 지금 더 하고 싶은 건 노래라며 자신의 꿈을 위해 나아가는 참가자였다. 그는 015B의 '텅 빈 거리에서'를 불러 102표를 받고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고(故) 김광석 모교에 재학 중인 이지훈(17)도 등장했다. 그는 "김광석을 사랑해서 학교까지 따라갔다"며 "꿈이 음유시인이다. 그래서 학교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사춘기 시절 김광석 노래를 들으며 모든 노래 가사를 외울 정도라고 했지만, 김광석을 흉내 내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짙은의 '해바라기'를 선곡한 그는 정재형의 극찬을 받으며 다음 라운드로 향했다.
고등학교 3학년 송지우는 이은하의 '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을 선곡, 총 150표 중 143표를 받았다. 크러쉬는 송지우의 무대에 "지금까지 무대 중 제일 좋았다"고 평했고, 추성훈은 "이 노래 진짜 좋다. 자기 노래인 것 같았다"고 극찬했다. 대니 구는 "처음으로 가사가 들렸다"며 "가사가 와닿아서 첫 소절 듣자마자 눌렀다"고 말했다.
그밖에도 박상민의 '하나의 사랑'을 선곡한 민수현(21)과 성악가 집안의 막내인 홍승민(20)은 100표를 받아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으며, 음악 시작 4년 차라는 천범석(21)은 정승환의 '제자리'를 선곡해 총 130표를 얻었다. 반면 조회수 547만 뷰의 주인공 조은세(23)는 합격을 위한 100표를 단 2표 차이로 넘지 못해 탈락하고 말았다.
이날 방송의 하이라이트는 택배 기사인 아버지를 둔 제주 소녀 이예지(19)의 무대였다. 이예지는 임재범의 '너를 위해'를 선곡한 이유에 대해 아버지 차를 타고 등교하던 기억을 떠올렸다고 설명했다. 그의 꾸밈 없는 노래를 들은 차태현은 급기야 눈물을 흘리며 오열했다. 모든 심사위원들의 박수를 받은 이예지는 총 150표 중 146표로 이날 참가자들 중 최다표를 얻어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시청자들은 "어색하게 꾸미지 않고 자기 스타일 그대로 나온 게 매력적이다", "자꾸 듣고 싶은 목소리다", "오랜만에 노래 듣고 눈물이 흘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한 '우리들의 발라드'는 방송에 앞서 한 참가자가 '네버 엔딩 스토리(Never Ending Story)'를 열창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 클립을 선공개했는데, 유튜브 쇼츠와 SNS 릴스에서 도합 615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참가자들의 진심 어린 무대와 심사위원들의 반응이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중이다. 청춘의 감성을 공유하고 모든 세대 소통의 장으로 출발한 '우리들의 발라드'가 진정성을 가득 담고 새로운 슈퍼스타 탄생을 위해 첫 발을 내디뎠다. 이런 느낌이라면 2시간 40분 러닝타임도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