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연예기획사 RBW가 안팎으로 시끄럽다. 극심한 자금난과 그로 인해 파생되는 내부 잡음까지 갖은 내홍과 외홍으로 허덕이는 모양새다.
RBW는 사상 최악의 기근을 맞고 있다. 겉보기에도, 수치적으로도 대위기가 아닐 수 없다.
2010년 설립 후 마마무란 독보적인 IP를 낳으며 업계 입지를 굳힌 RBW는 오마이걸, B1A4 등이 소속된 WM엔터테인먼트(이하 WM)를 인수하며 2021년 상장에까지 성공했다. 여기에 RBW는 2022년 젝스키스, 핑클, 클릭비, 카라 등을 탄생시킨 굴지의 엔터사 DSP미디어(이하 DSP)까지 인수하며 공격적으로 몸집을 키웠다.
WM의 경우, 지분 80%를 70억 원에 인수했고, 30억 원 '언 아웃(Earn-out)'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WM이 2021~23년 누적 당기순이익 50억 원 이상을 달성하면 30억 원을 추가로 지급하고 30억 원 미만이면 지급하지 않기로 했으나 WM은 30억 원 이상의 수치를 달성하지 못했다.)
DSP의 경우, 2022년 약 90억 원에 지분 39%를 확보했고, 지난 6월, 최초 지분취득 계약시 포함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조항에 따라 76억 원에 지분을 추가 취득하면서 현재 81%의 지분을 갖게 됐다.
수백억 원의 투자가 있었지만 영광은 오래 가지 못했다. 2022년 마마무 휘인과 재계약에 실패하고 이듬해 화사까지 회사를 떠나면서 마마무 활동에 제동이 걸렸고, RBW의 매출을 견인하던 캐시카우의 부재로 회사도 휘청였다. 2022년까지 호실적을 기록하던 RBW는 2023년 22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2024년에는 무려 122억 원까지 적자가 큰 폭으로 확대됐다. 올해도 상반기까지 18억 원의 적자를 봤다.
자산, 부채 규모를 봐도 RBW의 심각한 재정난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자본 총계는 약 6540억 원인 데 반해 부채 총계는 9790억 원이다. 여기에 10월 만기 운영자금대출 85억 원, 2026년 3월 만기 대출 35억 원 등 총 233억 원의 차입금 상환이 도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RBW의 신용등급은 지난해까지 BBB 등급을 유지했으나 올해 투기등급인 BB+로 강등됐다. 자산 대비 차입 부담이 커지며 기업 존속 능력이 우려된다는 시각도 나온다.
자금 조달이 불가피해지면서 지난 8월, RBW는 약 7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9월에도 28억 원 규모의 교환 사채를 발행하며 현금 확보에 나섰다.
더 큰 문제는 위기를 헤쳐나갈 만한 타개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범 RBW의 아티스트들은 안타깝게도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RBW는 마마무 솔라 문별, 원어스, 원위, 퍼플키스를 보유하고 있으나,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퍼플키스는 데뷔 4년 만인 11월 해체한다고 발표한 상태다.
자회사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WM의 경우, 오마이걸 아린과 유아가 전속계약을 종료하면서 오마이걸의 유빈 승희 효정 미미 외 B1A4 산들 신우, 온앤오프, 유스피어를 보유 중이다. DSP는 카드, 손동표, 영파씨가 소속돼 있으나 수익성이 불투명하다.
RBW는 아티스트 제작 외 음원 IP 사업에도 집중하고 있으나 이 시장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RBW는 소속 아티스트들의 곡 외에 '서쪽하늘'(이승철), '사랑비'(김태우), '텐미닛'(이효리), '잊지 말아요'(백지영) 등 총 8300여 곡의 음원 IP를 보유하고 있다. RBW가 회계법인에 의뢰해 진행한 음원 IP 공정가치평가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곡들의 저작권 및 저작인접권 가치는 980여억 원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음원 IP 사업은 워낙 장기적으로 미래를 보고 조금씩 꾸준히 수익을 내는 구조라 당장의 수익 개선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더군다나 음원 IP 시장이 침체되면서 거래도 둔화되는 모양새다.
때문에 RBW는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말, 자회사 예능 콘텐츠 제작사 얼반웍스의 보유 지분 50% 중 25%를 매각하면서 연결 자회사에서 제외시켰고, 이에 따라 얼반웍스는 관계기업으로 전환됐다. 이 과정에서 처분 전 평가를 통해 약 62억 원의 종속기업 손상차손을, 관계기업 전환 후 기말 평가를 통해 약 5억 원의 관계기업투자 손상차손을 인식해 총 약 67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또한 자회사였던 콘텐츠 마케팅 기업 콘텐츠엑스는 음반 기획사 플럭서스에 흡수 합병시키며 사업 구조를 정리했다.
이 과정에서 자회사간 잡음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도 했다. RBW는 지난달 초, WM 설립자인 이원민 대표를 해임했다. 회사의 경영난과 수익성 악화 등이 주된 이유로 알려졌다. 이원민 대표의 후임으로 김진우 RBW 공동 대표가 부임했고, WM은 RBW 측의 의견이 반영된 경영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 WM의 주요 임직원들은 회사를 떠나게 됐다.
특히 RBW와 이원민 대표는 신인 그룹 론칭을 두고 대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이원민 대표가 WM을 떠나면서 WM 신인의 거취도 불안정해진 게 아니냐는 일각의 시선이 나온다.
내부적으로도 외부적으로도 도무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RBW다. 주가도 하락세를 거듭하며 주주들의 불만도 쇄도하는 모양새다. 위기에 빠진 RBW는 과연 다시 기사회생할 수 있을까.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