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정우영(우니온 베를린)이 오현규(헹크)의 분데스리가행 무산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우영은 17일 분데스리가가 국내 매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했다. 이날 정우영은 약 30분 동안 취재진과 만나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정우영은 올해로 분데스리가 8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2018-2019시즌부터 바이에른 뮌헨, 프라이부르크, 슈투트가르트에서 활약했고, 올 시즌을 앞두고 우니온 베를린으로 완전 이적했다.
지난해 8월 임대 이적으로 우니온 베를린에 합류한 정우영은 리그 23경기에 출전해 3골 2도움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3월 발목 부상을 당하면서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일각에서는 정우영이 원소속팀인 슈투트가르트로 복귀할 거란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우니온 베를린은 지난 5월 완전 이적 옵션을 발동하면서 그에 대한 신뢰를 보였다.
정우영은 먼저 "호펜하임전까지 이번 시즌 3경기를 치렀다. 부상에서 복귀하고 나서 경기를 뛰면서 몸 상태나 컨디션이 많이 올라왔다. 다음 경기인 프랑크푸르트전을 이기기 위해서 선수들이 오늘부터 대비하고 있고 내일도 운동을 많이 하려고 한다. 저 또한 지금 몸 상태가 아주 좋고 너무 잘 준비하고 있다"고 시즌을 출발한 소감을 밝혔다.
이날 질의 중 대표팀 후배 오현규의 이적과 관련한 얘기가 나왔다. 앞서 오현규의 활약에 독일 분데스리가 슈투트가르트가 관심을 보였다. 현지 매체의 보도를 종합하면 이적료는 2800만 유로(약 458억 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슈투트가르트는 닉 볼테마데의 뉴캐슬 이적으로 공격수 보강이 필요했고, 헹크에 거액의 이적료를 제안했다.
오현규 역시 제안을 수락하며 이적이 사실상 확정되는 듯했지만 협상 막판 예상치 못한 변수가 나왔다. 슈투트가르트는 과거 오현규의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문제 삼아 계약 조건을 변경하고자 했다. 그러나 헹크는 2800만 유로의 이적료를 고수했고, 결국 슈투트가르트는 오현규의 메디컬 테스트 탈락 소식을 전했다.
정우영 역시 오현규의 이적설에 대해 "저도 확정이 되기 전에 여기 있는 선수들과 얘기를 했다. 선수들이 오현규가 슈투트가르트에 가는 게 맞냐고 저한테 많이 물어봤다. 독일에서도 워낙 큰 금액의 이적료였고, 여기에서도 다 알고 있던 사실이었다"고 언급했다. 공교롭게도 슈투트가르트는 정우영의 친정팀이다.
이어 정우영은 "이적설을 듣고 현규한테 얘기를 했다. 저도 슈투트가르트에 있으면서 많은 걸 배웠고, 개인적으로 알던 감독님이었기 때문에 '가서 많은 걸 느끼고 분데스리가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보여주면 얼마나 재밌겠냐'고 선수로서 응원하는 말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아쉽게 이적은 좌절됐지만 오현규는 곧바로 홍명호에 소집돼 지난 10일 멕시코와의 9월 A매치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는 등 활약을 펼쳤다. 이날 오현규는 득점 후 무릎을 만진 뒤 카메라를 향해 양팔을 펼치면서 '어쩌라고'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우영은 "이적이 성사되지 않았을 땐 바로 연락하지 못했다. 선수로서 이적이 무산됐을 때 큰 실망감이 있었을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표팀 인터뷰를 보니까 현규가 다시 자기다운 모습을 보여주더라. 그래서 그때 다시 한 번 연락을 하면서 '보기 좋다. 더 좋은 기회가 다시 올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어느덧 8번째 분데스리가 시즌을 보내는 정우영은 유럽 무대 도전에 나선 후배 선수들에게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그는 "선수로서 경기장에서 증명하는 건 당연한 거고, 제가 독일에 있으면서 많이 느꼈던 부분은 이 선수들의 문화와 생활하는 것에 적응하는 부분과 선수, 감독님과 소통하는 부분이 정말 어려웠다는 거다. 그래서 독일어를 공부하는 데 많이 집중했다. 이런 생활적인 부분에서 선수들이 잘 적응하다 보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응원했다.
한편 이번 9월 A매치에서 대표팀에 합류한 독일 혼혈 선수 옌스 카스토르프(묀헨글라트바흐)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정우영은 "맞대결 경험은 아직 없는 것 같다"면서도 "카스트로프 선수가 대표팀에 발탁이 되고 난 뒤 묀헨글라트바흐 경기를 따로 찾아봤는데, 그때 카스트로프 선수가 뛰는 걸 봤다. 굉장히 저돌적인 선수고, 수비적인 부분이나 볼을 받고 싶어 하는 자세도 너무 좋은 선수였다. 저도 묀헨글라트바흐전이 기대가 되고 빨리 만나보고 싶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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