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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관객이라면 누구나 공감"…'어쩔수가없다', 박찬욱→이병헌의 오랜 기다림 [30th BIFF 종합]
작성 : 2025년 09월 17일(수) 15:59

어쩔수가없다 / 사진=권광일 기자

[부산(해운대구)=임시령 기자] 오래 기다렸기에 '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감독의 미장센, 디테일, 메시지가 영화인들의 마음까지 조준한다.

1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국제) 개막작 '어쩔수가없다'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자리에는 박찬욱 감독,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박가연 수석 프로그래머가 참석했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일찌감치 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으며,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국제 관객상을 받으며 호평받았다.


◆ 박찬욱 감독의 오랜 기다림

박찬욱 감독은 "오래동안 준비해 온 작품이다. 이 작품을 우리나라에서 처음 선보이게 돼 감개무량하다.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온 건 처음이라 설렌다. 또 30주년이라 더 의미가 크다. 관객분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떨리는 마음을 안고 개막식에 참석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작을 읽었을 때부터 영화로 만들고 싶었단 생각을 했다. 소설은 이미 있는 것과 아직은 없지만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이 떠올랐다. 코미디의 가능성, 가족들이 주인공이 하는 일을 눈치를 채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대담하게 나아갈 수 있는 레이어가 될 수 있지 않을까가 저를 사로잡았다"며 "개인의 이야기와 사회적인 이야기가 완전히 결합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거대한 역설이랄까. 순수한 동기에서 가족을 지키고 내가 사랑하는 직업에 종사하고 싶어해서 시작한 일이 도덕적으로 타락한 일로 이어진다면 깊게 파고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시작적, 미쟝센 요소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박 감독은 "만수의 집이 중요하다. 하나의 중요한 캐릭터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집을 찾아 헤매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물결처럼 보이는 콘크리트도 새로 만들어서 붙이고, 정원과 온실을 새로 꾸몄다. 시각적인 요소에선 이 점이 가장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 이병헌X손예진X박희순X이성민X염혜란이 공감한 '어쩔수가없다'

'어쩔수가없다'는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까지 믿고 보는 배우들이 총집합했다.

이병헌도 "영화 촬영을 마치고 이렇게까지 기대하면서 기다렸던 작품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너무 기다렸다. 개막작으로 제 작품이 상영됐나 싶어 찾아봤는데 없더라. 제 작품으로 찾게 돼 영광스럽다"고 밝혔다.

손예진도 "'부산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볼 수 있게 돼 영광스럽고 행복하다. 처음으로 관객분들과 보게 돼 설렌다. 오늘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벅참을 드러냈다.

박희순은 "아름다운 도시에, 아름다운 작품에 아름답지 못한 추한 모습을 보이게 돼 어쩔수가없다. 저를 선출 역으로 선출해 주셨기에 최선을 다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어쩔수가없다'는 종이 만드는 일에 인생을 내건 이들의 이야기이지만, 그 속엔 위기에 봉착한 영화 산업에 대한 공감이 녹아있다. 박찬욱 감독은 "관객들이 영화를 보면서 영화인들의 삶을 떠올릴까 싶다. 각자 자기의 삶, 직업을 떠올릴 것 같다. 다만 저 역시 원작 소설을 읽으면서 쉽게 감정 이입을 했던 것이 있다. 종이 만드는 일을 보통 대단한 일로 생각하지 않는데, 주인공들은 인생 자체라고 말하지 않냐"며 "영화라는 것도 어찌보면 삶에 큰 도움을 주는 현실적인 일도 아니고, 2시간짜리 오락거리일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저로서는 그런 일에 인생을 통째로 걸고 일을 하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쉽게 동화된 것 같다. 제지 업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도 알 것 같은 느낌이다. 지금 영화 업계가 어렵고, 팬데믹 상황에서 한국 영화가 더딘 상황이지만, 이런 상태로 머물진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늪에서 빠져나오는데 조금이나마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이병헌은 "제지업이지만 영화 업계에서도 (비슷한) 위기감을 느끼지 않냐는 질문을 받았다. 사라져 가는 종이의 쓰임으로 인한 제지업의 어려움처럼, 극장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사랑받을 수 있을까는 모든 영화인들의 고민이다. AI에 대한 문제도 영화 후반부에 문제 제기를 한다. 그런 지점에서 많은 공통점을 느꼈던 것 같다"고 솔직히 말했다.

손예진도 "이번 영화가 7년 만이다. 앞으로 얼마나 자주 오래 영화 작업으로 배우로서 찍을 수 있을까란 불안함이 있다. 7년 만에 한 것도 의미가 있었고,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박찬욱 감독님 같은 감독님이 작품을 많이 만들어주셔야 한다는 마음이 간절해졌다.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희순도 공감하며 "영화인들이 조금 더 힘을 내서 좋은 영화를 만들어주시면 영화 산업이 좋아지지 않을까란 기대가 있다"고 덧붙였다. 염혜란은 "영화의 참된 맛을 느꼈다. 그만큼 정성과 공을 들이면 알아봐 주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 박찬욱의 디테일

박찬욱 감독과 첫 작업인 염혜란은 감독의 미장센, 디테일에 감탄했다. 그는 "고추 잠자리 신같은 경우엔 현장에선 많은 아이디어로 만들어낸 장면이다. 쉬는 시간마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 현장에서 아이디어가 많아져 신이 풍부해졌다. 힘들지만 재밌게 찍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성민도 "저의 섣부른 생각과 다르게 배우들의 생각을 존중해 주셨다. 현장에서도 배우의 대본에 표현되어 있는 것과 다르게 여지를 열어주셨다. 처음 생각했던 이미지와 다른 점을 현장에서 많이 느꼈다"고 밝혔다.

박희순 역시 박 감독에 대해 "모니터에 앉아서 빠져 있을 줄 알았는데, 너무나 여유롭게 할 것 다하시더라. 아름다운 사진을 찍고 우시질 않나, 인터뷰 답안지를 쓰지를 않나, 놀라웠다. 하지만 막상 촬영이 시작되면 하나하나 섬세하게 쌓아올리는 연기를 하게 됐다. 감독님과 작품을 많이 한 배우들이 연기를 잘 하는 이유를 알겠더라. 이 과정이 정말 소중했다"고 진심을 드러냈다.

손예진도 "정말 매의 눈으로 모니터 안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동선, 카메라 워킹, 소품 하나하나 잘 잡아내더라. 눈이 두 개인데 가능할까 싶을정도였다"며 "디테일 속에서 배우들의 연기톤, 표정 등 많은 것들을 주셔서 여러가지 시도할 수 있던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미 작품 경험이 있는 이병헌도 디테일함을 공감했다. 이병헌은 "처음 면접을 보는 장면이 있는데, 대사가 정말 길었다. 대사를 하면서 앞에 빌딩에서 반사되는 햇“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