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아이콘 매치 결승골을 넣은 뒤 일부 팬들의 악플 세례를 받은 박주호가 결국 입장문을 발표했다.
실드 유나이티드는 지난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아이콘매치: 창의 귀환, 반격의 시작' 본 경기에서 FC 스피어를 2-1로 꺾었다.
아이콘 매치는 전설적인 축구 선수들이 공격수 팀(FC 스피어)과 수비수 팀(실드 유나이티드)으로 나뉘어 이색적인 경기를 펼치는 초대형 축구 행사다.
전날(1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이벤트 매치에 이어 이날은 창과 방패, 두 팀의 11:11 메인 매치가 진행됐다.
이번 아이콘 매치에는 스티븐 제라드, 박지성, 디디에 드로그바, 티에리 앙리, 호나우지뉴 등 시대를 대표했던 레전드 스타들이 합류했다.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는 만큼 이번 경기는 시작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특히 14일 메인 매치 티켓은 선예매는 10분, 일반예매는 오픈 이후 20분만에 전석 매진되며 화제성을 입증했다.
이날 레전드들의 맞대결을 응원하기 위해 6만 4855명의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경기 전부터 축제 분위기가 형성됐다. 경기에 앞서 선수단이 몸을 풀기 위해 그라운드에 등장했을 때부터 관중석에선 함성이 쏟아졌다.
0-0의 팽팽한 흐름이 이어지던 가운데 스피어가 균형을 깼다. 후반 26분 웨인 루니가 흘러나온 볼을 놓치지 않고 중거리 골을 뽑아냈다.
실드도 맞불을 놨다. 후반 37분 우측에서 올라온 이영표의 크로스를 마이콘이 받아 곧바로 헤더로 연결하며 동점골을 터뜨렸다.
마지막에 웃은 팀은 실드였다. 후반 42분 교체로 투입된 박주호가 욘 아르네 리세와 연계 플레이를 펼친 뒤 스피어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고, 경기는 실드의 2-1 승리로 종료됐다.
그런데 경기 후 역전 결승골의 주인공 박주호가 일부 팬들의 비난을 받는 뜻밖의 상황이 나왔다. 이들은 박주호의 골로 인해 승부차기를 보지 못했다며 그의 SNS에 악플을 퍼부었다.
논란이 계속되자 박주호는 15일 자신의 SNS를 통해 사과가 담긴 장문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먼저 "아이콘 매치 무대에 다시 설 수 있었던 것만으로 큰 영광이었고, 저에게는 감사한 시간이었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한 그라운드에서 함께 뛸 수 있었던 것도, 팬분들의 열정적인 응원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었던 것도 제게는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며 "무엇보다도 이 특별한 자리에 저를 초대해주시고 많은 준비를 해주신 넥슨과 슛포러브 관계자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운을 뗐다.
박주호는 "경기가 끝난 뒤 많은 분들이 아쉬움을 표현해주셨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세계적인 레전드 골키퍼들의 승부차기를 기대하셨을 팬분들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한다. 저 역시 현장에서 그 대결이 성사된다면 얼마나 특별할지 잘 알기에, 여러분의 아쉬움에 깊이 공감한다. 저에게도 잊지 못할 추억이었지만, 팬분들의 기대가 컸던 만큼 다양한 반응이 있다는 것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 제가 가장 마음에 걸렸던 부분은, 현재 많은 댓글이 달리고 있는 제 최근 게시물이 얼마전에 참여했던 '시각장애인과 함께하는 어울림 마라톤 대회'현장 사진이었다는 부분이다. 좋은 취지로 마련된 뜻깊은 행사였고, 저 또한 큰 배움을 얻었던 자리여서 그런지 그 게시물에 아이콘매치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쏟아지면서 행사 본래의 의미가 가려진 것 같아 송구한 마음이 크다. 행사 관계자분들, 그리고 함께 뛰었던 분들께도 정중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 박주호는 "SNS를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축구인으로서도, 한 사람으로서도 값진 경험이라 생각한다. 따뜻한 격려든, 따끔한 조언이든, 모두 아이콘매치를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 여기며 감사히 듣겠다"며 "앞으로도 겸손한 자세로, 축구가 줄 수 있는 기쁨과 의미를 나누고 싶다"고 적었다.
이어 "아이콘매치는 단순히 한 경기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다양한 국적, 세대, 배경의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축구라는 공통된 언어로 소통하는 순간들을 직접 경험하며, 다시 한 번 '축구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며 "저 역시 선수 시절부터 늘 믿어왔던 말, '축구를 해서 행복했고, 축구 덕분에 지금도 행복하다'는 마음을 이번에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박주호는 "이번 대회에서 따뜻하게 대해주신 실드팀 형님들과 베니테스 감독님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저 같은 후배를 존중해주시고 함께 어울려 주신 덕분에 그라운드 안에서 더욱 값진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며 "다시 한 번 아이콘매치를 함께 만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보내주신 다양한 의견도 소중히 새기겠다. 앞으로도 축구가 줄 수 있는 즐거움과 따뜻함을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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