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실드 유나이티드를 2연승으로 이끈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이 재치있는 입담을 자랑했다.
실드 유나이티드는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아이콘매치: 창의 귀환, 반격의 시작' 본 경기에서 FC 스피어를 2-1로 꺾었다.
아이콘 매치는 전설적인 축구 선수들이 공격수 팀(FC 스피어)과 수비수 팀(실드 유나이티드)으로 나뉘어 이색적인 경기를 펼치는 초대형 축구 행사다.
전날(1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이벤트 매치에 이어 이날은 창과 방패, 두 팀의 11:11 메인 매치가 진행됐다.
지난해 아이콘 매치에서 4-1 완승을 거뒀던 실드 유나이티드는 이날 승리로 2년 연속 승리를 따냈다. 이날 실드 유나이티드는 전반 26분 웨인 루니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후반 37분 마이콘, 후반 43분 박주호의 연속 골로 역전승에 성공했다.
2025 아이콘매치에는 '아스널의 아버지' 아르센 벵거와 '이스탄불의 기적'을 이끈 베니테스가 각각 FC 스피어, 실드 유나이티드의 감독을 맡았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베니테스 감독은 "수비수와 공격수의 맞대결이라는 콘셉트 자체가 흥미로웠다. 클라렌스 세이도르프가 (실드 유나이티드에서 FC 스피어로) 팀을 옮긴 것도 흥미 요소를 더한 것 같다. 경기를 뛴 모든 선수가 월드 클래스였기 때문에 굉장히 재밌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실제 축구 경기에서 공격수 또는 수비수로만 선수를 구성할 수 있다면 어떻게 하겠냐고 묻자 그는 "축구에서 항상 강조하는 건 밸런스다. 공격수 또는 수비수로만 구성되면 밸런스가 좋지 않다. 좋은 공격수와 좋은 수비수가 있겠지만 이기고 승리하기 위해서는 팀으로서의 조직력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오늘 경기는 우리 팀이 팀으로서 조직력을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기사 제목에 '이기고 싶으면 밸런스가 중요하다. 우리가 밸런스를 갖췄기에 이겼다'고 써주길 바란다"며 웃었다.
이날 경기에서 현역과 가장 가까웠던 선수를 뽑아달라는 질문에는 "모든 선수가 번뜩이고 퀄리티 있는 장면을 보여줬다. 경기 후 제라드와 대화를 나눴는데, 예전같이 않다고 했다. 카시야스도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이영표와 박주호가 좋은 기량을 보여준 것 같다. 특히 박주호는 벤치에서 시작했는데 골까지 넣었다. 현역 시절과 가장 유사한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서 말한 기사 제목이 마음에 안 든다면 '이영표와 박주호가 경기의 차이를 만들었다'고 바꾸면 될 것 같다"고 웃었다.
끝으로 베니테스 감독은 후반전 역전 비결에 대해 "난 항상 노트에 메모를 하는 편이다. 하프타임에 2-3가지를 지시했다. 상대가 좋은 팀이었기에 밸런스를 갖추고자 했다. 전반전은 우리가 경기를 지배했지만 결정력이 부족했다. 마르키시오가 활동량이 좋기 때문에 위치 변화 등 몇 가지 공격적인 전술 변화를 줬다"고 "경기 중간 김영광 본인이 '럭키 가이'가 될 수 있다고 어필했다. 실제로 경기에 투입되고 이긴 걸 보니 이영표, 박주호에 이어 김영광이 경기의 차이를 만들어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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