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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70', 누구나 행복을 좇을 권리가 있기에 [무비뷰]
작성 : 2025년 09월 14일(일) 08:01

3670 포스터 / 사진=(주)엣나인필름

[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소수자 중에서도 소수자의 이야기다. 그럼에도 '3670'은 꾸며낸 느낌 없이 어딘가 있을 법한 이야기로 관객에게 다가간다.

지난 3일 개봉한 영화 '3670'(감독 박준호·제작 오롯필름)은 자유를 찾아 북에서 온 철준(조유현)이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가진 채 혼자만의 외로움을 견디다, 동갑내기 친구 영준(김현목)의 도움으로 이제껏 알지 못했던 세계를 마주하는 퀴어물이다.

'3670'은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배급지원상, CGV상, 왓챠상, 한국경쟁 배우상 등 4관왕을 차지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아울러 개봉 9일 만에 누적 관객수 1만 명을 돌파, 독립영화 팬들의 큰 지지를 얻고 있다.

탈북자 신분으로 교회의 도움을 받으며 생계를 꾸려가던 철준은 자신과 같은 성적 지향을 가진 이들을 찾아 나선다. 하지만 만남은 번번이 일회성에 그치고, 기댈 곳 없는 그의 외로움은 깊어져만 간다.

철준은 우연한 기회로 게이 커뮤니티에 발을 들였으나, 처음으로 참석한 술번개 모임은 그에게 낯설 뿐이다. 이후 철준은 편의점 아르바이트 중 '나도 술번개 자리에 있었다'며 반가움을 표하는 동네 주민 영준과 만난다. 두 사람은 영준의 적극적인 태도와 붙임성으로 빠르게 가까워진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지며 두 사람의 관계에도 조금씩 변화가 일어난다.

3670 스틸 / 사진=(주)엣나인필름


동성애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내용이지만 이성애를 다룬 작품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성별만 다를 뿐 호기심, 호감, 질투, 분노, 후회 등 사람 간의 감정을 그려낸 건 마찬가지다.

성애를 떠나 인물들 개인의 서사도 느낄 수 있다. 철준과 영준은 20대 청년들이 흔히 겪는 고민 속에서 각자의 모습으로 성장통을 겪는다.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다. 조유현과 김현목은 특유의 에너지와 능숙한 완급조절로 극의 중심을 이끌어간다. 두 사람은 그간 쌓아온 내공을 증명하듯 철준과 영준에 자연스레 녹아든다. 역할에 부합하는 이들의 이미지와 흠잡을 곳 없는 실력이 영화의 8할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종로3가 6번 출구 7시. 영화를 보고 나면 제목 '3670'의 의미가 안타까우면서도 씁쓸하게 다가온다. 이 작품이 단순 퀴어물이 아닌, 행복해지고 싶은 아주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로 받아들여지길 바란다.

[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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