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대중들에게 호언장담하고 약속을 하지 않았나. 못 지켰으면 진정한 사과를 해야 했다. 사과는 받아들이는 사람이 인정할 때까지 해야 한다. 진솔하게 사과하고, 어떻게 보면 국가에 대한 배신 느낌이 강했다. 가끔 연락을 하긴 하는데 이 영상 때문에 유승준이 나를 안 본다면 어쩔 수 없다. 개인적으로 승준이를 미워하진 않는데 연예인 유승준으로서는 분명히 잘못했다."
작곡가 윤일상은 병역 기피 의혹으로 한국 입국이 제한된 가수 유승준(스티브 유)을 향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과거 유승준의 대표곡 '사랑해 누나', '내가 기다린 사랑' 등을 작곡한 인연이 있고 현재도 가끔 연락을 한다지만, 유승준의 이야기가 나오자 '미움받을 용기'를 내어 소신발언을 했다.
10일 유튜브 채널 '프로듀썰 윤일상'에는 '유승준 데뷔시절+故서지원+야구 응원가, 니네가 좋아하는 뒷이야기'라는 영상이 게재됐다.
이 영상에서 윤일상은 제작진의 유승준 관련 질문에 난처해하면서도, 그의 첫인상과 당시 인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1997년 유승준의 1집 앨범 '웨스트 사이드(West Side)' 수록곡 '사랑해 누나' 작곡에 참여했다. 원래 타이틀 곡은 '사랑해 누나'였으나, 당시 '윤일상 쿼터제'(윤일상 곡이 너무 많이 나온다는 이유로 방송 출연, 송출을 제한한 것)로 인해 '가위'로 바뀌었다는 비하인드를 전했다.
유승준의 눈빛, 액션, 춤에 반해 자신이 꼭 프로듀싱을 하겠다고 한 결과, 2집 앨범의 '내가 기다린 사랑'을 비롯해 '용서', '오락가락', 'Oh! Happy Day' 등을 작곡했다. 윤일상은 "내가 스스로 프로듀싱을 하고 싶다고 처음 말한 아티스트가 유승준"이라며 "'나나나'가 타이틀 곡이긴 했는데 곡과 콘셉트를 다 만들어주면서 계속 붙어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유승준의 인기는 지금 지드래곤과는 비교가 안 됐다며 "아마 지금이었으면 전 세계가 난리 났을 거다. 당시에 마이클 잭슨처럼 키우려고 제작사가 진짜로 마이클 잭슨을 만나러 갔다. 네버랜드에서 같이 시간도 보내고, 마이클 잭슨도 춤 잘 춘다고 칭찬을 해줬었다"는 비하인드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유승준은 열심히 하고 잘했다. 승준이가 지향하는 바는 웨스트 코스트의 거친 랩 스타일이었는데 당시 한국 랩은 이스트 코스트에 근접한 랩이 많았다. 그런 쪽에 불만이 있음에도 다 따라왔다. 가창력이 뛰어난 가수는 아니었지만 적당한 정도의 노래와, 랩을 아주 잘했고, 퍼포먼스가 대단했다"고 떠올렸다.
유승준의 실제 성격은 싹싹하지만, 어려운 상대라 그런지 자신에게는 곁을 주지 않았다며 "일적으로만 주로 봤었고, 음악 이야기 위주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윤일상은 "승준이가 마음은 미국에 있었던 것 같다. 미국인인데 한국인이기도 한, 그런데 한국은 비즈니스가 강한 곳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내 추측이긴 한데 자기가 돌아갈 곳은 미국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유승준은 지난 2002년 입대를 앞두고 해외 공연을 이유로 출국한 뒤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 면제를 받았다. 이에 대해 윤일상은 "안타까운, 말이 안 되는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유승준은 정부가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입국 금지를 결정하면서 한국에 오지 못하게 됐다.
이후 유승준은 꾸준히 한국 입국을 원한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그는 지난달 28일 로스앤젤레스 총영사를 상대로 낸 비자 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했다. 다만 재판부는 "원고를 입국금지해야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공익과 사익 간 비교형량을 해볼 때 피해 정도가 더 커서 비례원칙에 위반된다"면서도 "원고의 과거 행위가 적절했다고 판단한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유승준의 병역 기피 행위를 지적했다.
윤일상은 자신이 올린 영상 때문에 유승준이 자신을 안 보게 된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진정한 사과를 해야 된다는 게 베이스로 깔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잘못은 누구나 할 수 있는데 그 이후에 처우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 사과의 부분이 시작도 안 된 것 같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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