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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되는 '얼굴', 그 잔인한 민낯 [무비뷰]
작성 : 2025년 09월 12일(금) 10:00

얼굴 /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인간의 본성, 민낯을 드러낸다. 혐오와 평가가 얼마나 잔인한 것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얼굴'이다.

11일 개봉된 영화 '얼굴'(감독 연상호·제작 와우포인트)은 살아있는 기적이라 불리는 시각장애인 전각 장인 임영규(권해효)의 아들 임동환(박정민)이, 40년 전 실종된 줄 알았던 어머니 정영희(신현빈)의 백골 시신 발견 후, 그 죽음 뒤의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시각장애인이지만 전각 장인 임영규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김수진(한지현) PD는 임영규의 기적같은 삶을 다큐멘터리로 담아내고자 여러 이야기를 묻는다. 임영규는 그런 PD가 불편하지만, 아들을 위해 인터뷰에 응한다.

그러던 중 임영규의 가게 근처에서 40년 된 백골 시신이 발견된다. 임동환은 시신이 자신의 어머니 정영희라는 것을 알고 충격에 빠진다.

태어나자마자 버림받은 것으로 알고 있던 임영규는 어머니의 얼굴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사진 한 장도 없이 장례를 치르던 중 이모들이 찾아온다. 이모들 역시 마찬가지. 이들은 입을 모아 "정영희는 얼굴이 괴물같이 못생겼다"며 악평가를 서슴지 않는다.

김수진 PD는 자극적인 소스를 짐각하고 집요하게 임영규, 정영희의 과거를 취재하기 시작한다. 임동환은 그런 김 PD를 경멸하지만, 어머니의 얼굴을 찾기 위해 취재를 함께한다.

어머니의 과거를 뒤쫓을수록 임동환의 슬픔, 분노, 충격은 거세진다. 결국 믿고 싶지 않은 마지막 사실과 함께, 어머니의 얼굴을 마주한다.


'얼굴'은 40년 동안 잃어버렸던 '정영희의 얼굴'을 찾는 과정을 그린다. 그 속에 인간의 본성과 민낯, 불편한 진실들은 관객들로 하여금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시대, 세대가 갖고 있는 혐오와 이에 맞서는 본성이 충돌할 때 우리가 현실에서 무엇을 잃었는가를 떠올리게 한다.

'못생겼다' '괴물 같다' '추하다' '아름답지 못하다'. 영화에선 얼굴을 평가하고 속단하고, 멸시하는 표현이 등장한다. 시작장애인으로 태어났지만 도장을 아름답게 디자인할 수 있단 것에 자부심이 있는 임영규, 얼굴이 못생겼단 이유로 괄시받는 정영희 이 두 캐릭터는 그들이 처한 현실이 얼마나 잔인한지 오롯이 보여준다. 불편하지만 동시에 안타깝다.

꾸밈없이 캐릭터 그 자체에만 몰두한 배우들의 열연은 스크린을 압도한다. 1인 2역을 연기한 박정민은 시각장애인 아버지의 젊은 시절, 그의 아들을 적절히 오갔다. 어머니의 얼굴을 찾으러 여러 인물들을 만나면서 느끼는 분노, 좌절, 충격을 이질감 없 녹여낸다. 아버지 역의 권해효와 호흡은 눈 뗄 수 없다. 마지막 대면 장면에선 극도의 긴장감이 몰려온다.


입술, 손, 목소리 출연으로만 정영희를 소화한 배우 신현빈의 노력도 대단하다. 얼굴 한 번 등장하지 않지만 관객을 궁금하게 만드는 흡입력으로 극을 이끈다. 빌런 임성재와 PD 역할의 한지현도 몰입력을 더한다.

연상호 감독은 2억 원의 소규모 예산만으로 '얼굴'의 강점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5개의 인터뷰로 진행되다 마지막 클로징멘트로 마무리되는 연출 방식도 실험적이다. 화려함을 덜었더니 제대로 '얼굴'의 민낯이 보인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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